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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사] 의병 이끌고 항일전 지휘한 충신 ‘허위’
방산 허훈이 진보에서 창의
2012년 11월 06일(화) 14:07 [경북중부신문]
 

ⓒ 중부신문
 1895년 왕산은 진보에서 백형 방산과 피난 생활을 하고 있던 중 명성황후의 시해와 단발령 공포의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리고 을미년(1895) 12월 6일, 즉 양력 1896년 1월 20일 안동에서 권세연·김도화·김흥락·지호 등이 창의 하였다는 소식도 들었다. 이른바 을미의병이다. 당시 허위 형제들은 선산을 돌아보기 위해 고향인 선산 임은에 돌아와 있는 상태였다. 이 때 안동의진의 의병장 권세연의 편지를 받게 되었다. 즉 허훈에게 편지를 보내 창의를 독려하였던 것이다. 허훈은 의병장 권세연에게 다음과 같은 답장을 보내고 있다.

 권조원세연에게 고함 (병신)
 성명은 벌써 익히 들었어도 한 번 만나지 못한 것을 한스럽게 여겼더니 뜻밖에 보내주신 편지를 받아펴들고 읽고 감사하고 황송한 마음 비할 데 없었습니다. 요줌 날씨가 몹시 추운데 신의 가호를 받아 존체만안하시고 군성도 다시 떨쳐서 벽루가 더욱 빛나게 되었다 하니 휘날리는 깃발을 늘 생각하던 심정이 더욱 간절합니다. 훈은 지난 겨울부터 병을 앍게 되고 또 느닷없이 사변을 만나 결국 달려가 뵙지 못했으니 지금까지 죄송스럽습니다. 요즈음 친산 면례를 위해 고향에 온 지 벌써 20일이 지났습니다. 아이에게 부쳐 온 존경스런 편지는 가르치신 말씀이 너무 지나친 듯합니다. 명공께서는 훈에게 무엇을 취하려고 이토록 지극하게 여기십니까. 훈은 재주도 부족하고 지혜도 모자라는데 더구나 오랫동안 병을 앓고 드러누웠으니 세상에 아무 쓸모가 없다는 것을 스스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쓸쓸한 모퉁이에 외로이 우접하여 다만 울분한 심정에서 쏟아지는 눈물만 빈 산의 초목에 뿌립니다. 그냥 이와 같이 살다가 이와 같이 죽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됩니다. 진실로 한 가지의 재능이라도 있다면 이 때까 어느 때인데 스스로 힘쓰기를 생각지 않겠습니까. 원컨대 존자께서는 특히 용서하고 양해하여 이 어리석은 자를 제대로 있게 해주시면 천만다행으로 여기겠습니다.

 허훈의 편지는 안동의진의 창의장 권세연의 창의 독려에 대한 답장이다. 권세연의 편지는 진보에서 의병진을 결성하지 않고 있는 허훈을 질책하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허훈의 답서에서 볼 수 있듯이 그가 창의를 한다는 것은 벌써 60세의 노구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결정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허위의 형제들은 창의를 결심하였다. 허운은 진보에서 창의하고, 허위는 김산에서 창의하기로 하였다.
 방산은 고향에서 진보 흥구로 귀가하여 1896년 4월 초순(음 2월 25일경) 창의하였다. 진보의진의 창의장에서는 방산 허훈, 부장은 신상익(1852∼1919)이었다. 신상익은 청소군 중평리 출신이다. 자는 경보, 호는 가천, 본관은 평산으로 1882년 사마시에 입격하여 진사가 되었다. 신상익은 1896년 주변 고을에서 의병이 일어나자 진보향교에서 방산 허훈을 도와 창의하여 의병진의 업무와 전략을 주도하였다.
 한편, 허훈은 그의 아우 허겸을 김도현에게 보내 진보의진으로 초청하였다. 허겸은 허훈의 아우이자 허위의 형이었다. 처음 김산의진에 참여하였다가 이 당시 백형 허훈을 돕기 위해 진보로 들어 온 것 같다. 허훈의 초청에 응한 김도현이 진보에 들어왔다. 진보에 들어온 김도현은 장차 안동의병을 얻어 남으로 가서 소모하기로 하고 허겸과 함께 안동의병진으로 돌아갔다.
 1896년 청송의진의 진증일기인 「적원일기」에 의하면, 진보의진은 창의 후 어천·남면 화마리 등지로 진영을 옮기며, 안동·청송·영양·의성 등 주변 의병진과 사통을 교환하는 등 협조체제를 갖추고 있었다. 특히 감은리전투 후 진보의진은 영양·청송의진과 합세하여 의성의진을 응원할 계획을 세우기도 하였고, 안동의진의 배후로서의 역할도 수행했던 점이 주목된다.
 허훈의 진보의진은 그 규모나 전투력이 매우 열악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진보의 군세가 열악하고 주변 각지에서 의병진이 조직되었으므로 군사와 군수품을 조달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우 허위도 좌도에서 우도인 김산 주변으로 군사를 옮겨 함께 활동하자는 권유를 하고 있다.
 또 죄도 무메에는 기의한 자가 이미 많고, 재물과 곡식으로 즐거이 돕는 자가 비록 많지마는 반드시 넉넉하지 못한 탄식이 잇을 것입니다. 군사를 이 근처로 옮겨오고 위엄으로 사람들을 명령해서 감이 어기지 못하도록 한다면 재물과 곡식도 부족할 염려가 없을 터이니 이 점도 살피시기 바라옵니다.
 당시 아우 왕산 허위는 3월 29일 김산에서 창의하여 관군과 접선하여 패한 뒤 4월 초 직지사에 재기를 도모하고 있었다. 방산은 안동의진 창의장 권세연의 독려로 의리를 앞세워 창의의 기치는 걸었으나 전투를 수행할 능력은 없었다 그래서 아우 왕산 허위가 김산으로 옮겨 함께 활동하기를 요청하였던 것이다.

◇ 자료제공: 구미 왕산기념관(465-6622)
중부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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