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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이땅의 가장들에게
2004년 06월 28일(월) 05:22 [경북중부신문]
 
 “나는 나는 죽어서 파랑새 되어 /푸른하늘 푸른들 / 날아다니며/ 푸른노래 푸른 울음 /울어 예으리”
 한평생을 문둥병 환자로 살다간 시인 한하운의 “파랑새” 전문이다. “ 아침에 일어나면 손가락 하나가 짤려 나가고, 또 자다가 일어나면 발가락 하나가 짤려 나가”는 육신의 죽음을 양지바른 남산 언덕에 묻을“만큼 한하운 시인은 절망 속에서 희망과 꿈을 노래한 시인이다. 죽어서도 꿈과 희망을 노래하는 시인이 되겠다는 ”푸른 노래“에 대한 낙관적인 인생관은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오늘의 가난한 가장들에게 경종을 준다고 하겠다.
 최근 어느 가장이 일가족과 함께 자신까지 세상을 접으려했던 사건이 사회의 화제가 됐었다. 불행중 다행으로 강물에 떨어진 여아는 세상을 떴지만, 부인은 간신히 생명을 구했다. 살아남은 가장에게 남은건 살인과 살인미수라는 법의 심판이었다. 수억원의 빚을 내고 채무독촉에 시달려온 고통스러운 가장의 고민이야 이해못할 바가 아니다. 하지만 죄없이 세상에 태어나 동심의 꿈을 키워나가던 딸에게 무슨 죄가 있겠는가.
 흔히 우리는 참기 힘든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죽음을 생각한다. 죽음이후 영혼의 세계 속에서 해답을 얻으려는 종교의 오랜 믿음을 무시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어쨋든 죽음은 영원히 세상과의 이별이라는 점에서 기막힌 결과를 가져다 주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삶의 가파른 벼랑에 서서 죽음을 생각하고 있을 이땅의 가난한 가장들에게 죽으려면, 죽을만큼 열심히, 집요하게 살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문둥병으로 죽어가면서도 희망을 노래한 한하운 시인의 노래를 가슴가슴마다 묻고, 그곳으로부터 푸른 꿈, 푸른 희망이 새싹을 풀어올리도록 인식을 바꿔보자.
관리자 기자  seok@ikw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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