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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최의 세상 내시경] 로또정치와 예측 가능한 정치
최중근 원장
탑정형외과
2011년 07월 12일(화) 12:12 [경북중부신문]
 

ⓒ 중부신문
 복이 담긴 종이, 복권(福券)의 사전식 풀이다. 흔히 복권을 ‘일주일의 행복’이라고 한다. 복권 당첨을 기다리는 일주일 동안은 기대에 부풀어 지낼 수 있기 때문이다.
 로마시대 아우구스투스는 황제는 전쟁 이후 황폐해진 로마를 복구하기 위해 연회를 배설하고 돈을 낸 손님들에게 추첨을 통해 노예와 선박, 집 등의 다양한 상품을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이것이 인류 복권의 효시로 알려져 있다.
 역사적으로 복권은 국가 개발과 건설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거나 국민의 복리 후생의 용도로 발행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올림픽 후원을 위해 처음 발행됐다. 일주일의 행복에 투자한 쌈지돈은 '나눔'이란 이름이 붙어 저소득 지원이나 문화 예술 진흥에 쓰이고 있다. 그러나 막상 거액의 복권 당첨금을 탄 사람들은 이를 쓰임새 있게 쓰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최근 종이복권이 다시 등장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2002년 로또가 나오면서 인기를 잃어버린 종이복권이었는데 특이하게도 당첨금을 '연금' 형태로 주는 복권으로 다시 부활한 것이다.
 아마도 일확천금을 얻어도 제대로 관리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맞춤형 복권인 셈이다. 우리는 거액의 로또에 당첨된 사람들의 말로가 의외로 불행하다는 것을 익히 들어 알고 있다.
 때문에 한꺼번에 몇 십억을 주는 게 아니라 매달 연금처럼 나눠주는 친절한 복권마저 생겨나게 된 것이다.
 로또가 생긴 이후 로또 당첨자들이 어떻게 살고 있나 조사해 봤더니 의외로 불행한 삶을 사는 경우가 많았다. '인생역전'을 꿈꾸던 이들이 오히려 일확천금으로 인해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 것이다.
 거액의 당첨금을 놓고 법정까지 간 부부가 있는가 하면 수십 억 대 당첨금을 주식으로 다 날려버리고 도박에 빠져서 쇠고랑을 찬 사람도 있었다. 그토록 바라던 돈벼락을 맞았지만 결국 인생은 쪽박을 차고 만 셈이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복권당첨이 불행의 씨앗이 된 사례를 흔히 볼 수 있다.
 '지나친 행운보다 더한 시련이 없다'는 말은 결코 빈 말이 아닌 셈이다. 복권을 요지경 삼아 세상을 들여다보면 인간사에서 가장 로또와 흡사한 것이 정치가 아닐까 싶다.
 내년은 총선과 대선이 있는 해이다. 선거를 앞두고 벌어지는 요지경을 들여다보면 더더욱 복권의 생리와 닮아있다. '후보 단일화'만 보더라도 로또식 한판 승부가 따로 없다. 과거 'DJP연합'에서부터 '노무현 정몽준' 연합은 이념적 접점이라곤 눈 씻고 보아도 보이지 않는 데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진 이른바 로또식 단일화였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최근의 한나라당 전당대회도 별반 다를 것 없다. 세 반전을 위한 후보들 간의 짝짓기가 난무한다. 미안한 말이지만 로또 하듯이 과감하게 출사표를 던지고 짝짓기 하고 줄 세우기 하는 후보들을 보면 구태가 따로 없어 보인다. 물론 국민들에게 쇼나 서커스 같은 재미를 선사하기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만 적잖이 민망하다.
 지난 재보선에서 야권연대는 어떤가. 오로지 승리만을 위한 명분 없는 연대는 우리 정치를 한 걸음 후퇴시킨 구태였다. 국민은 부디 양식 있고, 적어도 상식이 있는 정치를 보고 싶다. 오로지 이기기 위해 복권에 미래를 걸듯 한탕주의로 돌진하는 정치가 아니라 적어도 예측 가능한 정치 말이다.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가 걱정이다. 너도 나도 이번에야말로 정권을 잡아보겠다는 본새가 이번에야말로 로또로 돈벼락을 맞겠다고 외치는 복권 중독자들과 부디 닮지 않았으면 한다. 프로이트는 돈을 물신(物神)이라고 했다. 물신을 숭배한 이들의 최후가 비참하다는 것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정치가 로또처럼 변질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다. 7월 국회가 방학을 했지만 해외로 나가는 정치인들이 줄었다고 한다. 대신 지역구로 향하는 발걸음이 바빠지는 걸 보면서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는 게 분명하다.
 한탕주의의 로또 정치가 아닌 준비된 정치, 예측 가능한 정치의 순풍이 불어오길 진심으로 바란다.
남민정 기자  day@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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