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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영령의 길 - 대한민국의 길
이강룡
본지 논설위원, 시인
2011년 06월 14일(화) 12:59 [경북중부신문]
 

ⓒ 중부신문
 지난달에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를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중국에는 그들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상징하는 도시가 있다.
 서안이 중국의 과거라면 베이징은 현재요 상하이는 그 미래라 일컫는다. 108층의 초고층 빌딩이 솟아 있고, 바로 그 옆에는 지금 118층의 빌딩이 올라가고 있는 중이다. 상하이의 상징인 전망대 ‘동방명주(東方明珠)’에 올라가면 움직이는 상하이 시가를 한 눈에 조감할 수 있다.
 그 이름처럼 황색 물이 흐르고 있는 황포강(黃浦江)에는 수심이 깊은 만큼 초대형 유람선과 화물선이 쉴 새 없이 오르내리고 있고, 강 건너편 와이탄 지구에는 고색창연한 서구식 건물의 대열이 유럽 어느 거리로 생각할 만큼 이채롭다. 아름다운 야경(夜景)을 위하여 국가에서 전기료를 지원하고 있으며 세계 각국 굴지의 대기업들의 사무실이 초고층 빌딩 안에 자리 잡고 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로 사용했던 건물은 상하이에서도 중심가에 위치하고 있다. 당연히 재개발을 해야 할 곳이지만 임시정부 청사로 사용했던 이 건물 때문에 이 지역 개발을 유보하고 있다니 중국 정부의 배려에 경의를 표하면서도, 우리 대통령을 불러놓고 김정일을 동시에 불러들이는 저들의 속내는 헤아릴 수가 없는 일이다. 근대식 석고문(石庫門) 구조로 지은 청사 안으로 들어가면 당시에 요인들이 사용했던 집기들을 통하여 7년 간 공무 활동을 집행했던 당시의 활동 모습의 일단을 짐작할 수 있다.
 올해는 임시정부가 수립된 지 92주년,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61주년을 맞는 해이다. 유월은 호국영령들이 걸었던 길을 생각하고 그들의 정신을 기리며,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이 어느 길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는 달이다.
 그들은 무엇을 위하여 소중한 목숨을 기꺼이 바쳤으며, 누구를 위하여 이역만리에서 피눈물을 흘리며 스스로 고초를 감내했던가. 그들이 자나 깨나 염원했던 조국의 모습은 어떤 모습이었던가. 적지 않은 세월이 흐른 지금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우리는 지금 어떤 길을 선택하여 달려가고 있는가. 달려가야 하는가. 유월을 맞으면서 우리는 영령들 앞에서 엄숙하게, 그리고 진지하게 물어 봐야 하고 다짐해야 한다.
 엊그제는 현역 장교들이 북의 체제를 옹호하는 글을 올리고 김정일에게 충성맹세를 바치는가 하면, 아예 종북 이념에 심취한 정당인, 법조인, 종교인, 교육자들이 마음 내키는 대로 사회주의를 찬양해도 거리낌 없을 정도로 지금 우리는 표현의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 도리어 반공을 입 밖에 내었다가는 당장 ‘꼴통’으로 치부되는 세상이다. 문제는 북의 인권에 대하여는 침묵하고, 북의 체제를 찬양하는 사람들에게도 정작 ‘당신은 그 빛나는 당신의 조국으로 가서 살면 어떠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하나 같이 손사래를 치고 있다는 것이다.
 유월을 맞으면서 우리 모두 호국영령 앞에 다시 한 번 엄숙해지자. 자신 앞에 솔직해지자. 당신들의 핏값으로 오늘 우리가 자유를 누리고 있노라고 고백하며 감사하자. 영령들이 그토록 염원했던 자유와 평화를 온몸으로 누리면서 그분들의 넋 앞에 부끄러운 모습, 부끄러웠던 생각을 정리하고 미망(迷妄)의 깊은 늪으로부터 분연히 탈출하자. 그것이 유월을 맞는 의미이며 그분들의 길이요, 대한민국의 길이다.
남민정 기자  day@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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