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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억불 수출과 서민의 현실
 보리고개를 살아온 세대들 대부분은 당황스럽기 짝이 없던 종례회의 악몽을 추억하고 있을 것이다. 이 시간이면 으례이 담임교사들은 학자금을 납입하지 못한 학생들의 명단을 거명했고, 한두번 거명했는데도 납A
2004년 02월 16일(월) 06:08 [경북중부신문]
 
 결국 아름다운 동심으로 부풀어 오를 마음 속에는 어느새 부모에 대한 원망이 서서히 자리잡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배은망덕으로까지 사태가 커지기 까지 했다.
 최근 구미지역 모 유치원 교사는 모 유치원생이 9개월치의 교육료와 급식비를 미납하자 가정을 방문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미 이혼한 아버지는 두아이를 어렵게 양육하고 있었고, 지갑에 있던 5만원을 전부 건네주면서 눈시울을 붉혔다고 한다.
 또 다른 유치원은 수년째 유치원을 잘 다니던 원생이 등원을 하지 않자 집에 연락을 했고, 이 집 역시 이혼한 아버지가 전국을 돌아드는 막노동을 해 경제적으로 유치원에 자녀를 보낼수 없었다는 것이다.
 파릇한 동심을 키우면서 자라야할 어린이들에게 큰 상처을 주지 않을까 심히 우려되지 않을수 없다. 이들은 어렵고 고단한 부모를 원망하다가 증오하게 될런지도 모른다.
 구미시는 200억불 수출을 기념하는 각종 이벤트를 하고 있다. 그러나 화려한 이벤트 뒤에는 이처럼 서글픈 일들이 숨겨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들에게 2백억불 수출이 가져다 준 결실은 가난과 눈물 뿐이었다. 월트컵 행사를 앞두고 거리의 노숙자를 집단 수용해 눈가림을 했던 과거의 치욕과 무슨 다름이 있겠는가. 민선자치는 말그대로 시민의 삶을 복되게 해주는데 목표와 취지를 두고 있다. 이를 어기면 민선행정은 역사적인 심판을 받게 되는 것이다.
 2백억불 수출이 이면에 숨겨진 불행, 1백불을 수출하더라도 어려운 서민과 호흡을 함께하면서 고통을 나누는 것이 진정한 민선자치이다. 어려운 사람에게 슬픔을 주고, 있는 사람에게 기쁨을 주는 이분법적 행정이라면 민선자치는 있으나마나 하다.
 이 기쁜 날에, 어린이들의 멍든 가슴을 바라보면서 보리고개 시절을 추억한다는 것 자체가 서글프다.
관리자 기자  seok@ikw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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