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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책로 ♣
허 주
2004년 04월 19일(월) 03:32 [경북중부신문]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피는 꽃은 지기 마련이고, 역사의 무대에서 떠날 것 같은 사람도 역사의 중심으로 돌아올 때가 있다. 권력이 특히 그러하다.
 우리는 권력무상의 회한을 실감케 해준 사건의 하나로 우리 고장 출신의 허주 김윤환 전의원을 기억하고 있다.
 2000년 총선 공천에서 밀려난 허주의 배신감은 뼈아픈 비극이었다. 그것도 자신이 영입한 이회창씨로부터 하루아침에 배신을 당했으니, 겪는 고통이야 이루 헤아릴수조차 없었을 것이다.
 그 당시 본지와의 인터뷰 과정에서 전화선을 통해 들려오는 허주의 음성 속에는 애간장을 녹이는 회한의 슬픔이 마디마디마다 뿌리박혀 있었다. 그해 민국당을 만들어 재기를 노렸지만 결국 허주는 주저앉아야 했다.
 지난 해 11월말 시한부 인생 판정을 받고 귀국한 허주는 정치를 해보겠노라는 막내동생 김태환 당선자의 간곡한 청을 받아들이면서 건강만 허락한다면 선거기간 중에 선거구에도 내려갔노라고 약속까지 했다.  그러나 허주는 그해 12월15일 조여드는 생명의 한계를 더 이상 이겨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야 했다. 권력무상의 회한을 두고간 과제는 고스란히 김태환 당선자의 몫이었다.
 선거기간 내내 김태환 당선자의 표정은 늘 긴장일색이었고, 내면을 뜯어보면 서러움이 어렴풋이 배어나오기도 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뒤쳐지면서 당선에 대한 불안감, 형의 회한을 어떻게든 풀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그를 늘 옥조여 왔을 터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정치는 회한을 품었을 때 진실의 가치를 부여해 주지 않는다. 저 세상의 허주도 동생에게 회한을 가지고 복수의 칼을 갈아라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김태환 당선자는 이제 당선됨으로서 형의 회한을 풀어드렸다고 해도 무방할 듯 싶다.  이제 그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국회의원 김태환으로 거듭 태어나야 한다. 김윤환 동생 김태환이라는 꼬리표가 덜 회자될수록 그는 성공한 정치인이 되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허주의 바램일 것이다.
관리자 기자  seok@ikw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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