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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희의 세상살아가는 이야기> 걷다가 휘청거리다가 또 넘어지더라도 툴툴 털고 다시 일어나면
최 영 희
경북 보육교사 교육원 원장
주향 유치원·어린이집 이사장
2007년 07월 11일(수) 05:39 [경북중부신문]
 
 옛날에 한 인디언 노인이 사랑하는 손자에게 이야기하기를 “어느 날 할아비 마음속에 사는 늑대들이 싸우기 시작했단다. 늑대 두 마리가 싸우기 시작한 거야. 한 마리는 두려움, 분노, 시기심, 슬픔, 후회, 욕심, 오만함, 자기연민, 죄책감, 원한, 열등감, 거짓말, 자만심, 우쭐거림 그리고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는 녀석이었단다. 다른 한 녀석은 즐거움, 평화, 사랑, 희망, 나눔, 평온, 겸손, 친절함, 자비심, 우정, 동정, 너그러움, 진실과 공감 그리고 신념으로 가득하였단다. 너희들도 언젠가 어른이 되면 마음속에 사는 이 두 늑대가 싸울 때가 있을 거란다.” 손자가 이 이야기를 듣고 잠깐 생각을 하다가 할아버지에게 묻기를 “어떤 늑대가 이겼나요?” 할아비의 대답은 간단하였다. “그야 이 할아비가 먹이를 주는 쪽이지.”
 이 이야기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여러분들이 내면에 존재하는 갈등하는 두 마음 중 어느 쪽에 비중을 두느냐에 따라 삶의 질과 방향이 달라지고 세상을 향한 영향력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혹 자신에게 늘 불운만 따라 다닌다는 생각이 들고 어떠한 일을 해도 성공과 거리가 먼 상태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으며, 주목을 받지 못하고 타인으로부터 멸시와 천대를 받고 있다는 생각이 가득한가. 이 모든 것은 노인의 말 대로 자신이 먹이를 주고 있는 두려움과 분노, 시기와 욕심으로 가득 찬 늑대가 지나치게 자란 결과일 것이다.
 2007년 7월 7일 한 유치원에서는 7세 어린이들의 율동잔치가 있었다. 발표 당일 어린친구들은 강당에서 많은 눈들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들의 장기를 마음껏 발휘하였다. 이러한 자신감은 바로 부모님들이 자녀들에게 심어준 긍정적인 생각과 교사들의 칭찬이 아우러진 결과일 것이다. 이 날 발표회에서는 젊은 시절 미래에 대한 불투명과 진로에 대한 두려움들을 떨치고 이제는 사회의 책임자로 불혹의 나이에 접어든 후배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울산시립교향악단 부지휘자인 김 종규 선생으로 계명대학시절부터 폴란드의 유학시절까지 많은 시련을 거쳐 이제는 울산대학교의 교수로 울산지역 시민들의 클래식 음악 사랑을 위한 저변 확대에 수고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의 모습을 보면서 손자에게 들려준 할아버지의 늑대 이야기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종전에 울산 지역 시민들에게 클래식 음악은 고상하고 특별한 계층을 위한 것으로 여겨져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도 먼 당신과 같았다. 그러나 김 종규 선생이 시향을 탈바꿈하기 위한 운동을 전개하는 일환으로 클래식을 들고 서민들이 있는 구석구석을 찾아가면서 클래식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것이다.
 정기 연주회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중학교 그리고 길거리 요양원, 고아원, 노인정, 병원 등 지역에서 음악이 필요한 곳에 찾아가 연주와 더불어 클래식 음악에 대한 해설로 이해를 도우며 관객들 가운데서 한 사람을 선정하여 지휘도 해 보라고 한다는 것이다. 어려운 시간이 흘러 이제는 많은 시민들에게 사랑 받는 교향악단이 되었다는 것이다. 고전적인 음악을 자존심과 보수적인 색채로 도도하게 연주를 할 수도 있지만 이제는 한국 고유의 전통음악인 사물놀이와도 함께 어울리는 한마당을 만들어 시민들의 감성을 풍성하게 하며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관객을 외면한 연주가 아닌 함께 즐기며 이끌어주고 밀어주는 너와 나 그리고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 가기 위해 자신에게 쏟은 열정과 희생 그리고 어려움을 극복한 인고의 시간을 알기에 더욱 그가 자랑스러워 보였다. 난관이 닥칠 때 옆으로 밀려나지 않고 다시 일어나는 인생을 보았기 때문이다.
 필자가 외국에 갔다가 귀국하니 얼마 전 세상구경을 한 외손녀가 전과 다르게 눈을 맞추기도 하며 재롱을 부리고 손과 발을 쉴 사이 없이 움직이며 키가 부쩍 자란 것을 보았다. 태어나서는 보자기에 싸여 움직이지도 못하였는데 그렇다. 우리 인생의 첫걸음은 언제나 서툴고 어렵다. 미래가 불투명하며 미로와 같다. 그러나 교육을 전공하고 어린 친구들을 교육하면서 하나 배운 것이 있다. 어린 친구들은 넘어지고 머리를 찧고 무릎이 깨지고 그러면서 성장을 한다는 것이다. 세상이 어렵다고 하지만 도전해 보는 것이다. 걷다가 휘청거리다가 또 넘어지더라도 툴툴 털고 다시 일어나면 그만인 것이다. 이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비결이다.
 장마철 무더위 후덥지근한 날씨아래 보양탕과 삼계탕을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더 나은 미래와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위해 마음의 양식으로 먹어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돌아보고 자신에게 유익한 섭취를 한다면 허약해지기 쉬운 여름철 뿐 만이 아니라 인생의 폭염 속에서도 시원한 한 줄기 소나기와 그 뒤에 올 무지개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김정숙 기자  chindy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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