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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아버지, 무정한 아버지
 최근 어떤 아버지는 은행빚 3천5백여 만원을 갚기 위해 아내와 두 자식을 살해했다. 수억원대의 보험금을 노린 살인극이었다. 독극약을 먹이고, 불을 질러 살해 증거를 없애기 위한 치밀한 계획, 동물보다도 못한
2005년 09월 06일(화) 03:43 [경북중부신문]
 
 얼마전에는 채무에 못이긴 아버지가 자식과 아내를 세상에 남겨두고 강가에 뛰어들어 생을 마감했다. “ 미안해, 사랑해”로 끝맺은 유서를 읽어내리다보면 측은한 감정이 옷깃을 적신다.
 불쌍한 아버지가 아닐 수 없다.
 이 세상에 아버지들 만큼 외로운 존재도 없다. 일에 시달리다 40을 넘겨 50십줄에 들어서면 자식들은 제 갈길 가기에 바쁘고, 직장은 자리에서 내려 앉으라고 독촉을 해댄다. 돈벌어오지 못하는 아버지를 업신여기기까지 하는 아내들을 둔 아버지는 폐인에 다름아니다. 불빛을 밝히는 기능을 가졌을 때는 형광등은 소중한 존재다. 그러나 불을 밝힐수 없게 되었을 때 형광등은 귀챦은 폐품이다.  미국이 만들어 놓은 이 실용주의가 우리 아버지들을 더욱 외롭게 한다고 말한다면, 이 또한 반미사상일까.
 그러나 그 아버지라는 존재가 누리기 보다 헌신한다는 식으로 가치관을 바꾸면 상황은 달라진다. 아버지의 희생으로 자식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마주앉은 아내의 이맛살에 웃음기가 살랑대면 이는 아버지로서만이 소유하는 진정한 행복이 된다.
 이쯤이면 보험금으로 빚을 갚기 위해 가족을 살해한 아버지의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 강가로 투신하는 아버지를 둔 오늘의 우리들은 과연 어떠한 길을 가고 있는가.
 버림으로서 그동안 얻지 못한 것을 얻기 위해 탁발순례에 나섰다는 도법스님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가끔은 ‘천천히의 철학’에 젖어보기로 하자. 마음이 여유로와야 사랑이 있는 것이고, 사랑이 있어야만 너무나 인간적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인면수심의 아버지와 불쌍한 아버지를 바라보면서 우리 모두는 마음 어느 한구석엔가 도사리고 있을 모방의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 지금 우리는 너무나 앞으로만 속력을 내면서 내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관리자 기자  seok@ikw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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