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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박근혜 따라하기’, 구미 한나라당이 살 길이다
조근래(중앙경실련 조직위원장)
2010년 07월 05일(월) 10:09 [경북중부신문]
 

ⓒ 중부신문
글쓰기의 시작은 따라 하기 즉, 모방이다. 처음에는 모범으로 평가된 글을 따라하고, 그 다음엔 내 취향에 맞는 글을 보면 자연스럽게 따라하고 싶어진다. 가요계의 표절, 고위공직자 청문회에서 드러난 논문 표절은 사익을 위해 모방했다는 점에서 부도덕한 경우이지만, 개인의 글쓰기 연습에서의 모방은 긍정적이다. 특히 공익적인 정책과 선거 공약 등 그 결과가 국민대중이나 지역주민들에게 주어질 경우엔 ‘공유(모방)’의 폭이 넓을수록 좋은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과 선거 공약은 저작권이 없으며, 좋은 정책과 공약은 모방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좋다는 말이다. 무상급식 공약을 민주당이 모방하지 않고 ‘원조’인 민노당과 진보신당의 공약으로 그쳤더라면, 군소정당의 한계 때문에 바람을 일으키지 못했을 것이다.

짝퉁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는 홍보의 세계에서도 ‘모르면 모방이라도 하라’는 게 홍보 비법의 하나라고 한다. 초기에는 홍보 방법도 모르는데다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모방하는 습관을 기르면서 나름대로 창조적인 것을 고안해내라는 것이다. 모방하는 과정 속에서 나만의 것을 창조적으로 고안해내는 습관을 길러 독창성으로 나아간다는 경로인 셈이다. 실제 전국의 모든 지자체(장)들이 우수사례 벤치마킹에 열심이다. 우수 의정활동 지방의원들도 모방에서 창조로 나아간 경우이다.

◇ ‘복지’ 카드 들고 ‘중원’(中原)을 향해 ‘극우 털고 진보 아우르는’ 박근혜



소득분배, 양극화, 복지, 국가부채 등 야당이나 진보정당, 시민단체의 주장에서나 볼 수 있는 이 같은 말들을 쏟아낸 정치인은 뜻밖에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이다. 지난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의 발언이다. 언론에선 박근혜가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양극화 완화’와 ‘복지’를 강조하는 ‘박근혜표 경제정책’의 일단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실제 박근혜는 외교, 안보, 국방 부문에선 보수의 태도를 견지하되 사회복지 분야에선 따뜻한 보수를 추구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18대 국회 전반기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사회복지기본법 전면개정(‘박근혜 복지법’) 작업에 시동을 거는 등 복지 문제에 천착해왔다.

◇ 정동영을 진화시키는 박근혜의 ‘정책진화’

박근혜의 기획재정위원회 발언에 대해 진보언론인 경향신문 김봉선 정치·국제 편집인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복지’와 ‘행복’을 입에 올리는 등 ‘극우’를 털어내고, ‘진보’도 아우르는 ‘중원(中原)’을 향한 궤적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정책적 진화, 정치적 변신이라 해도 좋을 듯싶다.”고 평가했다. 2007년 대선 당시 박근혜의 대표 공약으로서 신자유주의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줄푸세’(세금과 정부규모를 줄이고, 재벌 규제를 풀고, 법질서를 세우자)에서 정책적인 진화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계와 학계의 여러 인사들과 정기적으로 만나 독일식 사회안전망과 복지정책에 관해 공부해왔다고 하니 대선용 빈말은 아니라는 해석이다.

박근혜는 작년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30주기 추도식에서 "아버지가 경제성장을 이룩하셨지만, 경제성장 자체가 목적이 아니었다. 아버지의 궁극적인 꿈은 복지국가 건설"이라며 ‘복지 사랑’과 ‘박근혜표 복지’ 의지를 피력했다. 이에 앞선 작년 5월 미국 스탠퍼드대 강연에서는 "개인의 이익과 사회 공동선이 합치될 때 그것이 진정한 성장이다. 경제 발전의 최종 목표는 소외계층을 포함한 모든 국민이 참여하는 공동체의 행복 공유"라고도 강조했다. ‘개인의 이익과 사회 공동선의 조화’는 독일을 지탱하는 경제정책인 ‘사회적 시장경제’를 연상시키는 표현이다. “저는 복지란 궁극적으로 사회구성원들이 자아실현을 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다문화 정책 역시 시혜적 측면으로만 보지 말고 인식의 전환을 해야 한다.”는 2009년 10월 6일 보건복지가족부 국정감사 발언에 대해 진보 시사주간지인 ‘시사IN’은 “보편적 복지 개념으로 해석이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선입견을 깨는 박근혜의 ‘복지 대선전략’ 발걸음과 정책 진화에 민주당 정치인들이 긴장하고 있다. 당장 정동영은 참여정부의 의료 서비스 분야 시장개방을 적극 반대했던 복지전문가 그룹과 결합하면서 진보 진영의 복지 의제를 적극 수용하고 있다고 한다. 보수의 진화가 진보를 진화시키는, 드디어 한국정치가 제 모습을 갖춰갈 시발점으로 기대를 걸게 하는 유쾌한 경쟁이다.

