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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는 혼자서 부화할 수 없다
백영수 원장
우리사관입시학원
2006년 09월 19일(화) 04:34 [경북중부신문]
 

ⓒ 중부신문
 줄탁동기(?啄同機)라는 말이 있다. 불교서적 에 나오는 말이다. 알 속의 병아리가 안에서 껍질을 쪼는 것을 ‘줄(?)’이라 하고, 어미 닭이 그 소리를 듣고 밖에서 마주 쪼아 껍질을 깨뜨려 주는 것을 ‘탁(啄)’이라 한다. 이러한 행위가 ‘동시에 일어나야(同機)’ 온전한 병아리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결국 알에서 깨어 나오는 것은 병아리이지만 어미가 적절하게 품어주고 적절한 시기에 같이 쪼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살이가 모두 이와 같은 조화 속에 이루어 질 때 아름다워 진다. 공부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네 부모들은 너무나 일방적이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아이들을 가르치고 따르게 하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부모의 권위로 아이를 누르며 강요하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아이들에게 논리적으로 설명하여 부모의 주장을 인정하게 하는 것이다. 다수의 부모들은 후자가 바른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것은 아이들의 눈높이가 아닌 어른의 눈높이에서 행하는 또 다른 강요에 불과하다.
 아이들에 대한 부모의 바람 중에서 으뜸은 공부이다. 부모의 입장에서 볼 때 학생시절에 가장 중요한 것이 공부이기 때문이다. 옳은 생각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아직 공부의 중요성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직접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일찍 철이 들어 공부의 즐거움을 알고 스스로 공부에 열중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많은 아이들은 스스로가 아닌 강요에 의해서 공부를 하고 있다. 공부를 하는 이유에 대한 설문 조사를 가끔씩 한다. 아이들에게 올바른 목표 의식을 심어주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설문 결과를 보면 가슴이 아프다. 많은 아이들이 부모님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라고 답한다. 아이들은 공부 그 자체의 즐거움이 아니라 어려서부터 부모를 즐겁게 해야 할 의무를 어깨에 짊어지고 살아가는 셈이다.
 모든 공부의 기본은 독서에서 비롯된다. 그러기에 부모들은 아이가 책을 읽기를 바란다. 어려서부터 그림책으로 시작해서 전래동화를 거쳐 위인전등을 읽힌다. 아이들이 글을 알기 전부터 무릎 위에 앉히고 즐겁게 책을 읽어 준다. 그런데 우리네 부모들은 대부분 아이들이 한글을 익힌 다음부터는 아이에게 스스로 책을 읽게 한다. 하지만 고학년이 되어도 책을 읽어주는 기회를 자주 가져야 한다. 부모가 책을 읽어준 아이는 학교나 학원에서 이해력이 월등히 앞선다. 부모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아이가 다른 사람의 말은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인 셈이다. 책을 읽어주거나 번갈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부모와의 대화가 이루어지고 모르는 것을 물어볼 수 있게 된다. 부모에게 모르는 것을 물어보는 습관은 학교에서 질문하는 습관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또한 부모가 먼저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 아이들은 공부하라고 방으로 몰아넣고서 부모들은 텔레비전을 시청한다면 어떤 아이가 책에 몰두할 수 있겠는가. 요즘 우리네 부모들은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 많지 않다. 하지만 그 시간에 아이들에게 보이는 부모의 모습은 어떤가. 독서는 아이들만의 몫이요 의무로 남아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루에 단 몇 분만이라도 아이들에게 즐거운 모습으로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 준다면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책으로 다가올 것이다. 아이가 읽어야 할 책을 먼저 읽고 자신의 느낌을 이야기해준다면 아이는 호기심어린 눈으로 책을 읽을 것이다. 책을 읽어라하기 전에 어떤 책을 읽고서 어느 부분이 정말 감동적이라고 아이의 등 뒤에서 말을 던진 후 거실의 한 구석에 탁 던져놓으면 아이는 스스로 책을 손에 잡게 될 것이다.
 요즘 아이들의 가장 큰 문제는 어휘력 부족이다. 책을 읽지 않기 때문에 오는 현상이다. 시험을 위해 암기식 공부를 하기에 앞서 폭 넓은 독서가 필요하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기에 앞서 아이들이 책을 읽고 싶도록 만드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시간이 되었는데도 껍질 밖으로 스스로 나오려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밖에서 껍질을 먼저 깨뜨린다면 병아리는 미숙아가 되고 만다.
 아이들이 스스로 책을 읽을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공부의 시작이다.
김정숙 기자  chindy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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