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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건강한 사회
2015년 06월 10일(수) 14:39 [경북중부신문]
 

↑↑ 이강룡
시인
본지 논설위원
ⓒ 중부신문
 지금 대한민국은 메르스 공포에 휩싸여 있다. 약국마다 마스크를 비롯한 위생 용품이 동나고 적지 않은 학교가 휴교에 들어갈 정도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대 재생산 되어 가고 있다.
 보도를 보면 5일 아침 현재 메르스로 인한 피해 상황은 사망 4명, 확진 환자 41명, 이 중에 3차 감염자 10명, 그 밖에 격리 수용 명령자가 1667이다. 이 중 특히 우려할 일은 3차 감염자의 숫자이다. 이 숫자는 앞으로 대규모 확산의 여지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항상 급한 상황에 임하게 된 연후에야 느끼는 일이지만, 우리가 평상시에 생각 없이 누리고 있었던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실감하게 되는 시점이다. 아울러 우리가 이 사태를 통하여 교훈을 얻을 일은 우리 사회의 건강 척도를 가늠해 보는 계기가 되게 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드러난 몇 가지 사례를 보기로 하자.
 첫째 사례는 격리 명령을 받은 서울 거주 모 여성의 경우이다. 이 여성은 당국으로부터 격리 명령을 받고도 지인들과 함께 전북 고창의 골프장으로 가서 골프를 즐겼다. 그러고도 “나는 아무 이상이 없는데 왜 남의 사생활을 간섭하고 인권을 무시하느냐”고 항변했다.
 둘째는 누구보다도 모범을 보여야 할 의사의 경우이다. 아직 사실 여부에 대한 설왕설래가 있기는 하나 이 의사는 메르스 확정 판정을 받은 후에도 서울 시내를 이동해 다녔다. 그뿐 아니라 1500여 명이 모이는 집회에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셋째는 생각 없는 네티즌들의 모습이다. 사회의 이슈가 되는 사안들이 뜰 때마다 네티즌들이 관심을 보이는 일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만큼 그 사회는 역동적이고 활기찬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내용이 옳지 못한 사고의 사람들에 의하여 지배당하게 되어 그로 인하여 삐뚤어진 여론이 형성될 때 그것은 사회악으로 발전하게 되고 마침내 그 사회를 병든 사회로 만드는 데 일조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이미 광우병 사태나, 미순이 사건 등의 체험을 통하여 국가적으로 뼈저린 교훈을 쌓은 바 있다.
 이번 메르스 경우만 해도 예외가 아니다. 미확인된 괴담 수준의 내용들을 무차별로 퍼 나른 네티즌들에 의하여 우리 사회는 환란을 가중하게 된 면이 없지 않다. 끝으로 메르스에 대한 초동 대처에 실패하여 사태를 이처럼 확대 시킨 정부 당국자의 현명하지 못한 대처에 국민들은 실망하고 있다.
 메르스 사태로 인한 피해는 계산할 수 없을 정도로 막심하다. 생산을 담당한 기업들과 소비의 광장인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밀물처럼 들어오던 해외 관광객, 특히 중국인들의 발길도 썰물이 빠지듯이 줄어들고 있으며, 식당도 각종 모임이나 여행도 심지어 몸이 아파도 정부의 정보 공개가 없는 상황에서는 병원 가기가 겁이 나 집에서 참고 있어야 할 판이다.
 우리는 오늘의 상황을 바라보면서 저마다의 권리와 의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골프 치러 간 여성의 항변처럼 자신이 해야 할 일은 생각지도 않고, 감염 후 2주일이 지나야 증세가 나타난다는 사실은 알지도 못하고, 사생활의 불편만 생각하여 인권 운운하면서 권리 주장에만 열심인 모습이 어디 그 여성 한 사람만이겠는가? 괴담을 퍼 나르는 네티즌처럼 사회의 불안을 의도적으로 조장하고 있는 사람이 어디 그 사람들뿐이겠는가? 아직 사실 여부에 대한 판단에 입장 차이가 있는 것 같지만 여하튼 확진 판정을 받고도 거리를 돌아다니고 공적 회의에 참석한 의사와 같은 사람이 어디 그 한 사람뿐이겠는가?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일은 그 사회의 구성원 개개인이 권리를 주장하기 전에 의무를 앞세워 실천할 때 비로소 가능한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의 메르스 사태를 책임지는 ‘서울시 메르스 방역본부장’의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모습에 대하여는 시각에 따라서 지극히 잘못된 행동으로 판단하기도 하나 지자체장이 자기의 책무를 무겁게 느끼고 이를 행동화 하겠다고 선언한 면에서는 신선한 충격이기도 하다.
 개인적 소견이지만 박원순 선언을 계기로 전국의 지자체 장들이 모두 일어서서 ‘내 지자체의 메르스 총책은 나다.’라고 선언하며 발 벗고 나서 준다면 콘트롤타워 능력의 부족으로 인한 정부 당국에 대한 불신으로 허망해진 국민들의 마음을 다소라도 안심 시켜 주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것이다. 그 결과야 차치하고라도 지방 관서장으로서 스스로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자 하는 모습의 일단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면에 대하여는 긍정적 시선을 주고 싶은 것이다. 그것이 정치적 일시적 쇼에 불과한 행위냐 아니냐는 시간이 지나고 보면 자연적으로 판가름이 나게 되어 있는 것이다.
중부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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