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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책 로 ♧ 승리의 원칙
 일제시절 일본의 뒷골목에서 시인 이상은 무자비한 깡패를 만난다. 우람한 상대방이 슬슬 시비를 걸어오면서 일격을 가할 만큼 위급한 상황에서 시인 이상은 이렇게 말한다.
2005년 03월 28일(월) 04:44 [경북중부신문]
 
 “당신과 내가 싸워봐야 승부는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닌가. 내가 졌으니, 싸울 필요가 뭐 있소.” 머쓱해진 깡패는 자리를 피하고 만다.
 영국이 인도를 지배하던 시절, 가장 골칫거리는 간디의 무폭력 저항운동이었다. 뺨을 얻어맞아도 허허실실하던 간디는 그러나 바보가 아니었고, 성자였다. 또 인도가 낳은 최선의 독립운동가였다. 인도는 지배할수 있어도 간디는 지배할 수 없다고 푸념하던 것이 영국이고보면 간디의 이성은 존경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감정과 감정이 대응하면 힘과 폭력이 정의가 되고, 감정과 이성이 대응하면 합리주의와 평화가 승자가 된다.
 독도 문제로 온 나라가 시끌시끌하다. 위로는 대통령, 국회의원으로부터 아래로는 초등학생에 이르기까지 독도를 지키기 위해 분기 충천해 있는 것이 요즘의 모습이다.
 반대로 일본은 냉정하자고 한다. 빰을 때려놓고 이제 이성을 찾자는 몰염치식의 일본을 평가하자는 것은 아니다. 냉정은 이성으로 가는 길이요, 이성은 최후 승리를 갖게 해주는 지렛대가 될 수 있다. 냄비근성으로는 최종의 승자가 될 수 없는 것이다.
 피킷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동안 일본은 독도가 자국의 영토라는 역사적 사료를 각국의 언어로 번역해 세계 각처를 상대로 여론 몰이를 하고 있다.
 감정은 순간이다. 감정은 후회를 낳고, 득보다는 실을 낳는다. 상대가 뺨을 때렸다고 해서 둔기를 들고 상대의 허를 내리친다면 결국 법정의 패자는 먼저 맞은 자에게 돌아간다.
 시인 이상의 기개로 위기를 슬기롭게 벗어나고, 간디의 방식으로 상대를 굴복시켜야 한다. 독도는 과거를 돌아보며 어려울 때마다 슬기와 지혜를 발휘한 선현들의 얼을 추억하고 있는지 모른다. 개인도 그렇거니와 국가와 국가도 머리싸움이라는 것을 늘 명심하자.
관리자 기자  seok@ikw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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