◇ ‘복지부동(福祉不動)’ 구미 한나라당이 ‘복지 박근혜 따라하기’를 안 해도 박근혜는 ‘복지 대선’으로 간다!

복지를 2012년 대선 화두로 분명히 하고 있는 박근혜의 전략은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야당과의 치열한 ‘복지 경쟁’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대선 주자들의 복지 경쟁은 보수정당 국가의제의 근간인 성장주의를 넘어, 성장과 분배를 동반하는 방향으로의 점진적인 지각변동을 통해 한국정치와 국민 복지를 진화시킬 것이란 점에서 크게 주목할 부분이다. 가히 한국정치 패러다임의 진화이다.

지난 1월의 실업자 수는 121만 6,000명인데, 취업준비생, 구직단념자, 1주 18시간 미만 취업자, 일거리가 없어 노는 사람을 합하면 사실상 실업자가 461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우리 국민들은 외환위기 이후 12년 동안의 고용불안 경험을 통해 ‘고용 없는 성장’과 ‘상시 실업자 400만 시대’의 고착화가, “일자리가 최선의 복지다.”라는 성장주의자들의 구호대로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란 점을 잘 알고 있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속담은 옛 말이고 성적은 부모의 재산 순이라는 것을 어린 학생들도 알게 됐듯이, 가난과 실업이 개인의 능력 탓이 아니란 점 역시 국민들이 충분히 알게 됐다. 결국 복지 확충이라는 제도개선만이 구조화된 민생불안의 대안이란 국민적 인식이 이번 선거에서 ‘복지 지자체’ 요구로 표출됐고, 2012년 총선·대선에선 ‘복지 국가’로 국민적 요구가 보다 확장될 것이다.

박근혜의 ‘복지 대선’ 전략은 이 같은 IMF 외환위기 이후 심화된 양극화와 복지요구 분출이라는 시대 흐름을 담고 있기 때문에, 대선에서 ‘복지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한나라당이 대대로 써왔으나 ‘천안함 바람’처럼 한물 간 ‘안보 바람’에 기대진 않을 것이다. 이제 박근혜에게 눈도장을 찍으려면 사회복지 졸업장과 자격증, 사회복지 시정 실적과 의정 실적이 가장 돋보일 날이 불과 2년 앞으로 다가왔다. 복지 문제가 2012년 대선·총선 화두로 등장하면서 공무원과 선출직 공직자들의 ‘복지 열공(熱工)’ 시대가 곧 열릴 것이다. 정파를 초월한 즐거운 복지 담론 경쟁 시대의 개막으로, 서민의 주름살이 펴질 날도 그만큼 앞당겨질 것이다.

구미 한나라당은 복지 모르고 ‘친박’ 자칭하면 망신당할 날이 곧 다가온다는 것을 명심하고 새롭게 살 길을 찾아야 한다. 구미 한라당이 ‘복지부동(福祉不動)’으로 변화를 거부하면서 ‘복지 박근혜 따라하기’를 안 해도 박근혜는 ‘복지 대선’으로 간다. 따라서 맹목적 박근혜 추종자는 퇴출될 운명에 놓인 셈이다. 박근혜 따라하기의 핵심은 ‘진보적인 민생정책 수혈’과 ‘복지 열공과 실천’이다. 복지 도시는 사회적안전망만 말하는 게 아니다. 건강한 도시, 안전한 도시, 평생학습 도시, 문화도시, 쾌적한 도시 등 광범위한 만큼 열공은 필수다. 박근혜 덕분에 구미 한나라당 국회의원, 시장, 시의원들이 복지 열공과 실천의 바다에 풍덩 빠지는 날을 기대해본다.
임주석 기자  scent122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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