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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시론] 두개의 세계
2010년 09월 28일(화) 04:04 [경북중부신문]
 

ⓒ 중부신문
 현대인은 두 세계를 동시에 살아가고 있다. 하나는 눈앞에 실존하는 세계요, 다른 하나는 보이지 않는 허구의 세계이다. 후자를 우리는 사이버 세계라 한다.
 현대 사회는 이 사이버 세계 활동을 잘하는 사람이 유능한 사람인 것 같다. 어떤 주부는 방안에 가만히 앉아서도 발이 닳도록 뛰는 사람보다 훨씬 높은 소득을 올리기도 하고, 농어촌 궁벽한 곳에 살면서도 전국에 판매망을 깔아놓고 활발하게 활동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사이버 세계의 장점들이다.
 반면에 사이버 세계가 자신의 얼굴을 보이지 않는 것은 장점이자 단점이다. 얼굴을 숨겨놓고 자신의 생각을 마음껏 표출할 수 있음은 장점이지만 한 가지 사안이 발생했을 때 자기와는 전혀 상관이 없으면서도 무차별 언어폭력을 아낌없이 휘두르는 것은 큰 단점이다.
 그런데 사람의 대체적인 심리는 얼굴이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는 그 언행이 바람직하지 못한 상태로 나타나게 마련이다. 선인(先人)도 이를 경계하여 “너의 사람됨을 알려면 네가 혼자 있을 때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라.”고 일렀다. 불행히도 이 얼굴 없는 언어폭력의 덫에 걸리게 된 사람은 견뎌내기가 힘들게 된다.
 특히 인기를 생명으로 하여 사는 사람에게는 치명적이어서 자살까지 선택하게 되는 상황을 우리는 종종 보기도 하는 것이다. 필자가 구미여고에 근무할 때이다.
 KBS `도전골든벨' 프로그램을 유치하여 이 프로그램 역사상 최초로 2명의 학생이 동시에 골든벨을 울린 적이 있다. 이 기록은 아직도 깨어지지 않고 있지만, 이 일은 한 동안 지역사회는 물론 전국적으로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던 사건이었다.
 당시 인터넷에는 끝도 없는 댓글이 쏟아졌는데 놀라운 사실은 그 댓글들이 칭찬과 격려와 축하의 내용보다는 시기와 질투와 헐뜯는 내용이 훨씬 많았다는 점이다. 근거도 없이 터무니없는 말들을 마구 달아놓아 우리를 분개하게 했다. 그래도 우리는 공동체였기 때문에 필자와 학생들이 힘을 합하여 싸움을 벌일 수가 있었지만 이것이 개인일 때는 속수무책으로 인민재판을 당하고 말게 되는 것이다.
 다행스런 것은 이제 네티즌들도 스스로 정화운동을 벌이면서 사이버 세계를 한 단계씩 업그레이드해 나가고 있는 것을 본다. 한 술 밥에 배부르지 않듯 점차로 호전되어 가기를 기대해 본다. 사람은 세상에 와서 짧은 시간을 살다 간다. 그 동안에 누구나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꾸려나갈 권리가 있다.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고 남의 사정을 돌아보지 않고 자신의 생각만 줄기차게 주장하여 남에게 어려움을 주는 일은 이제 그만 지양해야 할 것이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종교단체나 국가기관이나 사기업체를 가릴 것 없이 한 기관을 대표하는 자리에 앉은 사람들에게 당부한다.
 기관장의 자리에 앉게 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소속원들의 마음을 바르게 헤아리지 못하고, 바른 말하는 사람을 무조건 싫어하고 적으로 생각하게 게 될 경우가 적지 않다.
 입장을 바꾸어, 그들에게 배려 정신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기관장이 먼저 배려의 정신을 발휘하도록 애써야 할 것이다. 이제 기관장이란 자리는 호령하고 윽박지르는 독재의 자리가 아니라 배려할 수 있는 자리, 먼저 배려해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소통’이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는 계절이다. 소통을 잘하지 못하는 기관장은 결코 좋은 기관장이 될 수 없다.
 청량한 계절 가을이다. 모두의 건강한 삶을 위하여 나의 모습을 찬찬히 되새김해 볼 일이다.
박미영 기자  tks38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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