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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시론> P씨에게
이 강 룡
본 지 논 설 위 원
시    인
2008년 01월 30일(수) 04:42 [경북중부신문]
 
 친애하는 P씨! 동안도 안녕하신지요? 이역만리 타국 하늘 아래서도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가던 P씨를 생각하며 붓을 듭니다. 뉴질랜드를 방문한 짧은 기간 동안이었지만 그 나라의 정보를 소상히 이야기해 주셨던 것을 지금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지금도 감명 깊게 생각하는 것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호주는 이제 꽉 짜여져서 틈이 없지만 뉴질랜드는 아직 우리가 끼어들 틈이 적지 않다.”고 하면서 “지금 뉴질랜드에 교민이 3만여 명이 살고 있는데 크라이스트처치市에 10만 명만 교민이 들어온다면 단번에 크라이스트처치를 접수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하던 일입니다. 정말로 생각해 볼 만한 의견이었습니다.
 뉴질랜드와 같은 지상낙원에 그 나라 유수의 도시를 한국인이 지배한다는 일, 캔터베리 대평원을 비롯하여 아직은 빈 땅이 무한정으로 널려 있는 초원에 한국인처럼 부지런한 민족이 말뚝을 박고 개척을 시작하는 모습은 생각만 해도 얼마나 가슴 뿌듯한 일입니까?
 가도가도 끝없는 초원과 에메랄드 빛 투명한 물결이 출렁이는 호수, 그리고 더러는 만년설을 이고 줄지어 선 웅장한 산맥, 그 아름다운 빈 땅을 바라보며 나도 마음속으로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릅니다.
 잠시 잠깐 둘러본 내 머리 속에도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그 땅에 터 잡고 사는 P씨처럼 뜻있는 분이야 어찌 그런 생각이 들지 않겠습니까? 충분히 한 번쯤 검토해 볼 만한 의견이었습니다.
 다음으로 기억하는 것은 “죽어도 내 조국은 대한민국”이란 말이었습니다. “아무리 이 땅 뉴질랜드가 살기 좋은 곳이고, 여기서 우리가 대를 이어 살아간다 할지라도 우리의 모습은 한국인이며 우리의 핏줄 속에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는 것은 속이지 못할 진실”이라 하셨지요.
 그렇습니다. 아직은 뉴질랜드 안에서 일본인이나 중국인에 비하여 우리 교민은 수도 적을 뿐 아니라 활동 상황도 보잘 것이 없더군요. 그 와중에서도 더욱 안타까웠던 일은 우리 교민들을 현지에서는 ‘황금빛 모래알’이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은 내어놓으면, ‘5년 연속 전교 수석을 차지한 학생’, ‘뉴질랜드의 수종(樹種)을 개량하여 농림부 당국의 보배가 되어 있는 학자’ 등의 뛰어난 사람들이 적지 않지만 교민 상호간의 협동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데서 붙여진 별명이라지요. ‘나라를 떠나면 모두가 애국자가 된다.’는 말도 우리에게는 통하지 않는 말이던가요?
 그런 반면에 중국인은 ‘진흙’이라한다 하였지요. 개개인은 내어놓으면 뛰어난 사람 하나 없는데도 뭉치면 진흙처럼 대단한 응집력을 자랑한다는 것 아닙니까? 나라 안이 아니라 이역만리 타국에서도 우리의 그 모래알 기질이 그냥 살아 있다니 그저 통탄할 따름입니다.
 친애하는 P씨! 그런 가운데서도 세계 각국 인이 모인 그 땅에서 조금도 기죽지 아니하고 당당하게 “2등 하고는 못산다.”고 큰소리치며 씩씩하게 휘젓고 다니던 P씨의 모습을 떠올리면 그저 자랑스럽기만 합니다.
 새해가 밝았습니다. 뉴질랜드에는 이제 한여름이겠군요. 열심히 사시기 바랍니다.
 머잖은 앞날에 지구 저 편으로부터, 한국 교민 P씨가 성공하였다는 소식 듣기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김정숙 기자  chindy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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