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대대적인 베트남 공장 건설, LG전자 PDP A1 공장 가동 중단, 대우전자 50% 감원, 한국전기초자 라인 가동 중단 및 인력 구조조정.
어느 도시라 해도 사정이 이렇다면 큰일 날 일로 받아들여지는 이러한 기업의 침체는 멀리서 벌어지는 현상이 아닌 바로 구미공단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바로 국내 수출의 약 10%를 차지하면서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구미공단이 겉잡을 수 없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단적인 예라 할 수 있다.
당연히 구미공단의 공동화에 따른 구미경제의 위기설이 제기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심지어는 “노쇠한 구미공단에 올 것이 왔다”는 극단적인 반응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LG필립스LCD가 구미공단 생산의 73%, 수출의 79%, 고용의 37%를 차지하고 있고 대기업 10여개 사가 구미공단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주력 기업들의 장기 침체는 구미공단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는 중대한 사안이 아닐 수 없는 것.
대하합섬, 금강화섬, 오리온전기, HK 등 대기업들이 문을 닫을 때까지만 해도 노조의 과격한 집단행동이 회사를 파산으로 몰고 간 원동력으로 회자되었지만 현재 대기업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구조조정은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지 못함으로써 벌어지는 현상이라는 것이 대다수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구미공단 기업체 상당수는 “죽느냐, 사느냐”는 기로에서 사투를 벌일 것으로 보이며 근로자들은 구원병 없이 구조조정의 태풍 속에 놓여질 전망이다.
삼성과 LG협력업체들도 대부분 단순 조립하는 업체들로서 대기업의 구조조정 풍파 속에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미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던 기업들이 파산의 길을 걸으면서 구미공단의 고용상황은 최악으로 내몰리고 있다. 올해 4월말 현재 7만 4천명. 2005년 10월 8만 1천여명에 달하던 근로자들이 불과 1년 6개월 사이에 7천여명이 감소한 것.
최근의 구조조정 추세로 보면 조만간 고용 6만명 시대로 접어들 것이 명약관화하다.
5월말 현재 구미시의 주민등록 인구현황에 따르면 인구는 4월말과 비교해 62명이 증가했지만 전출인구가 전입인구에 비해 223명이 증가했다. 젊은 도시인 구미의 신생아가 많이 태어나지만 근로자들은 구미를 빠져 나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공단의 어려워진 상황이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이러한 추세는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렇다면 구미공단이 옛날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시장에서 밀리는 기업은 존속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구미는 이제 핵심 부품과 소재 생산단지로 탈바꿈을 시도해야 한다는 것이 지역 경제계의 한결 같은 주장이다. 일본에서 수입되는 전자 분야의 주요핵심 부품과 소재는 연간 32억 달러에 달하는 만큼 이를 대체해야 구미가 살수 있는 방향이 나온다는 것이다.
구미는 전자기술진흥원이라는 연구시설과 삼성전자의 구미기술센터가 설립되는 등 연구 인프라가 갖추어지고 있는 만큼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을 지원을 통해 전자분야 핵심부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탈바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구미는 인구가 유입되는 도시가 아닌 유출이 되는 도시로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단이 활성화되지 못하면 근로자가 발붙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구미시는 구미공단에 핵심부품, 소재 산업을 이끄는 기업들이 새로운 판을 짤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경제인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안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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