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정부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사업을 목표로 혁신도시 건립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관련 인프라 구축을 위해선 공공기관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원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정주여건 개선과 직결되는 교육문제와 관련, 이전 기관의 협조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학교설립에 필요한 교육청의 수용계획 수립 등이 사실상 불가능 한 실정이어서 대상 기관과 지자체의 관심이 절실한 상황이다.
◆공공기관 이전 vs 학교 신설
전국 혁신도시 가운데 가장 빠른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김천시의 경우, 올해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들의 입주가 잇따라 계획돼 있다. 9개의 이전 공공기관 신청사가 준공되고, 이달 29일 입주 예정인 우정사업조달사무소를 시작으로 기상청기상통신소,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대한법률구조공단 등 4개 기관이 혁신도시에 입주할 계획이다.
이전기관의 신사옥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공동주택 7천525세대에 대한 부지매각이 완료됐다. 지난해 6월에는 보금자리 주택 660세대가 분양을 마쳤으며 지난 2월에는 1천415세대가 추가로 분양을 마쳤다. 여기에 지난 연말까지 아파트 6개소에 4천240세대가 공사를 시작해서 올해 10월부터 입주할 예정이다.
분양을 마쳤거나 건립을 앞둔 주택의 대부분은 12개 공공기관 임직원 5천60명이 입주하게 될 정주시설이다. 특히 이전 공공기관 직원 자녀들의 교육여건을 신속히 조성하기 위해 김천시와 경북교육청이 이전 시기에 맞게 유치원 2개소, 초등학교 3개소, 중학교 2개소, 고등학교 2개소를 건립할 계획이다.
문제는 이전 공공기관 직원들의 정주 여건과 직결되는 학교를 건립하는 과정에서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김천시와 경상북도교육청은 혁신도시 내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 내년 3월1일 (가칭)용전유치원과 (가칭)남면초등학교를 개교하는데 이어 9월1일에는 (가칭)용전중학교가 문을 열 계획이다.
경상북도교육청은 오는 2018년까지 (가칭)남면고(2015년 설립), (가칭)운남초(2016년 설립), (가칭)운남중(2017년 설립), (가칭)용전초(2018년 설립) 등을 순차적으로 설립할 계획이지만, 정작 학교 설립에 필수적인 학생 수용 계획에 필요한 전입세대 수요조사는 전무한 실정이다.
관할 김천교육지원청의 경우, 내년에 개교할 용전유치원과 남면초, 용전중 등 설립하기 위해 김천시에 전입희망자(예정자) 확인을 요청하고 있지만, 정확한 답변을 듣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혁신도시 조성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이전 공공기관 직원들의 경우, 전 가족의 이주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자치단체와 관할 교육청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김천교육지원청의 한 관계자는 “자치단체나 이전 공공기관에선 입주를 앞둔 주택의 수요에 맞게 학교를 먼저 설립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지만, 전입인구의 정확한 자료가 없이 추측만 믿고 수 백 억 원에 이르는 국가 예산을 함부로 집행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어려운 입장을 토로했다.
◆교육은 ‘百年大計’의 관점에서…
2000년대 초, 도시 개발과 부동산 경기의 붐을 타고 택지개발이 한창이던 즈음, 칠곡의 신흥 도심에 A중학교가 문을 열었다. 개교를 앞둔 시점, 취학 학생 수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교육청이 발칵 뒤집어졌다. 입학생 수가 당초 예상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택지개발 조합과 아파트 분양 대행사 등이 입주율을 부풀리면서 학생 수용계획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결국 수용계획을 담당 한 공무원과 책임자는 문책을 당했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비슷한 시기 구미에도 있었다.
담당 공무원의 잘못된 수요예측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이 보다는 택지개발 조합과 시공사 등의 잘못된 정보전달이 결정적인 단초를 제공했다. 도시 정주여 건의 ‘제1순위’인 학교(학군)을 경제적 관점에서 만 바라보고 이를 악용했기 때문이다.
김천혁신도시 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학교설립 문제도 마찬가지다. 관할 자치단체는 공공기관 이전을 유치하는데 정주여건의 필수인 학교 설립을 요청하고, 아파트 건설업체는 분양을 목적으로 학교설립은 기정사실화 하면서도 입주세대의 전입정보를 제대로 내 놓고 있지 않고 있다.
김천교육지원청의 관계자는 “아파트 분양회사에서 정확한 입주 정보를 주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이전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수용학급 판단을 위한 설문 조사를 해도 답변을 제대로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조만간 교육청 차원에서 혁신도시 내 아파트 분양자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미지역 B고교의 모 교감은 “교육은 정치나 경제적 관점에 보안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혁신도시 문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 한다. 학교를 먼저 설립하면 정주여건이 개선되고 자연스럽게 이전 공공기관의 직원들이 지방으로 이전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교육을 ‘백년대계’라는 큰 틀에서 보지 않고 정략적으로 계산하기 때문”이라며 “이전 공공기관과 혜당 자치단체, 교육청이 서로 신뢰하며 협력할 때 성공적인 결과를 기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재훈 기자 gamum10@hanmail.net “새 감각 바른 언론” - Copyrights ⓒ경북중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