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9일은 한국역사의 한 페이지로 기록될 중요한 날이라 생각한다. 정 총리 후보자 시절부터 지난 10개월 동안, 아니 그보다 훨씬 앞서 지난 8여년의 시간동안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세종시 문제가 민의를 대표하는 국회의원 한명 한명의 뜻을 분명히 밝혔고, 이것이 역사에 기록되면서 결론지어졌기 때문이다.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표를 행사한 필자는 정치적 철학과 소신에 따라 2003년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 2005년 일명 세종시법에 찬성표를 행사했었다.
필자가 이런 견해를 갖게 된 것은 원래 국가균형발전이 정치적 철학이기도 했거니와 정책을 바라보는 눈이 지역주민의 잣대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며, 또 지방의원출신으로 점차 열악해져가는 지역경제와 지방의 현실을 그냥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의 발현이라 할 수 있다.
필자는 이런 소신과 철학을 바탕으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지방 우선정책의 필요성과 국가균형발전의 가치에 대해서 피력해왔었다. 일례로 필자가 지난 5월까지 정책위의장을 역임하고 있었을 당시, 당 지도부의 많은 분들이 세종시 수정안을 찬성하고 있었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최고위원은 “의원 개개인의 입장을 버리고 국가전체만 생각해 나가야한다”며 공개적으로 수정안 찬성을 주장했었다. 이런 주장에 대해 필자는 “지역구 국회의원이 지역 여론을 수렴하고, 지역주민의 뜻을 관철시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지역이 살아날 때 국가의 이익도 지역발전의 총합과 같이 클 수 있다”며 정면으로 반박하기도 했었다.
지도부뿐만 아니라 다수의 수도권출신의원들은 세종시 원안에 대해 ‘수도권 분할’이라 규정하고, 이에 대해 많은 우려를 표명해왔다. 필자는 세종시가 수도분할을 초래한다는 주장에 결코 동의하지 않는다. 설령, 수도분할이라 하더라도 세종시는 국민통합과 국가균형발전을 이룩하기 위한 ‘최소한의 비용’이라 생각한다. 나아가 필자는 이런 ‘수도분할’이라는 말 속에 ‘국가분할 예방’이라는 뜻이 들어있다고 본다. 따라서 ‘수도분할’이라는 일부 비판을 받더라도 ‘국가분할’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정부부처를 세종시로 옮겨가야 하는 것이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구분되는 우리나라의 국가분할은 매우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우리나라와 같이 수도권에 인구의 절반이 사는 나라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또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구분에 따라 소득ㆍ교육ㆍ연령분포ㆍ문화혜택의 차이가 날로 악화되고 있다.
1990년대부터 미국에서는 정보력에 따라 경제ㆍ사회적 격차가 심화되어 국가가 분열된다는 이른바 ‘디지털 디바이드(Digital Divide)’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수도권이냐 비수도권이냐 지역에 따라 경제ㆍ사회적 격차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로컬 디바이드(Local Divide)’라고 부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
심각한 지역격차를 해결하기 위해 국토의 조화롭고 균형 잡힌 발전이 선행되지 않으면 국민통합이 저해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는 결코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없다. 이런 관점에서 세종시는 행정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단기적으로 수도권 과밀을 조금이라도 완화하고, 중장기적으로 국가균형발전의 모델로 만들어 나가는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세종시 논란은 일단락되었다. 이제 정부는 앞으로 정부부처가 세종시로 옮겨가더라도 수도분할이 아니라 명실상부한 국가균형발전을 이룩해 달라는 국민의 뜻을 가슴 깊이 새기고, 이런 국민적 요구에 부응해 나가야 한다.
임주석 기자 scent1228@naver.com “새 감각 바른 언론” - Copyrights ⓒ경북중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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