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라에는 골프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이름도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작은 나라, 조용한 동방의 나라에서 건너간 박세리등이 골프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면서 골프바람은 더욱 세를 떨치기 시작했습니다.
2006년 03월 14일(화) 03:11 [경북중부신문]
경기도와 제주도를 위시한 전국 각지에서 야산을 깎고, 농토를 대형으로 사들이면서 골프장 건설붐이 한창일 무렵, 골프장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습니다. 특정인의 기쁨은 상대적으로 사회, 경제적 약자들에게 슬픔을 안겨주었습니다. 다이너마트로 야산 바위를 폭파시킬때마다 임신한 소는 낙태되기 일쑤였고, 오순도순 살아가는 아담한 집벽에는 금이 갔습니다. 새싹을 피워올리는 농토는 온통 돌가루 투성이었고, 맹독성 농약으로 인근지역 주민들은 오염된 물을 마셔야 했습니다. 80년부터 90년대 초반까지의 골프장 인근의 풍경입니다. 소리없이 울던 이름없는 약자들의 모습입니다.
이러니 386세대들에게 골프장의 추억은 악몽입니다. 독재시대를 살아오며 민주를 외친 그들에겐 흑백논리식으로 친다면 골프장은 흑인 셈입니다.
가도가도 끝이 없을 만큼 땅덩어리가 넓은 미국에서야 수십만평의 골프장을 만든다해도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 골프장 한개를 조성한다해도 면적으로 치면 사하라사막의 모래한점일 정도일테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사정이 다릅니다. 국토의 끝에서 끝까지의 거리는 승용차로 3∼4시간이요, 비행기로는 20∼30분 거리입니다. 이러한 좁은 면적에 수십만평 골프장을 만든다면 이는 마을 하나를 없애는 것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이러다 보니 원성이 높을 수밖에 없고 많은 돈을 들였으니 골프장 이용료가 비쌀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용료가 비싸기 때문에 여유있는 사람만이 골프장을 이용하기가 용이하겠지요. 요즘의 신조어로 말하자면 양극화 중 양지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이러니하게도 양극화 해소책이라는 정책을 만든 당사자이기도 한 이해찬 총리가 골프장에서 부적적한 기업인들과 부적절하게 골프를 쳤다고 해서 세상이 야단입니다.
이 총리는 양극화로 치자면 음지에서 음지를 위해 이른바 투쟁했던 사람이죠. 삼일절날 순국선열은 추모도 하지 않고 골프를 치는 사람들을 향해 큰소리를 치고, 근로자를 억압하는 기업인을 위해 이윤의 사회환원을 목소리 높였던 사람 아닙니까.
이런 사람이 삼일절날, 특정 기업인과 부적절한 골프를 쳤다 이겁니다. 골프를 친다고 해서 나쁠거야 있겠습니까. 열심히 일해서 돈을 많이 벌고 즐기는 것은 허용된 자유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총리의 골프는 문제가 안됩니다. 삿대질을 하는 사람들더러 ‘ 억울하면 출세하라고 맞고함을 쳐도 됩니다.
하지만 이총리의 골프를 보면서 배신감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힌 것처럼 분노하다 지쳐 허탈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러니 민주사회든 독재사회든 없는 사람만 억울합니다. 같이 데모를 하고 영창을 갔더라도, 출세를 못하면 과거의 투쟁은 무용지물일 뿐입니다.
골프가 수준급이라는 이총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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