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지난 8월 12일부터 16일까지 교직원 연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다녀왔다. 학생들과 부딪히며 정신없이 한 학기를 마칠 즈음, 대학 본부로부터 연수 참가에 대한 소식을 전해 받고 기쁨과 설렘으로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일정의 첫 순서로 도착한 싱가포르. 먼저 싱가포르의 전문 산업인력을 양성하고 있는 난양폴리텍대학을 방문했다. 방문단은 난양폴리텍대학 하사량(Edward Ho) 부학장의 환영인사에 이어 주경화(Kengwah Choo)박사로부터 대학현황을 소개받고 혁신빌딩을 돌아보며 기업체와의 협력프로그램을 일일이 둘러보고 설명을 들었다.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가 넘는 선진도시국가인 싱가포르는 매일 스콜이라는 소나기가 한 번 이상 내려 무덥고 습한 전형적인 열대기후를 나타낸다. 난양폴리텍(南洋理工學院, Nanyang Polytechnic)은 3년제로 15,000명의 재학생을 가진 글로벌 리딩 폴리텍대학으로 3학년에 올라가 1개 학기를 기업체에서 배우는 제도를 가져, FL(Factory Learning)시스템을 특징으로 하는 한국폴리텍대학과 유사한 학사시스템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학과별 학습동과는 별개로 기업체와의 프로젝트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혁신동(Innovation Building)을 갖추고 세계적 유수기업과 아이디어 창출, 제품설계, 시제품제작을 함께하는 과정에 재학생들이 참여하고 취업까지 연계되는 시스템을 보여주고 있었다.
정부의 지원 아래 넓은 공간과 최신의 장비를 갖추고 공동개발을 활발히 수행하는 혁신동을 둘러보면서 이러한 인프라의 제공과 운영이 선진국으로 이끄는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싱가포르에는 난양폴리텍을 비롯해 5개의 폴리텍대학이 있는데 모두 비슷한 규모와 수준이라고 한다.
일정의 두 번째 방문지로 발길을 돌리 곳은 천연자원의 보고(寶庫)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는 1인당 국민소득 1만7천 달러로 원유, LNG, 팜유, 천연고무, 목재 등 자원이 풍부하고 생활물가가 낮아 국민들이 생활하기에는 좋다고 한다. 연수단 일행은 말레이시아 수목연구소(FRIM : Forest Research Institute Malaysia)에 들러 수목의 개량이나 활용 등에 대한 연구현황과 정부산하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청취하고, 투마섹 주석공장을 둘러보았는데 공업수준은 낮아 보였다.
그런데 화석연료의 고갈이 예정되어 있는 마당에 말레이시아가 보유한 막대한 규모의 팜나무 농원은 팜유의 디젤에너지 대체 가능성 때문에 앞으로 무한한 각광을 받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현재 세계 각국의 폴리텍대학(Polytechnic College, Polytechnic University)들은 기업체와 함께 호흡하면서 더 나은 기술을 창출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체계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인류문명이 그동안 원시채집경제로부터 농업경제로의 제1의 혁신, 가내공업으로부터 산업화로의 제2의 혁신, 지식정보화로의 제3의 혁신을 거쳐 오는 동안, 새로운 산업 환경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직업교육체계가 만들어져 운영되어 왔다.
독일 직업교육의 가장 큰 특징은 Dual System(이원화제도)을 통한 조직적 도제훈련이다. 제1단계로 직업학교에서 자격증을 취득해 생산직 전문인으로 길러지고, 폴리텍대학이나 대학, 혹은 기업자체에서 기술조수로 성장한 다음에 경력과 계속교육을 거쳐 마이스터(기술방장) 혹은 기술자로 성장하게 된다. 물론 사업장에서 실기훈련을 담당하도록 법률과 사회적 관습이 확립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외국의 대표적인 직업교육방법을 비교해보면 독일은 Dual System, 호주와 뉴질랜드는 Module System, 미국의 커뮤니티 칼리지나 영국, 캐나다, 싱가포르의 폴리텍들은 학기 중 현장실습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국내 폴리텍대학의 직업교육 역사를 살펴보면, 1970년대에는 외국자문관의 영향을 받아 학교별로 통일되지 않은 채 교과 과제중심으로 운영되었고, 1980년대에는 독일의 이원화제도를 도입하여 시범 실시했다. 1980년대 후반에는 순환실습제도, 1990년대에는 복수전공의 다기능기술교육을 실시하였고, 2006년 이후 기업맞춤형 FL시스템을 정착하여 기업환경 그대로 현장성 있는 교육을 통해 취업 후 곧바로 현업에 투입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마다 폴리텍대학의 취업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는데, 한국폴리텍대학의 경우 전국적으로 34개의 캠퍼스가 각 지역 기업체가 필요로 하는 산업인력을 적시에 길러 공급하고 있으며, 글로벌 직업교육표준대학을 모토로 하고 있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이 있다. 또한 직업이 있어야 수입이 발생하고 자아실현과 인생의 의미를 음미하며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폴리텍대학의 2년제 학위과정은 학기당 113만여 원의 저렴한 등록금만 내면 되며 졸업과 동시에 좋은 직장을 가질 수 있는 취업경쟁력을 갖추어 준다.
아울러 1년간의 단기직업교육과정을 지원하면 전액 정부지원으로 무상교육을 받고 취업의 문을 열게 된다. 이밖에 실업자에 대한 무료 재취업교육, 연간 12만 명에 달하는 기업체 근로자에 대한 향상된 기술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오늘날 세계는 폴리텍대학 열풍이다. 자연이 보유한 부존자원이 점차 고갈되고 이를 새롭게 재생하여 산업발전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한 기업과 학계의 노력이 ‘신재생에너지 산업’과 같은 성장동력을 확산시켜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보유한 무한한 잠재력을 기술적 가치로 승화시키는 것이 우리 폴리텍대학의 신념이다. 이번 연수를 통해 ‘기술의 가치, 땀의 가치’를 소중히 하는 폴리텍대학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할 수 있었다.
중부신문 기자 “새 감각 바른 언론” - Copyrights ⓒ경북중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