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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이트] “어려운 후배들을 위해 써 주세요”
힘들게 모아 어려운 학우 위해 장학금
구미1대학 특수보육과 김진혜 씨
10년간 어려운 이웃과 후배들 돌봐
2011년 11월 29일(화) 01:39 [경북중부신문]
 

ⓒ 중부신문
▲ 김진혜씨(사진 왼쪽)와 시옥진 교수가 사제의 아름다운 동행으로 훈훈한 미담을 낳고 있다.

 ‘주경야독’을 하며 힘들게 모아 어려운 후배들을 돕겠다고 나선 구미1대학의 김진혜씨(특수보육과 2년)의 숨겨진 사연이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18일 김 씨가 같은 학과에서 어렵게 공부하는 후배들을 위해 써달라며 2백만원을 학교에 기부한 것이다. 처음에는 남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다는 게 김씨의 생각이었지만 지도교수인 시옥진 학과장(특수보육과)의 ‘아름다운 이야기다’‘너무 감동적인 사연이어서 학생들과 나누어야 한다’며 자선내용을 학생들에게 알렸다.
 김 씨의 숨겨진 미담은 자신을 끝없이 나누어가는 삶의 방식, 즉 ‘나눔의 미학’이라는데 그 감동을 담고 있다. 김 씨의 아름다운 나눔은 약 10년 전인 경북 상주시 상산전자공고 3학년 때 구미의 LG디스플레이에 입사하는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생활의 여유가 없던터라 사내 기숙사에 지내며 어린나이에 쉽지 않은 4조3교대로 근무하며 스스로의 자린고비 생활을 시작했다. 예쁜 옷이나 외모를 꾸미는데 한창 신경 쓸 나이였지만 김 씨에겐 뚜렸한 목표가 있었기에 아예 그런 것에는 관심을 두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고 한다. 외출할 옷이나 구두가 마땅치 않을 때는 기숙사 선배나 주위에 빌려 입는 것이 습관이 되었고, 마음에 드는 것을 보면 사고 싶은 욕심이 생길까봐 스스로에게 ‘쇼핑금지’를 선언하기도 했단다.
 회사에서 나오는 보너스는 한푼도 손대지 않고 모두 저축했고, 월급을 받으면 계획한 저축을 먼저하고 남은 생활비를 다시 쪼개어 2개월로 나눠썼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다음 달에는 더 많이 저축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김 씨는 이렇게 저축한 돈을 그냥 놓아두진 않았다. 그때부터 상주보육원을 찾아가 해마다 2백만원 씩을 기부해오며 지금까지 주말이나 휴가를 이용해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사내에서는 동아리 모임인 태사모(태권도를 사랑하는 모임)에서 좋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복지시설과 연결시켜주기도 하고 동료들의 기부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또한 사내 여자축구팀과 풋볼팀에서 주장을 맡아 매년 2회 열리는 체육대회에서 받은 상금을 보육원에 기부하기도 한다.
 김 씨는 복지시설에 기부와 봉사만을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어떻게 하면 어려운 이웃을 보다 잘 도울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지난해 구미1대학 특수보육과에 입학했다.
 LG디스플레이에 있는 사내대학에서 근무 후에 수업을 듣기 시작했고, 동료 학우들이 시간에 쫓겨 식사를 거르는 것을 보고는 안타까운 마음에 직접 간식거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기숙사에서 전세방으로 옮긴 김 씨는 혼자 살림살이에는 필요 없는 큰 솥을 구입해 20인분의 고구마를 삶아오거나 빵을 준비해 학우들과 나눠 먹었다. 그렇게 김 씨는 자신의 마음까지 남김없이 주변에 나눠주고 있었던 것이다.
 학교 생활도 모범적이다. 수업에 결석 한번이 없었고 학점도 평균 4점이 넘는 우수한 학생이다. 여기에 학교생활에서도 남다른 솔선수범을 보이며 교수들과 학우들의 사랑을 독차지할 정도라고 한다. 축제 기간에는 주막집에서 3일 내내 설거지를 도맡아 손이 부르트도록 묵묵히 일만 해 학우들의 귀감이 되었다.
 ‘세상은 더불어 사는 공동체’라는 가치관을 가졌다는 김 씨. 구미1대학 특수보육과에 들어와 좋은 교수님들을 만나 자신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었다며 자신의 진학이 옳았음을 뿌듯해한다. “졸업 후에는 사회복지사로 복지시설에서 상담지도와 봉사활동으로 평생을 살겠다”는 것이 김 씨의 소박한 꿈이다.
 “잠이 부족한게 힘들어요, 그래서 더욱 아파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조금만 몸이 이상하면 병원으로 달려가요.” 근무와 학업, 봉사활동과 동료, 학우들을 챙기다 보면 늘 잠이 부족하다는 김씨. 그렇기에 감기 기운이 있거나 조금만 몸이 불편해도 병원으로 달려간다고 한다. 자신이 아프면 주변을 위해 아무것도 못하기 때문이다.
 결혼에 대한 질문에는 ‘가정적이고 신념이 뚜렷하고 부지런한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다’며 이상형도 조심스레 밝혔다. “그동안 많지는 않지만 결혼자금도 마련해 놓았다”는 김 씨는 “때가 되면 좋은 사람도 만날 수 있겠죠”라며 수줍게 웃었다.
 김 씨에 대해 시옥진 지도교수는 특수보육과의 ‘상징적 학생’이라고 서슴없이 표현한다. “학생들을 가르치며 오히려 배우고 있어요. 이런 아름다운 천사가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바이러스가 세상에 널리 전해질 것”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시 교수는 “늘 잠이 부족하다고 하면서도 좋은 일을 더 할 곳이 없는지 물어온다”며 “조만간 다문화가정의 한글교사 봉사를 새롭게 시작하기로 했다”고 귀뜸한다.
 “교수님, 요즘 무소유에 대해 생각을 하게 돼요. 개강 첫날 말씀하신 ‘무소유’에 대한 강의를 듣고 완전한 정의를 갖게 되었습니다. 아무것도 갖지 말라가 아니라 갖지 않아도 될 것은 나눠야 한다는 거겠죠. 그래서 쉼없이 나눌 수 있는 것을 찾아보려고 해요” 사제간의 소담스런 대화가 늦가을 찬바람에 따뜻한 온기를 담아 캠퍼스에 잔잔히 퍼져가고 있었다.
정재훈 기자 gamum10@hanmail.net
남민정 기자  day@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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