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이면 망자(亡子)는 부모의 묘소를 찾아 예를 지키면서 순수한 인간의 마음과 모습으로 돌아간다고들 합니다. 어느 한날 자신을 울린 상대도 용서하고, 어느 한날 자신을 도와 준 사람을 더욱 그리워 한다고도 합니다. 고향을 버리고 살아온 자신을 탓하기도 하고, 고향을 잊지 못해 살아온 자신이 자신에게 더욱더 고향을 사랑하겠노라고, 눈물을 곱씹기도 한다고들 합니다.
이 세상에서 자신이 가장 순수할 때는 부모님 앞에 섰을 때요, 절대적인 순수를 가진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갔을 때는 세상을 떠난 부모의 묘소 앞에 섰을 때라고 합니다.
이 순간 만큼 성인이 아닌 사람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남을 괴롭히지 않고, 이용하지도 않고, 말 한마디로 남의 마음에 잊지 못할 상처를 남기지도 않고, 있으면 나눠주고, 없으면 참고 살아가겠다고 하니, 이보다 더 아름답고 너무나도 인간적인 사람이 또 어디에 있겠습니까.
생명, 목숨은 일회성입니다. 생명에는 그것을 이어주는 접착제가 있는 것도, 그것을 연장시켜 주는 고무줄 같은 특수성을 지닌 물품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종교인들은 허무주의라고 충고할런지 모르겠으나, 너와 내가 만나고, 아들 딸과 만나고, 아내와 만나고 하는 것에는 모두 주어진 시간이 있는 것입니다.
사람이 이들과 어울려 살아야 백년은 커녕 오십년도 못되는 것이 인생사입니다.
설날을 맞아 부모나 부모의 묘소 앞에서 고개를 숙인 이땅의 많은 분들이 그 마음으로만 살아갔으면 합니다.
김차옥 기자 cha-ok@hanmail.net “새 감각 바른 언론” - Copyrights ⓒ경북중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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