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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최중근의 세상 내시경] 새로운 노사문화의 출발점, 복수노조
최중근 원장
탑정형외과
2011년 08월 30일(화) 01:24 [경북중부신문]
 

ⓒ 중부신문
 복수노조 시대가 열렸다. 거듭된 유예와 우여곡절 끝에 7월 1일부터 복수노조가 전격 실시되면서 효과와 부작용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고 있다. '복수노조'라는 것은 글자 그대로 제2, 제3 노조가 자유롭게 설립 가능한 제도다.
 노동기본권으로 정해진 국제규범인데도 그동안 우리나라는 복수노조를 금지하고 있어 ILO과 OECD에서 끊임없이 개선 권고를 받아왔다. 그리고 이번에 마침내 이를 실현해 근로자들의 단결권, 결사의 자유라는 측면에서 국제기준에 걸맞는 제도를 마련한 것이다.
 근로자들은 노동의 단결권을 좀 더 높일 수 있다는 차원에서 반기는 반면,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가 노동조합의 권리를 제한하다는 이유를 들어 절반의 시행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노노간의 갈등으로 인한 기업 분위기로 인한 부정적 영향과 결과적으로 일어나는 부작용을 고스란히 기업이 떠안아야 되는 현상이 벌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양쪽 다 팽팽하게 대립하며 접점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복수노조가 허용되면 노조활동이 활성화 될 것이냐, 아닐 것이냐를 두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과거 재규어 차를 생산하던 영국 자동차 산업의 선두주자였던 브리티시 레이랜드(BL)는 17개의 복수 노조로 결국 노노간 갈등으로 90년대 초반에 도산했다. 미국의 팬아메리카 항공사 역시 5개의 직종별 복수 노조간 다툼으로 인해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결국 도산했다. 일본도 예외가 아니다. 물론 전혀 반대의 경우도 있다.
 캐나다의 경우는 1980년대 초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 복수 노조 시행으로 노동조합 조직률이 실제로 올라가는 등 근로조건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나름대로 많은 성과를 냈다. 따라서 그 효과를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만큼 이제 막 복수노조를 도입한 우리나라의 경우 효과와 부작용을 섣불리 예단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편, 논란을 빚고 있는 '교섭창구 단일화'는 교섭의 질서를 확보하기 위해 1사 1교섭 원칙을 뜻한다. 글로벌 스탠더드로 볼 수 있다. 정부는 교섭창구 단일화를 통해서 교섭력이 올라간다고 주장하지만 노동계와 야당은 교섭창구 단일화 폐지 개정안을 발의해 놨다. 소수노조의 교섭권이 침해당하며 산별교섭을 무력화 될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정부와 사용자는 교섭창구 단일화가 가장 기본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최소한의 장치로 본다.
 사실상 우리가 복수노조를 도입한 배경에는 교섭창구 단일화를 전제로 한 것이라고 본다. 결과적으로는 노사간에 합의가 성사될 수 있었던 것도 그 이유다. 교섭창구 단일화 없이 복수노조만 하자고 했을 때 노사정 합의와 입법이 불가능 했을 거란 예상은 불을 보듯 뻔하다. 복수노조를 틔워주면서 그로 인해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다. 물론 국회의원 131명이 노조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개정안을 제출했다는 점은 살펴볼 여지가 있을 것이다.
 나는 복수노조 시행을 긍정적으로 보고 싶다. 선진국에 이어 우리도 복수노조 시대를 연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쟁의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우려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균형점을 찾아갈 것이라고 본다. 문제는 운영이다. 복수노조가 노사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나라마다 다르다. 결국은 그 노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린 것이다.
 이웃 일본처럼 복수노조로 인해 노동조합이 거꾸로 약화되는 쪽으로 간 경우도 있지만 캐나다처럼 노동조합이 활성화 되는 쪽으로 간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 역시 복수노조가 어떻게 갈 지는 노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본다.
 노사가 서로 상대를 얼마나 존중할 것인가, 노동계 스스로 노노갈등을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상호존중하고 경쟁력을 높여나가는 노사관계가 올바로 정립될 때 복수노조 시행은 희망의 첫 단추를 꿴 거라고 생각한다. 새 제도 시행과 함께 성숙한 노사질서 구축에 기대를 걸어본다.
남민정 기자  day@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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