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줄로 보이는 장애인 노부부는 찬바람이 귓볼을 후벼대는 박정희 체육관 계단에 앉아 입씨름을 하고 있었습니다.
부부는 ‘ 택시를 타고 가느냐, 버스를 타고 가느냐’를 놓고 말싸움을 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우리들의 어머니처럼 부인은 ‘한푼이라도 아껴야 한다’며 버스를 고집했고, 남편은 ‘택시를 타고 가야 한다’고 고집을 부리는 중이었습니다.
구미공단이 멀리 내려다보이는 계단에 외롭게 앉아 입씨름을 하는 장애인 노부부, 그 모습앞에서 필자는 밀려오는 씁쓸한 마음을 어쩔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필자말고 노부부의 대화를 마음깊이 받아들이던 다른 사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30대의 부인이 선뜻 이 노부부에게 택시비로 쓰시라며, 1만원을 주고 가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의 신상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차림새로 보아 그 여인은 경북중증장애인 송년위안 행사에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봉사자임을 알수가 있었습니다.
자리를 털로 일어나 택시를 타러 계단을 내려가는 노부부의 얼굴에는 흐뭇한 미소가 넘쳐 흘렀습니다.
각박한 세상이라고들 합니다. 너나, 나나 모두 세상을 각박하다고 하고, 그러한 세태가 잘못되었다고 하면서, 자신 역시 마음 씀씀이는 흉흉하기만 합니다.
필자의 뒷통수를 치고 떠나간 자원봉사자와 노부부,
지면에 공간이 생길 때마다 각박한 세상, 각박한 인심을 지적해온 필자에겐 그날이 살아온 날들 중의 부끄러운 날이었습니다.
세상은 내 인심이 흉하기 때문에 각박하다는, 모든 것을 내 탓으로 돌리고 생각해본 소중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김차옥 기자 cha-ok@hanmail.net “새 감각 바른 언론” - Copyrights ⓒ경북중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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