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종합 속보 정치 구미1 구미2 김천 칠곡 공단.경제 교육 사회 행사 이슈&이슈 문화 새의자 인물동정 화제의 인물 기관/단체 사설 칼럼 기고 독자제언 중부시론 기획보도 동영상뉴스 돌발영상 포토뉴스 카메라고발 공지사항 법률상식
최종편집:2026-04-23 오후 02:20:27
전체기사
커뮤니티
공지사항
뉴스 > 칼럼 +크기 | -작게 | 이메일 | 프린트
[중부시론] 울지 마, 톤즈
2011년 02월 22일(화) 01:46 [경북중부신문]
 

ⓒ 중부신문
 사람이 사람이 참/저렇게도 사는구나/있는 건 없는 것뿐/먹고 입고 신는 것 모두/아, 거기 발가락 하나/남은 것이 있구나//
 사랑은 주는 거라 너무 쉽게 말했구나/어떻게 줄 것인지 생각도 없이 짖었구나/사랑은 가슴에 심어 눈물로나 크는 걸//
 그렇구나 사람이 백 년을 산다 해도/사는 게 무엇이리/살아 무슨 소용이리/봄 한 철 부신 모습으로 피었다 진 꽃이여//
 얼마를 살았는지 묻지 말자. 부끄럽다/먼 시간에 기대면 십 년이나 백 년이나/어떻게 살아야 하리/내게 묻는 저 화두(話頭)// (졸시,「울지 마, 톤즈」전문)

