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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 걸기와 치고 막기-⑴
이 강 룡
2004년 09월 06일(월) 04:12 [경북중부신문]
 

ⓒ 중부신문

논 설 위 원(시인)
구미여자고등학교장

 요즈음 중국이 ‘동북공정’이란 프로젝트를 가지고 우리에게 싸움을 걸어왔다. 이 얼토당토않은 고구려 역사 왜곡에 대하여 뜻 있는 국민들은 몹시 분개하고 있다. 어떤 사회 단체에서는 역사를 잘못 가르친 데 대한 사죄로 삼보일배를 하기도 하고 중국 교과서 화형식을 갖기까지 하면서 분노를 삭이지 못하고 있다.
 이 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같은 감정일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우리의 공분(公憤)이 얼마나 갈지, 상대국이 어떻게 볼 지에 대하여 필자는 벌써부터 겁이 난다. 지금까지 우리의 ‘치고 막기에 대한 전략은’ 알만한 외국은 이미 간파해 버린 것 같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외국으로부터 억울한 일을 당해도 그때만 바르륵하다가는 곧장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편안하게 살아온 전력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매스컴을 통하여 누누이 보도되어 왔기에 대다수가 알고 있으리라 믿지만, 중국의 ‘동북공정’은 철저한 계산에 의해서 3조원이란 막대한 예산을 투여하여 계획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 우리는 중국의 ‘동북공정’에 얼마나 대비가 되어 있는가? 항상 그랬듯이 가만히 앉아 있다가 중국이 저렇게 고구려 역사를 왜곡하고 나오자 그냥 감정적으로 발끈하고 있다. 우리 한 번 냉정하게 되돌아보자. 지금까지 우리는 국사라는 과목을 어떻게 취급해 왔던가? 대학 입시에서는 선택과목으로 밀려서 학생들은 외울 것 많은 국사를 공부하지 않아도 대학가는 데 지장이 없고, 공무원 시험에서는 국사를 공부하지 않아도 무난히 합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짜여져 있다.
 요즈음처럼 바쁜 세상에 공부하지 않아도 되는 국사 과목을, 그들이 무슨 애국자라고 없는 돈 모자라는 시간 투자해 가면서 애써 공부하려 하겠는가? 얼마 전 국사를 어떻게 가르쳐야 할 것인지에 대하여 대책 회의를 소집한 적이 있다. 심장의 피가 신선하면 실핏줄의 피는 저절로 맑아질 일이 아니던가? 시스템이 국사를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만들어 놓으면 일부러 시키지 않아도 학생들이나 수험생들은 눈에 불을 켜고 공부하려 할 것인데 정작 고쳐야 할 큰 틀은 그냥 두고 어떻게 가르쳐야 할 것인지에 대한 회의만 하면 그것이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 것인가? 古來로 우리 선배들이 나라國字를 넣어서 국어, 국사, 국민윤리라고 이름지은 것이 그냥 심심해서 그렇게 지은 것이 결코 아니다. 국민다운 국민을 기르는 데 그만큼 중요한 몫이 있는 과목이란 뜻이 담겨 있다. 우리는 지금 선배가 해 놓은 일은 무조건 잘못했다고 부정해 놓고 시작하는 못된 중병에 걸려 있다. 온고이지신하고 취사선택하는 아량이 보이지 않는 쓸쓸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현재 우리의 대학 입시를 한 번 들여다보자. 이공계를 전공할 학생은 국어를 안 해도 대학가는 데 지장이 없고, 인문사회 계열에 진학할 학생은 수학을 공부하지 않아도 되도록 시스템이 돌아가고 있다. 이렇게 학생들을 길러서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이렇게 편협한 인간을 길러도 과연 이 나라 중견 교양인이 되기에 손색이 없겠는가? 3층집을 지으려면 3층집에 알맞게, 고층 빌딩을 세우려면 거기에 알맞게 튼튼한 기초 공사가 이루어져야 비로소 그 건물은 제 구실을 할 수가 있다. 겉멋만 번지르하고 기초는 하지 않은 부실 건물은 비가 오고 바람이 불면 쓰러져 버린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가 첨단 지성의 광장으로 들어가는 대학 입시에서조차 무시되고 있으니 다시 더 무얼 말할 것인가? 대학입시야 어떻든 고등학교에서는 전 과목을 알뜰히 가르치면 될 것이 아닌가? 라고 반문할지 모르겠지만 상식적으로 한 번 생각해 보자. 대학 입시에 상관없는 과목을 영리한 학생들이 그렇게 쉽게 선택해 줄 것 같은가.
      〈다음호에 계속〉
관리자 기자  seok@ikw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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