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어디 내 것이 따로 있나 모두 다 쓰다가 버리고 갈 것을..
십수년전 어느 해인가 선물로 받은 그림액자에 쓰여진 시적 글귀였습니다.
‘물은 물이요, 산은 산이로다’ 성철 큰 스님께서 남기신 말씀이라 듣고 있지만 참으로 마음 편한 말씀이요, 무책임한 문구이면서 어쩌면 눈으로 보는 현상대로 생각하고 흐르는 곳으로 욕심 없이 살라는 뜻으로 가슴 깊이 되새기며 살아 왔습니다.
성인이 될 수도 없지만 속인의 마음이라 흐르는 물처럼, 만들어진 산처럼 욕심 없이 살기도 어렵고 죽을 때 가지고 갈 것도 아님을 알면서도 욕심을 버리긴 참으로 어렵다 할 것입니다.
지난 1982년 8월 7일 불의의 교통사고로 인해 가슴 밑 하반신 마비로 휠체어에 의지하며 살아온 지 28년, 전국 130만 교통사고 피해자 단체의 수장으로 전국 조직 중앙회장의 중책을 맡아 60년 세월의 터전인 고향 경북 구미를 뒤로한 채 낯설고 물설은 서울생활이 시작된지도 5개월을 지나고 있습니다.
참으로 오랜 세월 중증장애인의 몸을 이끌고 사람다운 삶을 살고 싶어 수많은 투쟁과 싸움 속에서 장애인들을 위한 인간적 삶의 초석도 쟁취하였지만 저의 본연의 정 많고 의리를 중시하며, 순하고 순박했던 마음을 잃고 감정적, 투쟁적으로 외적 모습만 내비치는 잃어버린 삶 또한 적지 않았습니다.
제가 만들고 함께 해 온 중부신문이 이제는 20살이라는 성년이 되어 갑니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노력해온 임직원과 언론이라는 이름으로 키워주신 구독자 여러분, 물심양면의 크나큰 힘과 용기를 주신 주위 분들이 계셨기에 가능했으리라 생각하며 좀더 나은 내일을 열고 무법적 가해자가 되지 않고 정의로움에 피해자가 없는 소중한 정보를 구독자 여러분들께 알려 화합되고 잘사는 지역민과 함께 할 수 있는 언론이 될 것이라 다시 한번 약속해 봅니다.
경인년 새해는 60년만에 돌아오는 백호랑이의 해라고 알고 있습니다.
정신적 결벽증속에서 성공하거나 실패한 모든 이들이 자신이 이루어 놓은 부나 사회적 삶은 정당한 것인양 의기양양하고 남들이 이루거나 이루어가는 부나 사회적 삶의 성공들은 모든 것이 부정해보이고 깎아내려야 하는 야만적, 정신적 결벽 환자가 없이 모든 이의 삶을 존중할 줄 아는 합리적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자신의 실패의 원인 또한 자신보다는 남들의 탓인양 ‘함께 죽자’식의 원망의 삶보다는 새로운 용기로 함께 일어설 수 있는 합리적 사고방식, 화합의 노력이 모두가 잘사는 지역사회를 만들어 줄 것이라는 희망적 삶이 우리들 곁을 따뜻하게 만들 것입니다.
저 역시 한때는 장애되어 삶을 시작할 때 저 자신의 문제보다는 세상을 향한 원망으로 삶에 대한 스스로의 소외속에서 방황하였고 장애로 인한 투쟁속에서 많은 이들의 가슴에 이해하지 못할 부분도 함께 있었을 것이지만 결벽적 사고방식보다는 장애됨의 불편함을 인정하되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길을 희망해 왔습니다.
언젠가는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는 삶을 찾고 ‘세상에 어디 내 것이 따로 있나 모두 다 쓰다가 버리고 갈 것’을 알면서도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신체적 장애가 어렵고 힘들었기에 최소한의 삶의 희망과 초석을 다지는 마지막 복지가 저에게 주어진 소명이라면 결코 피해가지 않을 것이며 다 버릴지라도 극복해야 할 일임을 알고 있기에 또 다른 별명이 만들어지는 삶일지라도 벌거벗은 마음으로 130만 교통사고 피해자들에게 최소한의 인간적 삶의 초석을 만들어가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중부신문이 수많은 시련 속에서 20년 성인이 됐듯이 열심히 살고 부끄럽지 않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드리며 경인년 새해를 맞이하여 뜻깊은 계획들을 하나하나 성취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박미영 기자 tks3818@naver.com “새 감각 바른 언론” - Copyrights ⓒ경북중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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