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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금 우리는 위기의 시대인가?
이강룡
시인
본지 논설위원
2015년 06월 24일(수) 13:24 [경북중부신문]
 

ⓒ 중부신문
 우리는 지금 단군 이래 가장 부유한 시대를 구가하고 있다고 한다. 빈부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주위에서 굶어 죽는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되었고, 외국에서조차 한국에 가면 거지도 스마트폰을 들고 다닌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이다.
 그런데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풍요의 선물과 행복의 상관관계는 얼마나 될까. 미안하지만 우리는 지금 저마다 나보다 잘되는 것을 못 보는 사회, 나와 생각이 다른 집단을 허용하지 못하는 사회, 그래서 저마다 불행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다수인 사회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유는 여러 방면에서 여러 가지로 진단할 수 있을 것이나 다음 몇 가지를 짚어 보고자 한다.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위정자들의 잘못된 균형 감각이다. 국사의 큰 덩어리들에 대한 뒤처리의 균형 감각이 정말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길게는 일제의 징용에 의한 전사로부터 서해 교전에 이르기까지 국가를 위해 싸우다 순국한 고혼들과, 5.18, 세월호, 민주화 보상법에 의한 보상 등, 많고 많은 국사의 보따리들에 대한 여러 형태로 베풀어지는 국가 차원의 보상들이 균형 감각을 잃는 일은 이 자리에서 일일이 예를 들지 않아도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제기의 요체는 나라의 독립을 위해 싸우다 목숨을 바친 이들과, 국가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의 유가족의 가슴에 두 번 못을 박는 일을 아무 생각도 없이 처리하는 것처럼 보이는 일이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인 것이다.
 더 이상 이런 위정자들의 모습이 계속되는 나라라면 누가 이런 나라에 살고 싶어 하겠는가. 어느 한 쪽을 폄하하고 어느 한 쪽을 두둔하고자 하는 의도는 손톱만큼도 없다. 다만 국사의 불균형이 정말 이래서는 안 된다는 충정에서 제기하는 것임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 문제는 이런 예들이 도처에 산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란 것이고, 결국 국민들의 눈에는 국정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균형 감각’이란 단어를 생각이나 하고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게까지 보인다는 것이다.
 둘째는 위정자와 함께 우리 국민들의 냄비 근성에 있다.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미해결로 협상이 계속되고 있는 세월호 사건이나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메르스란 낯선 질병의 잘못된 뒤처리를 통하여 우리는 그 동안 피땀 흘려 쌓아 올렸던 국격과 국위를 이미 상당 부분 추락 시켰고, 지금도 계속 추락시켜 가고 있다. 우리는 늘 그랬다.
 어떤 사안에 맞닥뜨리면 당장 조치를 강구하고 뿌리를 뽑을 듯 덤벼들었다. 세월호만 해도 예외가 아니었다. 해양경찰청을 없애고 국가재난안전청을 신설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난 것 같다. 무슨 기관을 없애고 없던 기관을 새로 만드는 이런 요식 행위는 문제의 근본에 접근하는 방식이 전혀 아님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중요한 것은 기관 하나를 없애고 신설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기관을 운용하는 ‘사람’과 거기 사람들의 ‘생각하는 자세’에 있음을 삼척동자라도 잘 알고 있다.
 그래도 당국자들은 일만 터지면 항상 우선 눈앞에 나타나는 방책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세월호의 뒤처리는 일 년이 지난 지금도 물에 물 타듯, 술에 술 타듯 세월만 보내고 있다. 이렇게 해마다 국가적 재난을 당하면서도 그 때만 바르륵 끓다가는 얻는 것도 없이 언제 그랬더냐는 식으로 넘어가기를 계속해 오고 있다.
 이런 느슨하고도 안일한 생각과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우리 대한민국호가 도착할 항구는 어디쯤이겠는가. 마침내 ‘후진국 대한민국’이란 부끄러운 항구 외에 다른 항구가 또 있겠는가. 국가적 재난을 당하면 당한 것이야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이를 통해 새로운 교훈을 얻어 선진국으로 가는 약으로 삼는 결단이 있을 때 그것이 일류 국가요, 일류 국민이 아니겠는가.
 셋째는 낮은 시민의식에 있다.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도 보듯이 우리의 시민의식은 아직 실망스럽기 그지없는 자리에 머물러 있다. 자신의 책임과 의무는 생각지도 않고 엉뚱한 데서 개인의 권리와 인권을 주장하는 것을 보노라면 통탄스럽기 그지없는 노릇이다. 자기 한 사람 때문에 몇 백만의 대도시가, 도 규모의 한 지방자치단체가 발칵 뒤집히는 것은 염두에도 두지 않고, 인권을 주장할 수 있는 자리와 책임을 앞세워야 하는 자리를 분간하려 하지도 않고 저마다 개념 없이 자기 생각에 하고 싶은 대로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다. 문제는 이런 사람들이 글을 쓰는 필자를 포함해서 우리 국민 대다수가 대동소이하다는 데 있지 않겠는가.
 끝으로 나라의 소중함을 모르는 데 있다. 올해는 광복 70년이다. 누누이 말해 왔지만 우리는 이 짧은 시간 동안에 우리의 소중한 피땀을 흘려 마침내 자랑스런 나라 대한민국을 건설하게 되었다. 세계로부터 ‘한강의 기적’을 이룬 나라라는 부러움을 사고 있는 나라가 되었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우리는 교만을 코끝에 걸고 나라의 소중함을 팽개치고 다니는 사람들이 생겨나게 되었다. 길거리 집회에서 태극기를 불태우고, 공적 정당의 집회에서조차 애국가 대신 이상한 노래를 지어 부르는 지경에까지 오게 되었다. 어느 때부터인가 나라의 소중함을 망각하고 국가에 대하여 망녕된 생각을 하는 것이 앞서가는 사람의 자세인 양하는 세력이 이 땅 구석구석에 팽배해 가고 있다.
 어느 때부터인가 나라 없이 뼈 빠지게 고생하던 그 때를 망각하고 나라를 스스로 팽개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못난 민족이 되어가고 있다. ‘역사는 과거와의 대화’라는데 학교의 교육과정에서는 국사가 들어갔다 빠졌다를 반복하는 얄궂은 행태가 계속되고 있다.
 결론을 맺자면 지금은 위기의 시대이다. 그런데 이 위기의 시대를 기회로 잡을 수 있는 국민은 멀지않은 앞날에 이를 약으로 삼아 일등 국가, 일등 국민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지만, 그저 지나가고 또 지나가기를 반복하고 있으면 지금의 이 자리도 지탱하지 못하고 마침내 세계인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그들로부터 따돌림을 면치 못하는 삼류국가, 삼류국민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벌써 이런 징후는 일본과 중국을 비롯한 이웃나라로부터 빨간 신호를 보내오기 시작하고 있다.
중부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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