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인 복지회관은 말그대로 장애인이 주인이 되어야 하고, 모든 업무나 시설, 업무가 장애인 복지로 귀결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장애인 복지회관의 설립취지이면서 복지회관이 가야할 길인 것입니다.” 지난 17일 구미장애인 종합복지관 관장에 취임한 김락환 경북교통장애인협회장(본지 회장)의 취임 화두다. 구미장애인 종합복지관 설립과 운영에 대한 김 관장의 추억은 남다르다. 복지관 관련예산 확보 당시부터 김 관장의 손때가 곳곳에 짙게 묻어있기 때문이다.
△ 설립당시부터 잔뼈가 묻어있는 곳이 바로 복지관이 아닌가 싶습니다. 감회가 남다르시겠습니다.
▲ 3월7일 구미시로부터 복지관을 위탁받고 한달 남짓 이곳 저곳을 돌아보면서 ‘ 그동안 내가 참 건방졌었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 내가 왜 초심이라는 말을 잊고 살아 왔었는가’하면서 후회를 했습니다. 예산확보를 위해 많은 곳을 쫓아다니던 시절은 참 힘들고 어려웠습니다. 그 형설지공의 노력 끝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 바로 이 복지관이었습니다. 복지관이 설립되고 처음 1년 동안은 관심이 많았습니다. 운영위원장을 해보고도 싶었고, 체육관을 짓기 위해 구미시장, 시의원님들과 예산 확보를 위한 많은 말씀도 드리고, 또 도청과 시청에 예산배정이 되도록 하는데 많은 역할을 해 왔었는데, 사실상 운영에 대해서는 어려움이 많아 포기를 하다시피 했지요. ‘다 잘되겠지, 새로운 복지사업을 만들어가는 역할만 하고, 장애인 복지에 깊이 관여하는 복지는 안했으면 좋겠다. 좀 건방진 생각이지만, 건강도 따라주지 않아 좀 쉬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던게 사실입니다. 장애인 복지라면 불길 속으로도 뛰어드는 제가 참 궁색한 변명으로 책임을 피해가려 했던 것이죠.
△ 잘되겠지, 하는 생각으로부터 관장님으로 취임이라는 정반대의 입장이 되셨는데, 특별한 계기라도 계셨는지요.
▲ 네, 구미장애인 복지관이 이런저런 말썽 때문에 천태종에서 포기를 하게 된 것으로 압니다. 이후 새로운 위탁자를 물색할 때도 저는 솔직히 한국교통장애인 협회가 수탁 받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중앙회장님께도 복지관 수탁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참 일이 많을 테고, 어차피 수탁을 받게 되면 제가 들어가야 하는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그런데 제 아내는 달랐습니다. 이 복지관을 어떻게 지었느냐는, 거예요. 복지관을 지을 부지를 구하려고 해평으로, 선산으로 전바우 저수지 밑까지 헤집고 다녔던 일이며, 복지관을 짓기 위해 불길 속으로 뛰어드는 심정으로 싸웠던 추억을 알고 있는 아내가 적극 등을 떠밀었습니다.
△ 수탁을 받으신 후에는 많은 생각이 계셨을 텐데요.
▲ 감회라기 보다는 후회가 앞섰습니다. 복지관을 수탁 받고 한달 여 동안 이곳에서 지내면서 느낀 것은 한마디로 ‘ 잘못된 것이 너무 많구나’하는 것이었습니다. 구미시내에 운동을 할 수 있는 시설들은 참으로 많습니다. 여기 복지관에도 장애인들이 운동을 할수 있는 헬스장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저처럼 체력이 좋은 사람은 사용을 못합니다. 기구가 그만큼 좋지 않아 사고의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죠. 이뿐이 아닙니다. 장애인들이 사용하는 컴퓨터들 역시 다운이 다 돼서 사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겉만 번지르르하면 뭘 합니까. 실질적인 장애인 시설물은 형편이 없어요. 병원 중에서 좋은 병원은 기구가 좋은 병원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자리를 빌어 장애인 가족 여러분께 몇가지를 약속하겠습니다.
장애인들은 어떠한 경우가 있더라도 체육을 통해 재활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복지관장으로 있는 동안 체육관은 꼭 건립하겠습니다. 그리고 올해 안으로 컴퓨터를 바꾸겠습니다.
△ 관장님 나름대로 장애인 복지에 대해서는 각오가 대단하신 줄 압니다. 장애인 복지하면, 자시다가도 잠에서 깨시는 이야기로 유명합니다만.
▲ 맞습니다. 제 소원은 첫째도, 둘째도 장애인 복지의 실현입니다. 장애인 복지를 무시하면 용서하지 않습니다. 저는 여기에서 두 가지만 꼭 약속드리고, 이것으로 질문을 대신할 까 합니다. 절대 개인적인 욕심은 부리지 않겠습니다. 명분에 벗어나는 일도 하지 않겠습니다. 구미에서 가장 어렵고 힘든 장애인들, 현재 파악된 장애인들은 1만명 정도이고, 미등록 장애인까지 하면 2만명 이상일 것입니다. 이분들을 위해 구미시나 시민들은 깊은 관심을 가져주어야만 합니다.
며칠 전 추병직 건설교통부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장관님은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 구미에 내려가 있을 때 김회장을 몰랐으면,, 장애인들에 대한 개념에 변화가 없었을 텐데, 내가 차관할 때만해도 장애인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어 그 분야에 관심을 갖지 못했는데 김회장을 만나고 장애인에 대한 인식변화가 생긴후 장관을 하게 된 후에는 정책방향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교통장애인협회를 처음으로 공익법인으로 만들어주신다더군요.
우리 장애인 단체는 전부 민법 32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공익법인으로 전환하고,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장애인들에게 필요한 예산을 확보토록 해주신다는 겁니다. 이 자리에서 저는 한 가지를 요구했습니다. 감시, 감독, 감사는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를 드렸습니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으신 말씀은.
△저는 지금까지 잊고 지낸 초심을 되찾고 한 달 동안 일을 했습니다. 정말 여기에 들어와보니 마음이 찡합니다. ‘ 왜 그랬을까, 좀더 일찍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며 구미시청 관계자, 각 기관, 단체장님들에게 , 이러면 안됩니다, 바꿔 주십시오, 하면서 말씀드리지 못한 지난 날이 부끄럽고, 죄스럽기만 합니다. 앞으로 저는 장애인을 위한 복지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조를 것입니다. 그것이 장애인을 위한 길, 우리 모두가 음과 양이 없이 사랑의 복지 공동체를 실천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 장애인의 달 4월, 김락환 관장은 휠체어에 몸을 싣고 복지관으로 들어오는 장애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4월의 화사한 햇살을 받은 김 회장의 표정은 그러나 무거워보였다. 장애인을 위한 장애인 복지관의 현주소를 보면서 풀어야할 과제들이 산더미처럼 밀려들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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