 지난해 연말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때때로 온 국민의 눈시울을 시리게 하는 분이 있다. 고 이태석 신부! 그는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다시 신학을 공부하여 사제(司祭)가 되고 아프리카 수단의 ‘톤즈’ 지방으로 가서 빈곤과 무지와 질병, 그 중에서도 한센 병 퇴치를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이다 2010.1.14. 48세의 꽃다운 나이로 타계했다.
 열사의 땅 아프리카에서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하여 동분서주하느라 정작 의사인 자신의 몸속에 불치의 종양이 자라는 것은 알지 못했다. 검진이라도 한 번 받아 보라는 권유를 이기지 못해 기계 앞에 섰는데 그 결과가 바로 돌이킬 수 없는 종언(終焉)의 선고가 되었음이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한 집안의 기둥이요 희망으로 총망 받던 그가 이 땅에서 일가의 보장된 행복을 마다하고 굳이 사제의 길을 선택하고 거기서 또 한 걸음 더 나아가 아프리카 오지로 떠나겠다고 했을 때 그의 가족들, 특히 그 어머니의 심사가 어떠했을까. 고난의 길을 기꺼이 선택한 사제 자신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그의 선택을 마침내 승인한 어머니 또한 보통의 어머니는 아니다.
 그의 일대기 영화 ‘울지 마, 톤즈’를 보면서, 아직도 눈물을 감추지 못하는 어머니의 체읍(涕泣)을 보면서 필자 또한 얼마나 눈시울을 적셨는지 모른다. 어버이의 주검은 산으로 모시지만 자식의 주검은 가슴에 묻는다던가.
 그러나 그의 꽃 같은 죽음은 결코 외롭지만은 않았다. 그의 거룩한 소천(召天)을 안타까워하며 발을 구르는 사람들은 비단 그 가족과 친지만이 아니었다. 대한민국이 함께 울고, 바다 건너 이역만리 피부의 색깔이 다른 아프리카 수단에서도 뜨거운 눈물로 그와의 사별(死別)을 서러워했다.
 그들은 복받치는 설움에 고인에 대한 회고의 인터뷰를 끝내지 못했다. 말을 잇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리는 그들의 모습에서 생전에 고인의 살신성인하던 일단이나마 볼 수가 있었다. 그는 무지를 깨우치기 위하여 학교를 짓고 스스로 교사의 역할까지 겸했다. 수학을 가르치는 한편 틈틈이 음악을 공부하여 브라스 밴드 부를 조직하고 지도하므로 불모의 땅에 희망의 나무를 심고 물을 주어 가꾸었다. 무수한 환자를 치료하기 위하여 병원을 짓는가 하면 거기에 수반되는 모든 시설을 발로 뛰어 조달했다.
 털털거리는 앰뷸런스를 타고 오지 마을들을 누비면서, 특히 모든 사람들이 꺼리는 한센 병 환자들의 마을을 찾아가 그들의 친구가 되어 주고 옷가지를 구해다 입히며 환부를 치료했다. 발가락이 문드러지고 손이 돌아가고 얼굴이 얼굴이 아닌, 그 위에 먹을 것조차 없는 처참한 마을에서 그는 외로운 천사의 역할을 자임(自任)했다.
 그는 48년의 짧은 삶을 이렇게 마감했다. 그를 향한 하나님의 섭리는 무엇이었을까. 그와 동역하던 외국인 신부는 “내 나이 칠십인데 하나님은 나를 불러 가시지 왜 할일 많은 이태석 신부를 데려가셨는지 모르겠다. 진정으로 내가 이태석 신부의 길을 대신 가고 싶다.”고 탄식했다. 우리는 알 수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 땅에서 80년을 살았느니 100년을 살았느니 하는 것들이 모두 부질없는 인간의 생각이란 것이다.
 무한대의 시간 위에 올려놓고 보면 10년을 사나 100년을 사나 똑같이 하나의 점에 불과하다. 점 하나를 놓고 인간은 80년이니 100년이니를 계산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님의 계산법은 인간을 이 땅에 보내실 때 당신이 주문하신 일을 얼마나 완수했는가를 보시는 것 같다. 하나님의 눈으로 보면 이태석 신부의 수명은 당신께서 주문하신 일을 성실히 수행했으니 범인(凡人)의 100년 보다 훨씬 길지도 모른다.
 그의 삶의 모습을 보면서 문득 나이가 얼마냐를 묻는 일이 부끄럽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주변을 돌아보면 30년 40년을 살아도 80년 100년을 산 사람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하고 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문제의 초점은 ‘얼마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에 있는 것 같다.
 사지 육신이 멀쩡한 채로 빈둥거리는 삶이 어찌 삶이라 할 것인가. 병상에 누워서 아무 하는 일 없이 숨만 쉬는 삶이 어디 삶이라 할 수 있겠는가.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 인간의 목숨이니 어찌할 수야 없지만, 요즘 와서 부쩍 태어나는 복보다 죽는 복을 잘 타고 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생각이 절실하다. 가족을 위하여 이웃을 위하여 사회를 위하여 기여할 것 없게 되는 날까지 건강하게 살다가 옆 사람에게 부담 주지 아니하고 깨끗하게 가는 일이야말로 노년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복이 아닐까. 그런 복을 주시기를 기도하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이제 그는 갔다. 붉은 동백이 한 생을 열정적으로 타다가 자기의 소임을 다한 어느 날 갑자기 통꽃으로 툭툭 떨어지듯이 고인은 짧은 봄 한 시절을 아름답게 피었다가 아름답게 졌다. 우리 사는 세상을 더욱 아름답게 가꿀 일은 산 자의 몫으로 남기고 그는 먼 여행을 떠났다.
 고 이태석 신부와의 이별 또한 한국인 특유의 냄비 기질로 잠시 그의 행적을 기리고 ‘감동 대상’을 수여하며 들썩이다가 그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꽃처럼 살다가 꽃처럼 떠난 그를 생각하며 우리 사는 세상을 더욱 풍요로운 모습으로 만들기 위해 내 주변부터 먼저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듬어 가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변화되는 생활이 그의 꽃다운 삶을 잊지 않고 기리는 출발점이 아닐까.
남민정 기자  day@nate.com
“새 감각 바른 언론”
- Copyrights ⓒ경북중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경북중부신문 기사목록  |  기사제공 : 경북중부신문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구미시, 관외 대학생 통학비 연
김락환 한국교통장애인협회 회장,
정희용 의원, “후보자에 대한
칠곡군, 공공부문 에너지 절감
국민의힘 구미시을, 기초의원 공
구미교육지원청, 현장체험학습 안
칠곡군, 제11회 장애인의 날
석적읍 황간흑염소, 어르신 건강
국립청소년해양센터, 청송지역 청
칠곡군, 공모사업·국가투자예산사
최신뉴스
 
칠곡군,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
국립청소년해양센터, 청송지역 청
구미대 축구부, 프로리그 6명
김락환 한국교통장애인협회 회장,
「2026 구미지역발전 세미나」
국립금오공대, ‘2026 KIT
박세채 구미시의원, 제295회
구미시의회 제295회 임시회 폐
국립금오공대 강소특구육성사업단,
경북보건대학교, 중간고사 맞아
칠곡군, 제11회 장애인의 날
칠곡군, 공공부문 에너지 절감
정희용 의원, “후보자에 대한
국민의힘 구미시을, 기초의원 공
구미대, ‘코스프레경연대회 &
칠곡군, 공모사업·국가투자예산사
"구미, 제2의 반도체 혁명으로
석적읍 황간흑염소, 어르신 건강
구미교육지원청, 현장체험학습 안
구미시, 관외 대학생 통학비 연


회사소개     광고문의     제휴문의     이메일주소 무단수집 거부     개인정보취급방침     찾아오시는 길     청소년보호정책     구독신청     기사제보
 상호: 경북중부신문 / 사업자등록번호: 513-81-30450 / 주소: 경북 구미시 송원서로 2길 19 / 발행인.편집인: 김락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임주석
mail: scent1228@naver.com / Tel: 054-453-8111,8151 / Fax : 054-453-1349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아00367 / 등록일 : 2015년 5월 27일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