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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을 찾아서] 구미대학교-구미대, 수석졸업 정예림씨 사연 화제
힘들었지만 삶의 뒷 페이지를 꼭 열어보고 싶어
2015년 02월 11일(수) 14:32 [경북중부신문]
 

ⓒ 중부신문
 구미대학교(총장 정창주)의 학위수여식이 지난 6일 열린 가운데 수석 졸업생으로 재단 이사장상을 수상한 정예림(작업치료과·27) 씨의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드라마에 나올 법한 어려운 환경과 오랜 외로움을 이겨내고 당당히 대학의 수석졸업이라는 영예를 안기까지의 긴 여정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초등학교에 진학하기 전 기억에도 없는 어머니와의 이별, 외동딸로 사춘기를 힘겨운 살림살이로 대신했다. 유일한 가족이었던 아버지는 직장 이직이 많아 친척 집에 맡겨지거나 혼자서 생활해야했던 일상들.
 아버지의 직장을 따라 구미에 와 조금이라도 빨리 생계를 돕겠다는 마음에 구미전자공고에 입학해 취업만을 기다렸다. 3학년 때 조기 취업으로 전자관련 회사에 취직하고 하루 2교대의 힘든 시간들을 묵묵히 견뎌야했다.
 급여가 더 많은 회사를 찾아 다녔고 병원 매점에서 일하다 문득 자신을 돌아봤다는 정 씨. 바로 눈 앞의 생계가 중요해 밤낮없이 일해 왔지만 미래의 자신의 모습에서 희망이라는 단어를 찾아보기 힘들었다고 한다.
 병원 매점에서 근무했던 정 씨는 이때부터 보건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취업도 잘되고 전문직으로 대우도 받을 수 있는 작업치료사가 되겠다고 결심한 것. 결국 6년간의 직장 생활 중에 2012년 구미대 작업치료과에 입학했다.
 자신보다 어린 학우들과 공부하며 3년간 과 수석을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쉬는 날도 거의 없이 매일 5시간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틈틈이 노트정리와 의학 용어를 외우는 날들이 시계바늘처럼 지나갔다.
 “공부를 잘해야 학비가 안 들죠, 3년간 장학금을 받아서 몇 만원의 학생회비를 낸 게 전부예요” 정 씨는 지금도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집안의 빚을 조금씩 갚아가고 있다.
 “명절 연휴는 저에게 휴가입니다. 그땐 친구도 만나며 쉴 수가 있죠.” 친인척도 왕래가 거의 없어 제사나 차례를 지내본 기억도 더듬어야 한다. 몸이 불편한 아버지는 제주도에 직장을 구해 자주 만날 수도 없다고 했다. 졸업을 축하하러 찾아온 아버지도 2년 만의 상봉.
 정 씨는 국가고시에 합격해 수석졸업과 함께 당당한 작업치료사가 됐다. 3년간 주독야경을 했지만 이제 주경야독을 계획하고 있다. 낮에는 직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전공심화과정 야간에 편입할 생각이다.
 꿈이 더 있다. 1학년 때 글로벌학습단으로 캐나다를 다녀온 것이 계기가 됐고 2학년 때 필리핀으로 어학연수를 통해 그 꿈을 구체화 했다. 캐나다로 유학을 가서 더 공부하고 훌륭한 전문인으로서 세상에서 가장 당당해진 자신을 보는 것이다.
 그동안 좌절과 절망이라는 유혹도 많았지만 그때마다 정 씨는 자신에게 견딜만한 고난이 있을 뿐이라며 스스로를 추스렸다고 한다. 자신이 무엇 하나 선택할 수 없었던 역경에서 자신의 삶의 뒷페이지를 꼭 열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직 결혼을 생각해 보지 않았다는 정 씨지만 자신이 그려본 삶의 뒷페이지에는 주말마다 아이의 손을 잡고 가족나들이를 나가는 그림이 그려 있다며 밝게 웃었다.
 한편, 학위수여식에는 주은영 재단이사장, 정창주 총장을 비롯 남유진 구미시장, 김정숙 구미교육지원청 교육장 등 각계 인사 30여 명과 졸업생 및 학부모 등 약 1500여 명이 참석했다.
 올해 구미대에는 2128명의 전문학사학위와 전공심화과정으로 48명이 4년제 학사학위를 받아 모두 2206명이 학사모를 썼다. 또한 평생교육원 농업기술경영대학 23명의 수료생도 배출됐다.
중부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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