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학교 학생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보건교육시스템이 행정당국의 미온적인 대처로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안전사고와 학생 사망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경북도내 10개 학교 중 4곳은 보건교사가 없고, 보건교사가 배 되었더라도, 응급처치, 보건교육 등 교육활동 대신 물탱크 청소, 화장실 관리등 시설 행정 업무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전교조 경북지부 보건위원회(위원장 이지연)가 9월 한 달 동안 한길리서치와 공동으로 도내 초중고 보건교사 19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 ±5.5%) 이같이 조사되었다.
보건교사 배치율 60%,
학교보건 공백화
하루 평균 보건실을 방문하는 학생수에 대한 설문에선 20명이상 30명 미만(19.7%), 30명 이상 40명 미만(11.9%), 40명 이상 50명 미만(9.3%), 50명 이상이라고 답한 경우도 2.5%에 달했다. 도내 보건교사 배치율은 60%에 그쳐 학교보건이 방치 수준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성주, 영덕, 예천, 울릉, 의성, 청도 지역 중학교에는 단 한명의 보건교사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울릉 지역의 경우에는 초등학교 조차 5곳 중 단 1곳에만 보건교사가 배치돼 있어 응급 처치 및 보건교육 등 학교보건 정책이 매우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학교 보건교사 배치율 32%, 고등학교 보건교사 배치율 53%에 그쳤으나, 경북 도교육청은 지난 5년간 단 한명의 신규 보건교사도 임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지역 도시학교 보건환경 열악,
보건교사 확보 절실
국가산업단지 내에 위치한 구미지역과 인근 칠곡, 김천지역 학교의 경우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유해 환경요소가 상대적으로 많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신규 보건교사임용이 전무한 실정이다.
지속적인 인구증가로 신설학교 설립이 매년 이뤄지고 있는 구미, 칠곡지역의 경우 기존 소규모 학교에 근무 중인 보건교사를 전근 발령함으로써 보건교육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농촌지역 학생들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전교조 경북지부 보건환경위원회의 관계자는 “농촌지역 소규모학교의 보건교사가 신설되는 대규모 학교로 이동하면서 보건 교육의 공백이 우려 된다”며“관련 법규를 강화하고 신규교사를 채용하는 등 보건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보건교사, 응급처치·보건교육
대신 시설·행정 업무에 휘청
설문조사 결과 보건교사의 교육활동은 오히려 위축되고, 시설·행정업무가 부과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내공기질 측정 및 관리를 담당하는 환경위생관리자로 교원이 지정된 경우 64.0%, 교원 중 보건교사가 지정된 경우가 93.0%에 이르렀고, 물탱크 청소(64.2%), 정수기 필터 교체 및 수질 검사(79.3%), 유해 시설 관리 업무인 환경위생정화구역 관리(62.7%), 안전공제회 업무(11.4%), 교내 방역(67.7%), 교직원 건강검진 관련 행정 업무(51.3%), 각종 성금 모금 업무(44.0%)에 이르러, 교육활동에 집중하지 못하고, 오히려 시설·행정 업무가 부과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교사의 보건교육 현황을 조사한 결과 연간 보건교육 총 수업 시간은 100시간이상 150시간 미만(35.8%), 150시간 이상 200시간 미만(10.9%), 200시간 이상(6.3%)로 나타났으나, 2005학년도와 비교하여 수업시수가 줄었다(31.6%), 2006년에는 교실 수업 보건교육을 할 수 없다(3.6%)고 답해, 보건교육 여건은 오히려 열악해진 것으로 분석됐다.
교실에서 실시하는 보건교육은 체육의 보건 편을 전담하여 수업한다(44%), 재량활동 시간(21.8%), 교과수업 시간을 빌려서(17.6%), 담임교사 수업 시간(6.7%)로 학교 상황에 따라 보건교육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고, 교과목 시간을 빌리거나 재량 시간을 통해 수업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보건 인프라 미흡..보건실
직통 전화 절반이 미설치
학생 건강과 관련하여 상담, 응급 후송 연락 등을 위해 보건실에 착발신 모두 가능한 직통전화가 설치되어 있는지 조사한 결과 52.3%가 없다고 답했으며, 학교 내에 학생 건강 증진과 관련하여, 보건교사를 포함한 교원 및 학부모가 함께 논의할 수 있는 학교보건위원회(가칭)가 구성되어 있지 않다는 답변이 98.4%에 이르렀다. 위독한 학생의 응급 후송으로 보건교사가 보건실을 비우게 될 때, 부 보건담당교사가 지정되어 있어 보건실을 지킨다(11.9%), 보건실 문은 열어 둔 채 그냥 비워둔다(59.1%)로 응급학생 후송과 동시에 또 다른 사고가 발생했을 때 학교 응급 대책도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보건 정책..
지금이라도 바로잡아야
해마다 국정감사에서 보건교사 배치율을 지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건교사 배치율은 몇 년 째 전혀 개선되고 있지 않다. 학생 및 교직원의 건강관리와 관련하여 단위학교에서 학생 건강증진 정책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보건교사가 90.7%에 이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솜방망이식 국정감사나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학교보건 정책을 개선해 수요자인 학생에게 필요한 학교보건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차옥 기자 cha-ok@hanmail.net “새 감각 바른 언론” - Copyrights ⓒ경북중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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