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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교육권 - 학생의 학습권
이강룡
시인, 본지 논설위원
2012년 02월 14일(화) 01:24 [경북중부신문]
 

ⓒ 중부신문
 서울시를 비롯한 몇 군데 광역지방자치단체의 학생인권조례로 인하여 연일 논쟁이 뜨겁다.
 논쟁의 차이점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한마디로 뭉뚱그리면 교사의 교육권과 학생의 학습권 내지 인권의 보장을 어느 선까지 허용할 것이냐의 차이에 있는 것 같다. 전자의 주장은, 그렇잖아도 교사의 손발을 다 묶어놓아 생활지도의 엄두를 내지 못하는 세태인데 이에 더하여 학생의 인권만 무한정으로 확대해 놓으면 교육의 현장에서 교사가 설 자리는 아예 없어지고 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후자의 주장은, 그렇더라도 사람의 천부적 인권은 무한정으로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인 듯하다.
 필자가 보기에는 어느 쪽이 중요한가?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에 앞서서 출발점에서 살펴야 할 중요한 일을 간과(看過)하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은 교육의 현장에서 교사의 자리와 학생의 자리에 대한 논의가 없었다는 것이다. 교사의 자리는 두 말할 것 없이 교육을 시행할 권리와 의무, 책임을 가지는 자리요, 학생의 자리는 교육을 받을 권리와 의무, 책임이 있는 자리이다. 다 아는 사실이면서 이에 대한 숙고의 시간을 지나쳐 버린 느낌을 버릴 수 없다. 이를 간과하게 되면 인권과 학습권의 차이, 심지어는 자유와 방종의 차이까지도 구별하지 못하게 되어 교사는 교육에서 손을 놓고 방관자가 되어버렸고 학생은 안하무인이 되어 선생님이나 학생이나 똑같이 맞먹을 수 있는 존재로 여기며, 담임교사를 깔아뭉개는 것을 보통으로 여기는 가슴 아픈 현실이 되어 버렸다.
 교사에게는 홍익인간 육성을 위한 교육을 마음껏 시행할 수 있는, 학생에게는 좋은 교육을 잘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하는데, 어느 누구도 과감하게 수술칼을 들 사람은 나서지 않고 갑론을박 이념의 싸움질로 날을 새고 있으니 지금의 교육 현장이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 그렇다면 집도의(執刀醫)의 할 일은 무엇인가.
 첫째는 무엇보다 가정이 건강하게 해야 한다. 이 명제는 당장 눈앞에 나타난 현상보다 훨씬 중요하고도 근본적이다. 왕대밭에 왕대 나고 솜대밭에 솜대 난다는 속담처럼 건강한 부모 밑에 마음이 병든 아이가 나지 않는 법이다. 부모가 화평을 누리고 바른 예절이 생활화 되어 있다면 그 밑에서 자라는 자녀가 어떻게 곁길을 갈 수가 있겠는가.
 어린이는 어버이의 거울이며, 역으로 어버이는 어린이의 거울이다.
 둘째는 교사에게 교육권을 돌려줘야 한다. 교사의 손발을 묶어놓고 교육을 못한다고 질책만 할 것인가. 우선 꽁꽁 묶어 놓은 교사의 손발을 자유롭게 움직이게 해 주어야 교육을 하든 말든 할 것이 아닌가. 꼭 꾸짖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지만 교사가 생활지도를 하려 하면 도리어 학생이 휴대폰을 들고 ‘찍어 찍어’, 또는 ‘체벌하면 안 되는 거 아시죠’, ‘그러면 선생님 평가 나빠요’ 등의 협박을 하는가 하면, 간혹 지도 차원에서 가벼운 체벌을 했다고(감히 체벌할 교사도 없는 현실이지만) 학부모가 달려가 담임교사의 멱살을 들고 ‘나도 손 안대는 귀한 자식을 네가 뭔데 손을 대느냐’고 달려드는 현실에서 어느 교사가 분연히 일어서서 학생의 잘못을 준엄하게 꾸짖을 용기가 나겠는가.
 셋째는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하나가 되어 힘을 모아 건전한 학교교육의 풍토를 조성하게 해야 한다. 사회가 학교에 대하여 간섭이 아닌 참여, 군림 아닌 협력,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는 자세를 확립하게 하는 일이다.
 넷째는 윤리교육, 자유민주주의교육에 충실하게 해야 한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자기의 신념을 심기 전에 국민의 공복으로서 교육 방침을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다.
 다섯째는 청소년들에게 정직한 심성 위에 원대한 꿈과 비전을 심어주어야 한다. 우리나라가 세계 속에서 어떤 나라인지 바로 알게 하여 확실한 국가관 위에서 미래의 국가 구성원으로서의 큰 꿈을 꾸게 하고 이를 성취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어른들이 아이들 앞에서 말초적 쾌락, 희화화 된 삶의 모습, 자학적 태도, 기타 바람직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서는 오늘 학교 현장에 팽배해 있는 자살, 따돌림, 폭력 등의 우울한 현안들을 결코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교육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며 본이기 때문이다.
 칼은 하나이되 도둑이 들면 사람을 죽이는 칼이 되고 명의(名醫)가 들면 살리는 칼이 된다. 혼돈의 시대를 바라보며 살리는 칼을 멋있게 휘두를 명의를 기대한다.
남민정 기자  day@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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