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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U턴 →‘살자’
이강룡 시인
본지 논설위원
2011년 10월 25일(화) 01:25 [경북중부신문]
 

ⓒ 중부신문
 보건복지부 2009년의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자살자 수는 한 해 동안 15,413명으로 하루 평균 42.2명이다. 매 34분마다 1명이 스스로 생명을 끊고 있는 셈이다.
 이 숫자는 전년 대비 19.9%가, 10년 전 대비 118.4%가 증가한 숫자이다. 특히 10-30대의 젊은이의 사망 원인은 1위가 자살자이며. 40-50대에서도 ‘암’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근년에는 80세 이상의 노인 자살률도 급증하여 최근 10년 새에 5배나 증가하고 있다 한다.
 이 숫자는 OECD 국가 중 단연 1위로서 참으로 부끄러운 수치이다. 수많은 자살 자 가운데는 사회적 명망이 높은 분도 있고, 우리에게 행복을 전해주던 연예인도 있었다. 몇 해 전에는 행복 전도사로 자처하던 ○○○ 여사가 부부 동반자살이란 막다른 선택을 함으로써 우리를 놀라게 했던 일이 있으며, 불과 며칠 전에도 ○○은행장이 자살로 삶을 마감하여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자살로 삶을 마감하자면 얼마나 큰 고초가 있었겠는가.
 태산 같이 밀려오는 근심의 짐, 슬픔의 짐 앞에서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는 절망감이 온몸을 엄습해 올 때 마침내 ‘자살’이란 극단적 방법밖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을 것이다.
 필자는 지나치게 이상주의에 치우친 사람은 아니다. 하더라도 ‘자살’이란 단어를 뒤집으면 ‘살자’가 되듯이 소중한 생명을 끊기 전에 그 직전 잠시 동안 호흡을 추스르며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으면 어떨까. 사실 인생을 까놓고 보면 뭐 그리 행복하기만 하겠는가. 다른 사람이 볼 때는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도 그 속에 들어가 보면 필부필부와 오십보 백보다. 그래서 저마다 ‘못 살겠다’, ‘죽겠다’를 연발하는 것이다. 하여, 예수 그리스도는 40일의 금식 끝에 죄 많은 세상 너머에 있는 천국을 소개했고, 석가모니는 설산에서의 고행 끝에 보리수나무 밑에서 각도(覺道)하여 오욕칠정, 생로병사의 고통이 없는 열반의 세계를 소개했다.
 우리나라는 지금 걸핏하면 무슨무슨 세계 대회, 국제대회들을 개최?주제하고 있으며, 경제 규모는 지금 세계 200여 국가 가운데 10위권을 넘나들고 있다. 단군 이래 볼 수 없었던 발전이다. 60여 년 전 전쟁의 잿더미 위에서 세계에서도 가장 피폐했던 나라가 지금은 한강의 기적을 이뤄 낸 국가라고 칭송을 받고 있다.
 그러면 과연 국가적 ‘행복 지수’ 또한 이에 걸맞게 성장해 있는가. 미안하게도 거기에 대한 대답은 아직 부정적이다. 영국 NEF의 통계에 의하면 어린이 청소년의 행복 지수는 OECD 회원 국가 중 최하위권이며, 세계 전체 국가 중 행복 지수는 68위를 기록하고 있다.
 언젠가부터 우리는 나보다 잘사는 이웃의 모습을 눈뜨고 보지 못하게 되었고, 입으로는 상생(相生)을 외치면서도 행위로는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는 이기주의가 팽배하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교육의 현장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다. 자나 깨나 1등만 강요하는 부모, 극심한 입시 경쟁, 졸업하고 나면 또다시 벌어지는 취업전쟁, 이 살벌한 현실에서 살아남자면 남을 밟고 일어서지 않으면 내가 밟히고 만다는 강박관념이 우리 젊은이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혁명을 일으켜야 한다. 요즈음 선거와 함께 다시 일어서고 있는 진보와 보수, 자유민주주의과 사회주의 등, 자기나 자기가 속한 집단의 이념을 실현시키기 위한 혁명이 아니라 저마다의 정신에 혁명을 일으키는 일이다. 그것은 불의와 관행을 과감히 끊는 혁명, 부정과 부패를 소멸시키기 위한 혁명, ‘내 탓이요’를 씩씩하게 부르짖을 수 있는 용감한 혁명, 당장 내게 손해가 되더라도 옳은 것은 옳다고 주장할 수 있는 의로운 혁명 등이다.
 우리가 이루어야 할 혁명은 떠들썩한 이데올로기 혁명이 아니라 우리 속에 뜨겁게 타오르는 정신의 혁명이어야 한다. 그 혁명이 ‘자살 왕국’을 ‘살자 왕국’으로 바꾸는 유일한 길이다.
남민정 기자  day@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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