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째 접어든 대구취수원 구미이전 반대운동의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구취수원 구미이전 구미시범시민반대추진위원회(반추위) 임원 10여명은 지난 3일 김재홍 구미부시장, 담당 공무원들과 함께 기획재정부로부터 용역을 수행 중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을 방문했다. 이날 방문의 성과는 그동안 구미시 담당공무원들이 공들여 만든 면밀한 자료를 근거로 집중 제기한 수량 부족 문제에 대해 KDI가 고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데 대해 다들 공감했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KDI가 대구취수원 구미이전이 타당성 없다고 보고할 것으로 안이하게 믿을 상황은 아니다.
◇ 국토부 상대로 국면전환, 경북도가 전면에 나서야
KDI는 이날 반추위 임원들에게 용역을 마무리해 정리하는 단계이며, 3월 말에 기획재정부에 보고한다고 답변했다. 이제 물 수지 분석 자료를 근거로 물 부족 허점을 집중 부각하는 한편, 판을 크게 확대하는 게 시급한 시점이다. 기재부로 넘어가면 발주처인 국토부와 기재부 간의 정치적 판단과 조율이 관건이 되고 국토부를 상대로 하는 국면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국토부를 상대로 하는 반대운동은 구미시 차원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진주시-경남도’처럼 경북도를 반대운동의 전면에 내세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진주 남강댐을 높이는 용수증대사업을 통해 부산시 대체식수원으로 사용하겠다는 국토부의 발표에 대해 진주시를 비롯한 서부 경남 주민들이 “물 폭탄을 이고 살 수 없다”며 들고 일어났고, 지금은 경남도가 전면에 나서서 부산시와 국토부를 상대로 대응하고 있다.
◇ ‘인공습지 1급수 공급’ 경남도처럼,
대안 제시 반대운동으로 전환해야
반추위는 경북도를 끌어들이는 한편, 경남도처럼 대안을 제시하는 반대운동으로 전환해야 한다. 반추위는 지금까지 구미시민 총궐기대회를 하겠다는 등 일방적인 반대운동 기조만 유지했다.
그에 비해 경남도는 연초부터 산하 경남발전연구원을 동원해 ‘인공 습지 1급수’를 만들어 부산시에 공급하겠다는 ‘경남-부산 상생 대안’을 만들었고, 해외엔 사례가 있지만 국내에선 전례가 없는 경남도의 예상치 못한 카드에 부산시는 다시 ‘인공 습지 1급수’의 타당성에 대한 용역을 의뢰하는 등 부산시가 당혹스런 상황에 빠졌다.
경남도의 인공습지는 1,000만㎡(300만평) 규모에 추정사업비 3천억원∼1조원, 재원은 정부와 경남·부산·울산 공동출자 방안이다.
필자는 KDI 면담에서 경남도의 사례 보도기사와 경남도와 같은 기조의 구미경실련 성명서 를 전달했고, 내려오는 길에 경북도를 끌어들이는 문제와 반추위 위원들의 경남도 벤치마킹 현장 방문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반추위는 오는 25일 인공습지 조성에 대한 경남도 관계자의 의견 청취, 창원시의 인공여과수 취수시설 견학을 위해 창원을 방문키로 했다.
특히, 경북도를 끌어들이기 위한 설득 작업에 앞서서 반추위 위원들의 이론 무장을 위해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경남발전연구원 주최로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남강댐물 공급요청에 따른 인공습지 1급수 제공 포럼’이라는 장시간 토론회에 다수의 반추위 위원들이 참석하기로 했다. 투쟁하는 반추위, 공부하는 반추위, 대안 제시하는 반추위로 가자는 것이다.
대략 하루 80만톤 가까이 취수하고 있는 대구시는 30만톤을 운문댐·가창댐·공산댐에서 공급받고, 50만톤은 강정취수장에서 낙동강물을 사용하고 있다. 2009년 1,4-다이옥산 수질오염사고 당시 대구시는 낙동강물 취수량을 줄이는 대신 운문댐의 취수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무난하게 위기관리 대응을 한 바 있다.
작년 11월 구미경실련 성명서의 요지가 바로 강변여과수 등 안전한 대체 취수원을 늘리는 방식으로 낙동강 취수량을 줄여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게 되면 취수원을 구미로 이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대구시가 평상시에도 낙동강물보다 4배 이상 비싼 운문댐물의 사용을 최소화하고 있는 것처럼, 평상시에는 값싼 낙동강물을 사용하고 비상시에 사용할 대체 취수원 개발에 나서면 지난 2009년 1,4-다이옥산 수질오염사고 때처럼 유사시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09년 환경부 용역에서도 강정취수장 건너편 고령군 낙동강변에 하루 5만톤의 강변여과수 취수가 가능하다는 보고가 나왔다. 여기에다 경남도처럼 낙동강변에 인공습지를 조성해 1급수를 취수한다면 더 이상 무엇이 문제이고, 구미로 이전할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가창댐의 하루 취수량이 3∼4만톤인데, 그에 견주어 볼 때 민원이 거의 없는 강변여과수 하루 5만톤은 대단한 대안인데도 불구하고 이를 가볍게 보고 있는 대구시의 태도가 근본 문제이다.
◇ 경남-경북 연대, 국토부 압박 극대화 꾀해야
남강댐물을 부산시가 사용하겠다는 것과 낙동강 구미지점 물을 대구시가 사용하겠다는 것은 광역취수원으로의 전환이라는 국토부의 같은 사업의 일환이다. 따라서 구미 반추위가 발 빠르게 움직여 경북도가 전면에 나서고, 경남과 경북이 연대한다면 국토부는 매우 당혹스러울 것이다. 경남은 백지화하고 경북은 안 되거나, 경북은 백지화하고 경남은 안 되는 것은 말이 안 될 것이고, 두 거대 광역지자체와 동시에 장기간 갈등하기엔 국토부로선 큰 부담일 것이다. 거기다 일리가 있고, 외국에 사례가 많은 대안까지 제시한다면 국토부로선 그야말로 진퇴양난에 빠질 것이다.
반추위는 창원 방문 직후에 경남도와 같은 ‘구미-대구 상생 대안’을 대구시에 제안하는 성명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곧바로 김관용 도지사 면담을 통해 경북도가 전면에 나설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나아가 ‘경남-경북 연대’를 통해 국토부 압박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꾀해야 할 것이다
남민정 기자 day@nate.com “새 감각 바른 언론” - Copyrights ⓒ경북중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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