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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의식은 어릴 때부터
김 한 기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본지 편집위원
2009년 11월 11일(수) 04:59 [경북중부신문]
 

ⓒ 중부신문
 서울 가는 무궁화 열차 앞 자리에는 젊은 부부와 유치원생으로 보이는 어린 형제가 자리하고 있었다. 열차가 출발하자 아이들은 통로에서 달리고, 노래 부르고, 서로 붙들고 장난을 치면서 신나는 한 판을 벌이고 있었다.
 승객들은 저마다 못마땅한 눈치들이었지만 부모는 오히려 흐뭇한 표정으로 시종 바라다 보며 만족한 미소까지 보였다. 요즈음은 핵가족화로 한 집에 한두 명의 자녀만을 두게 되어 그들에 대한 과잉보호로 버릇없이 자라는 아이들이 많다.
 이렇게 성장한 아이들은 학교에 들어가게 되면 이기적이고 비협조적인 의식으로 교칙을 어기게 되며 생활이 문란해진다. 그래서 초등학교 일학년 담임하기를 꺼려한다고 한다. 아이들의 비뚤어진 행동과 성격도 문제지만 학부모들의 극성으로 저학년 맡기가 무섭다는 이야기다.
 올림픽이 열리기 전 범국민적인 계도로 우리의 질서가 회복되는 듯했으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고 말았다.
 아름다운 금수강산은 등산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으며, 경기가 끝난 운동장에는 관중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 치우기에 트럭까지 동원되고 있다. 노란색 신호가 켜지기만 하면 앞에 기다리고 있는 차를 향해 빨리 출발하라고 클랙슨을 마구 울리는 얌채가 있다. 선진국에서는 볼 수 없는 광경이다.
 법질서를 바로 잡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급기야는 전쟁을 선포하고 나서기까지 한 적이 있었으나, 흉악범은 꼬리를 물고 일어나고 있다.
 경찰관의 단속으로 교통질서가 외형적으로 잡혀가는 것 같으나, 단속없는 곳에서는 이렇다할 변화가 없고 보면 국민의식 수준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시민들의 자율적인 질서의식에 대한 각성도 없이 강경조치 만으로는 일시적인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질서문화의 정착은 요원할 뿐이다.
 초등학교에 입학해 1년 동안은 교과수업 대신 생활교육만을 시킨다는 영국은 나이 어린 어린이들에게 협동, 봉사정신을 심어주고 질서에 따른 공중도덕 교육을 철저하게 시킨다고 한다.
 어른을 따라 목욕탕엘 간 아이들이 탕 안에서 물장구를 치면서 수영을 하고 길거리에서 방뇨를 한다면 그 부모는 즉시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아 주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그간 먹고 살기에 너무나 바쁘다 보니 질서같은 것은 생각할 여유조차 없었다. 공중도덕이란 낱말로서의 존재가치만 있을 뿐 실천 덕목으로는 무의미한 존재로 되어 버렸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다.
 어릴 적 잘못된 습관은 늙어서 바로 잡을 수 없다는 뜻이다. 그릇에 물을 담으면 그 모양대로 담기는 것처럼 어린이에게는 무한한 변화 가능성이 있으며 어른들의 행동 그대로 본받고 지도하는 대로 따른다.
 한 세계를 지배하였던 로마제국의 패망은 군사력이나 정치의 잘못이 아니라 시민들의 무질서와 정신적 타락 때문이었다.
 매일같이 술독에 빠져 아내나 폭행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봐온 아들은 정서의 불안으로 포악한 성격의 소유자로 성장하여 깡패가 되기 쉬우며, 부정한 투기로 일확천금을 손에 쥔 그 아버지의 아들은 마약이나 밀수 같은데 손을 대어 패가망신하기 쉽다. 길거리에 휴지나 담배꽁초나 버리는 아버지의 아들은 질서를 파괴하는 파렴치한으로, 낳아주신 부모님께 불효하는 아버지의 아들은 패륜아가 된다.
 나는 며칠 전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외국인이 담배를 피우고 나서 꽁초를 자기의 호주머니에 넣는 광경을 목격하고 우리의 질서의식을 생각해 보았다.
 21세기 태평양시대를 열어 갈 막중한 소명의식으로 모범을 보여 정의롭고 질서의식이 강물처럼 흐르는 자녀로 지도 육성시킬 때 실종된 법질서는 확립되고 밝은 사회, 명랑한 거리가 될 것이다.
남민정 기자  day@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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