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저물 때마다 多事多難이란 成句를 떠올린다. 2011년 한 해도 예외가 아니다. 아니 올해처럼 어수선하고 시끄러운 세모도 드물 것 같다. 어디서 불어와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혼돈의 바람이 소용돌이치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는 정치의 난기류이다. 현재의 여당은 책임지고 좋은 정치하라고 절대다수의 의원을 확보해 주었는데도 중요한 고비에서는 정부의 일에 반기를 들고 소수의 야당에게는 맥도 없이 끌려 다니기에 바빴다. 반면에 소수의 야당은 끊임없이 투쟁의 전사가 되어 국회의 기물을 파손하고 거리로 뛰쳐나와 시위를 선동하며 드디어는 국회 단상에서 최루탄을 터뜨려 세계의 웃음거리가 되게 하였다. 더욱 희한한 것은 이러한 의원들의 각종 위법 사실들이 처벌은커녕 적지 않은 사람들에 의해 찬양 받고 영웅시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민주주의가 무엇이던가.
사안을 올려놓고 난상토론을 통하여 최선의 결론을 도출하고 그렇지 못하면 각 당의 사안을 놓고 표결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던가. 그것이 다수의 국민의 의견을 존중하는 대의정치가 아니던가. 이제 우리 국민의 수준도 어느 당의 정책이 좋았는지 판가름할 수 있게 되었으니, 성적표가 좋은 당이 되어야 여당으로 선택해 줄 것이 아닌가. 의원들은 그 동안 국민의 혈세를 가지고 선진 국회에 견학 가서 무엇을 보고 배워 왔는가. 소수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마다 거리로 뛰쳐나간다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되겠는가. 이런 성적표를 들고 있으니 무소속 한 사람 나서니 제1야당이고 거대 여당이고 할 것 없이 추풍낙엽으로 깨어진 것이 아니던가. 더욱 가관인 것은 그래도 아직까지도 정신을 못 차리고 중요한 새해 예산안은 아랑곳없고 자기 당과 자신의 밥그릇을 놓고 혈안이 되어 싸움질로 날을 새고 있다. 이러한 정치적 난기류 속에서 대통령도 무엇 한 가지 하려고 하면 이 눈치 저 눈치보고 재다가 타이밍을 놓쳐 버리고 국민은 국민대로 소통의 부재에 불만을 터뜨리게 되는 것이다.
둘째는 경제의 난기류이다. 우리는 올해 마침내 무역 1조 달러 시대의 문을 열게 되었다. 1964년 11월 말 처음으로 1억 달러 수출의 목표를 달성하고 온 나라와 겨레가 감격의 눈물을 흘린 이래 끊임없이 수출의 길을 트기에 매진하여 드디어 달성한 드높은 고지이다. 이토록 어마어마한 성과도 그저 짧은 보도 한 줄로 끝났다. 실로 대단한 나라다. 무역 1조 달러 달성이란 뉴스도 전혀 이슈가 되지 않는 대단한 나라다. 한쪽에선 내세워 축하하기에 상황이 너무 급박하고 또 한쪽에선 그 사실이 안중에도 없기 때문이리라.
다시 말하면 아무리 많은 國富가 쌓인다 하더라도 그것이 나와 무슨 상관이냐는 반대 세력이 이 땅에 팽배해 있는 것이다. 곧장 굶더라도 궂은일은 외국인 근로자나 하고 나는 편하게, 폼나게, 적게 일하면서도 급료는 많이 받고자 하는 왕자병, 공주병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도처에 널려 있다. 반면에 부자들은 그들대로 탈세에 급급하며 나만의 이익 추구에 몰두하는 것으로 보이는 CEO들이 적지 않다. 미국의 갑부들은 자신의 비서관이 자기보다 많은 세금을 내는 것을 보고 스스로 증세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하는데, 우리는 국회에서 버핏세를 안으로 내어놓았다가는 소리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셋째는 사회적 난기류이다. 특히 임기 말이면 판박이로 등장하는 대통령 측근과 친인척의 비리가 이명박 정부의 말기에도 어김없이 등장하고 있으며, 공직기강이 해이하여 검찰과 경찰이 맞붙어 싸워도 말릴 사람이 없고, 시대적 양심의 마지막 보루가 되어야 할 판사와 성직자와 교육자까지도 위법, 범법, 탈법을 서슴지 않고 있다.
난이 없어 세세히 적지 못하고 문화적 난기류는 다음으로 미루거니와, 이 난기류를 가라앉힐 해법으로 공자가 말한 君君臣臣父父子子의 8자를 이 시대의 화두로 삼을 것을 주문해 본다. 임금은 임금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아비는 아비답게, 자식은 자식답게 사는 일이다. 의원은 의원답게, 장관은 장관답게, 회장은 회장답게, 사장은 사장답게, 목사는 목사답게, 신부는 신부답게, 스님은 스님답게, 교사는 교사답게, 학생은 학생답게, …… 아울러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빠른 때다’라는 말도 있고, ‘위기가 곧 기회다’라는 말도 있다. 우리 모두 심기일전하여 ‘답게’ 살겠다는 각오를 다진다면 소망의 여신은 우리의 손을 들어 주리라 생각한다.
현실에 감사하는 마음이 없으면 富가 쌓일수록 불만도 그에 비례하는 법이다.
남민정 기자 day@nate.com “새 감각 바른 언론” - Copyrights ⓒ경북중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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