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독자 여러분.
무자년 새해를 맞이 했습니다.
그러나 새해 아침,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하고 서 있으면서도 저는 뇌리에서 떠나지 않고 남아 있는 풍경 몇 개를 지울수가 없었습니다.
가스값을 아끼기 위해 역전에 수백미터 줄지어선 택시들과 살갗을 도려내는 추위를 마다 않고 하루 세끼니를 잇기 위해 광주리를 앞에 놓고 앉은 노모 같은 어르신들.
거리로 쫓겨난 실직자들, 하루종일 파리를 날리는 식당가, 하루가 멀다하고 들려오는 중소기업체의 한숨과 부도,
이 아픔을 가슴에 담고 선 저는 솟아오르는 태양 앞에서 부끄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역언론인으로서 저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능선은 넘는 자의 몫입니다. 그러나 능선을 넘으려면 길이 있어야 하고 그 길을 안내하는 것은 지역 사회를 이끄는 인사들의 몫이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지역을 책임지고 있는 시장과 기관장들은 늘 겸허한 자세를 가져야만 합니다. 노점상 어르신의 아픔은 자신의 아픔이 되어야 하고, 취업을 하지 못하는 청년실업의 괴로움은 곧 자신의 괴로움의 되어야 합니다.
일터에서 쫓겨나 현관에서 기다리고 있을 가족들의 품속으로 휘청휘청 걸어오는 가장의 고통은 곧 자신의 고통이어야 합니다.
연말연시의 각종 행사를 지켜 보면서 저는 과연 구미가 올바로 가고 있는가, 구미지역을 책임지고 있는 시장은 과연 시민의 희노애락과 함께하는 시장으로서 직을 수행하고 있는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신년사나 송년사를 장식하고 있는 자화자찬의 업적을 지켜보면서 저는 깊은 회의감을 절감해야 했습니다. 엑슨 모빌 유치, 경제 자유구역 지정으로 이어지는 업적을 자랑하고, 정주여건 개선과 기업하기 좋은 도시 만들기에 대한 각종 시책들을 청취하면서 저는 슬프기까지 했습니다.
살갗을 도려내는 이 혹독한 경기 한 파 속에서 시민들은 과연 무엇을 원하고 있겠습니까. 시민들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따스한 밥한술, 따스한 말한마디, 마음을 울리는 겸손지덕일 것입니다. 자화자찬으로 이어지는 송년, 신년사를 듣다가 발길을 돌리는 어느 시민은 이러한 말을 남겼습니다.
“ 지휘관이 자기자랑이라는 울타리에 갇히다 보면 자기 도취에 빠질수 밖에 없습니다. 지휘관은 자기 만족보다는 자기를 지켜보고 있는 부하들을 만족시켜야 하는 것입니다”
업적은 스스로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에 의해 평가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독자 여러분.
저는 시정이나 시정을 책임지고 있는 시장을 무조건 비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잘해보자는 것입니다. 저 능선을 넘어야 희망과 꿈이 넘치는 세상이 있는데, 앞장서 걷기보다 전망대에 서서 능선을 오르라고만 한다면, 어떻게 공동체 의식을 형성할수 있겠습니까.
힘들고 고통스러운 저 능선을 넘기 위해 앞장서 가시덤불을 헤치고 끌어당기는 그러한 시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땀을 흘리는 농부, 숨이 막혀오는 일터에서의 근로자는 늘 자신의 일에 열중할 뿐입니다.
농부와 근로자와 같은 부지런한 지휘관, 업적 평가는 시민에게 맡기고 오로지 능선을 향해 묵묵하게 가시덤불을 헤치며 걸어가는 아름다운 시장이 되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저희 언론은 계층간에 생긴 이질감을 해소하고, 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역언론으로서 소명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시정을 과감하게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언론으로서 더욱더 매진해 나가겠습니다.
능선을 넘어야 꿈과 희망이 있습니다. 그러나 능선은 말로서, 자화자찬으로서 넘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업적에 대한 평가, 일에 대한 자잘못을 평가하는 일은 시민의 몫이어야 합니다.
저희 언론은 희망과 꿈이 살아 있는 저 능선너머 세상을 향해 여러분과 함께 기쁨과 슬픔, 고통을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차옥 기자 cha-ok@hanmail.net “새 감각 바른 언론” - Copyrights ⓒ경북중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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