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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 뒤풀이 문화, 또 그냥 넘어갈 것인가?
2010년 03월 09일(화) 03:12 [경북중부신문]
 

ⓒ 중부신문
 청소년들의 ‘졸업식 알몸 뒤풀이’라는 회오리바람이 한바탕 불고 지나갔다.
 이 사안 역시 우리의 특성인 냄비 근성으로 반짝하다가 그만두어서는 결코 안 된다는 걱정에서 다시 문제를 제기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한 가지 이슈가 일어나면 금방이라도 지구가 깨어질 듯이 발끈하다가도 그 고비가 넘어가면 또 언제 그랬더냐는 듯이 평온을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만큼은 결코 그렇게 넘어가서는 안 된다. 언제까지 저들의 연중행사를 일과성 문제로 보고 있기를 되풀이하고만 있을 것인가.
 광복 이후 60여 년을 흘러오는 동안 졸업식 뒤풀이 문화도 여러 가지로 변모를 거듭해 왔다. ’50년대 초엔 모교를 떠나기가 아쉬워 졸업식장은 울음바다가 되는 것이 예사였다.
 그 순수하던 졸업식 문화에 반하여, 학교에 대하여 좋지 않은 감정을 가졌던 일부 졸업생들이 자기가 앉던 책걸상을 파손하기 시작한 것이 파괴의 모습으로 바뀌는 출발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당시에는 남학생들이 자기가 쓰던 모자를 일자로 찢어서 버리는 것이 고작이었으나, 후배들이 그것을 재봉틀로 기워 다시 쓰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새 모자를 구입해도 일부러 면도날로 그어서 쓰는 모습도 유행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언제부터인가 국적 없는 밀가루 뒤집어씌우기와 계란 세례 풍경이 연출되어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고, 지금도 이 풍경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청소년들의 모습은 점점 난폭하고도 말초적인 쪽으로 기울어서 이제는 금품을 갈취하고 남의 몸에 상해를 입히며, 알몸으로 벌을 씌우는 등 입에 올리기조차 민망한 행태로까지 와 버렸다. “왜 그랬느냐”고 다그치니 “내가 당했으니 후배에게도 당한 대로 해 주는 우리학교의 전통”이라 했다 한다. 전통은 계승할 가치가 있는 미풍양속이요, 고치고 버려야할 행동은 인습이다. 저들은 지금 ‘인습’을 ‘전통’으로 오인하고 그대로 아니 더욱 잔인하게 발전시켜 나아가고 있다.
 저들의 행위에 대하여 범법 사실들은 법에 의해서 처벌을 해야 마땅하나 중요한 것은 처벌하는 것으로 능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먼저 청소년들이 이렇게 삐뚤어진 졸업식 문화를 연출하게 된 데는 물론 일차적으로 그들에게 책임이 있는 것은 말할 여지가 없지만 그들 문화의 거울에 우리 기성세대의 모습도 함께 비춰 보아야 하리라 생각한다.
 생활 문화는 스스로 창출하는 것도 있지만 거의 모든 것이 이미 보고 듣고 생활해 온 것 위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들의 눈에 비친 기성의 모습이 결코 바람직하지 못했던 것은 어떤 것인지 우리가 먼저 반성하고 고치는 것이 선결 문제라고 생각해 보는 것이다.
 다음으로 건전한 졸업식 문화의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
 무슨 일이든지 대안 없이 무조건 안 된다는 윽박지름 같이 무모하고도 어리석은 해결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학교 현장과 교육행정 당국은 지금 당장 내년의 졸업식에서는 결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아니하도록 심각하게 고민할 것을 주문한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
 교육은 일조일석의 즉석 땜질로 되는 것이 아니니 지금부터 면밀한 계획을 세우고 대비해도 결코 빠르지 않다. 교육기관은 물론이고 사회가 교육력을 총동원하여 내년 졸업식에서는 학교마다 기발하고도 발랄한 졸업식의 모습, 국민이 걱정 없이 바라보는 희망찬 졸업식을 맞게 되기를 기대한다.
남민정 기자  day@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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