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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칼럼> 만 추(晩 秋)
2007년 11월 21일(수) 04:22 [경북중부신문]
 

ⓒ 중부신문
 살아 있다는 건 복된 일이다. 세상에 태어나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음은 진정으로 감사할 일이다. 2007년을 밝혀온 태양이 서서히 서산으로 기우는 입동절(立冬節)! 사계(四季)가 다 눈부시게 아름답지만 입동 무렵의 풍경은 독특하다. 우리의 시야를 꽃보다 아름답게 물들이는 단풍이며, 조금은 쓸쓸한 계절을 가려 텅빈 들녘 외진 곳에서 아쉽게 한들거리는 탐스러운 들국화며, 성근 햇살을 사이하여 섬섬한 몸짓으로 서걱이는 억새꽃 허허한 웃음 앞에 서면 할말을 잊는다. 봄·여름·가을을 걸어오면서 식물들은 말없이 자신의 내면세계를 가꾸어 와 저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한 해를 정리하고 있다.
 문을 열면 다가서는 푸나무들 앞에 서서 나를 돌아본다. 회년(回年)의 江을 건너도록 내 옷은 아직 물이 들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불어오는 바람 앞에 비우고 비운 뒤의 초탈한 웃음을 짓기에는 아직도 내 속에 자리잡고 있는 오욕칠정의 자리가 너무 견고하다. 지금 저 들녘에 피어 있는 들국화처럼 타인의 눈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만의 진한 향을 치기보다는 아직도 무향(無香)의 가화(假花)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초라한 내 모습이다.
 만추에는 배낭을 꾸려 산과 들로 나갈 일이다. 아름다운 풍경을 완상하고 감탄하는 가운데 육신에 묻은 때를 씻는 것도 참 소중한 일이지만 나의 옷, 나의 향기가 저들의 옷, 저들의 향기에 더 가까이 젖어들 수 있도록 내면을 비우고 맑히는 작업을 하고 올 일이다. 그래서 삶의 현장이 아름다운 단풍의 동네가 되고, 이웃에서 억새꽃 반짝이는 은발로 삶의 지혜를 일깨우는 큰 산 같은 분들을 존경하며, 비어 있는 들녘 외진 곳에서 진한 향을 치는 야국(野菊) 다발 같은 아이들의 웃음이 끊어지지 않게 해야겠다. 낮아진 마음으로 만추의 산을 오르면 거기에 비로소 경건이 있고, 지혜가 있고, 성실이 있고, 섭리에 대한 순응이 있다. 버림의 철학과 초탈한 웃음과 천년무변(千年無變)의 넉넉함을 배울 수가 있다.
 지금 대한민국은 ‘대선(大選)’ 바람 앞에서 혼돈 중이다. 가을산 단풍 빛보다 아름다운 말잔치가 도처에서 춤을 추고 있다. 당장이라도 대한민국을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만들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지어 서 있다. 그렇게만 해 준다면 우리는 참 행복한 나라요, 복 받은 겨레이다. 말로야 무엇인들 못하랴. 문제는 그네들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우리에게 보여준 행위와 치적과 생각들이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아름답고 신실한 모습이라야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가슴에 와 닿게 되는 것이다. 네가 살아야 내가 산다는 철학으로 일관해 온 사람이 win-win을 선창할 때 비로소 그 말이 설득력이 있는 것이지 너는 죽고 나만 살자고 행동해 온 사람, 사회주의를 실현하고자 혈안이 되었던 사람이 지금에 와서 win-win을 부르짖고 민주주의를 외친다 하여 그 말에 무슨 힘이 실리겠는가. 음험한 발톱을 감춘 채 겉만 번지르하게 포장한 말잔치는 대중을 향한 기만이요 사기일 뿐이다.
 만추의 산이 불타고 있다. 들국화 진한 향기가 우리의 몸 속속들이 스미는 계절이다. 비울 것 다 비우고 미련 없이 흔들리는 억새꽃 앞에서, 사는 게 무엇인지 되뇌어 볼 시간이다. 어떻게 사는 게 향기 진한 삶인지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냉정하게 돌아볼 시점이다.
 풍요의 계절은 부지런히 잡초를 뽑고 때 맞춰 시비(施肥)를 한 뒤에야 비로소 하늘로부터 받아 누리는 은총이니!
김정숙 기자  chindy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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