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2014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대한민국 선수단장을 맡아 지난 3개월 동안 23개 연맹 486명으로 구성된 대한민국 국가 대표팀 임원, 감독, 코치 그리고 선수들과 함께 지난 10월 18일부터 24일까지 일주일간 대장정을 펼치고 10월 25일 해단식을 통해 공식 임기를 마쳤습니다.
우리나라가 금 72개, 은 62개, 동 77개 메달을 따며 당초 목표했던 2위를 무난히 달성하고 41개국 4000여명의 선수 및 임원들과 무사히 대회를 마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2014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의 대한민국 선수단장을 맡으며 장애인스포츠 행사에 국민적 관심과 참여부족도 아쉬웠지만 그보다 선수단장으로서 현장에서 느낀 문제점 때문에 더욱 아쉬움이 큽니다. 감독, 코치, 선수들로부터 수많은 건의가 들어왔고 선수단장으로써 임기는 끝났지만 꼭 풀어야 할 과제이기에 지면을 통해서라도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그 첫 번째는 장애인 선수들의 체육 장비 지원입니다.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는 전체의 60% 이상이 휠체어를 타고 생활할 뿐만 아니라 체육관련 장비 또한 휠체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휠체어는 육상, 테니스, 농구, 럭비, 배드민턴, 사격, 론볼, 스포츠댄스, 펜싱 등 모든 종목에 쓰이며, 각 종목 특성에 맞춘 특수 휠체어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런 특수 휠체어의 가격이 문제입니다. 육상의 경우 1200만원 이상, 럭비 700만원 이상, 농구를 포함한 일반 종목의 휠체어는 500만원 이상하는 고가의 장비입니다. 특히 사격, 양궁의 경우 관련 장비는 1000여만원대에 가깝습니다.
장애인은 사회적 약자가 대부분입니다. 그들이 선수가 되려면 이런 고가 장비를 구입해야 하는데 경제적 어려움이라는 크나큰 난관이 봉착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가족, 친지, 친구 및 후원자들의 도움 없이는 선수생활이 불가능한 것입니다.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로 선발되는 순간, 스포츠에 있어 대결은 그 첫 번째가 장비의 우수성으로 인해 판가름이 납니다. 선수가 아무리 밤낮으로 피땀 어린 훈련을 했더라도 선수 몸에 맞춘 훌륭한 장비 구입 없이는 좋은 성적을 내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눈물겨운 노력을 통해 선발된 장애인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체육장비 지원은 당연한 것임에도 그들은 선수단장인 저에게 꼭 풀어야할 숙제로 부탁하고 간절히 소망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들의 장비 지원에 있어 처음에는 어느 정도 예산이 필요하겠지만 매년 장비와 관련해 5억원만 지원 되도 이 문제는 해결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훈련기간의 확충입니다.
이번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를 앞두고 대표선수로 선발되었으나 최저 임금을 받고 있는 직장을 사직할 수 없기에 대표 선수 선발에 응하지 않은 선수들이 있었습니다.
비장애인 선수들은 국가대표로 선발되면 대한체육회에서 토요일, 일요일 등 100일을 제외한 210일의 합숙훈련을 지원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기간 동안 훈련보조비로 먹고 사는 경제적인 문제가 해결됩니다. 남은 50∼60일은 각종 국내외 대회에 출전하여 대회 때 성적은 체육연금 점수에 포함되어 선수들이 체육훈련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로 선발되면 대회 전 60일 정도와 대회 기간을 포함한 약 3개월(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합숙훈련은 평균 60일 정도임) 동안만 합숙훈련을 지원받습니다. 3개월 후면 먹고 살기 위해 또다시 직장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애초에 직장을 잃을 두려움에 대표선수로 뛰고 싶어도 눈물을 머금고 포기하는 경우가 속출하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장애인 선수들도 장애인체육회를 통해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순간부터 그들이 비장애인 국가대표들과 같은 동등한 수준의 합숙훈련과 경기대회 출전권을 바라고 있습니다. 차별 없는 국가대표로서 말입니다.
도와주십시오! 장애인 선수들은 장애를 가졌지만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국가에 스포츠로 충성할 것입니다.
저는 교통사고와 함께 장애를 입기전인 31살의 나이까지 키 180㎝, 몸무게 75㎏으로 군 생활 당시 연대대표 씨름대표선수로 활약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건강했던 신체가 교통사고로 인해 흉추 5, 6번을 다쳐 가슴 밑 하반신 완전마비라는 중증장애인이 된 후 1988년 서울장애인올림픽을 통해 장애인 체육에 몸 담아 지낸지 26년째입니다. 4년 동안 경북선수단 총괄단장을 거쳐 10년 전 경북장애인체육회를 설립하였고, 대한장애인육상연맹 회장직을 맡아 장애인 체육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으며, 아울러 사단법인 한국교통장애인협회 중앙회장을 지내오던 중 김성일 대한장애인체육회장으로부터 제의받아 2014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대한민국 선수단장에 선임되어 맡게 된 것입니다.
건강하게 살면서 인생을 준비했던 31년과는 전혀 다른 1급 중증장애인으로 살아야 했던 32년의 시간 속에서 국가 발전과 장애인 복지 및 장애인 체육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금번 대한민국 선수단장직을 마치고 떠나는 마당에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들의 두 가지 소망만큼은 꼭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랍니다.
2014.10.29.
한국교통장애인협회 중앙회장
2014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대한민국 선수단장 김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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