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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경장 그리고 국회선진화법
윤종석
경운대학교 외래교수
2016년 02월 17일(수) 14:41 [경북중부신문]
 

ⓒ 중부신문
 까까머리 중학교를 다니던 시절 인스탄트 냉동커피가루를 바가지에 타서 친구들과 나누어 먹던 그때 당시 어른들은 커피는 몸에 해롭고 애들이 먹으면 머리가 나빠진다고 하시면서 구수한 숭늉만큼 좋은 게 없다고 하시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그 시절 계란을 띄운 역전다방의 모닝커피가 유행하였고 김마담의 미소와 함께 다방은 만남의 장소로, 때로는 지친사람들의 쉬어가는 공동의 휴게실로 자리 잡았다.
 김마담이 내주던 커피에서 우리는 프림과 설탕을 더한 달콤한 맛으로 삶의 여유와 생활의 변화를 가져왔고 인스탄트 커피의 유행이 자리 잡을 때 우리의 경제발전은 급속히 도약하여 급기야 지금은 카페라는 이름의 원두커피점이 한집 건너 성업 중이다.
 이 처럼 시간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제공하며 우리의 삶을 변화시켜 간다.
 3만 달러에 진입한 우리 국민소득이 80년대 초반 3천불이 목표였다. 10배 이상, 실로 엄청난 경제성장 속에서 지금 우리는 그때보다 풍족함을 누리며 살고 있고 우리 삶의 초점은 3만 달러에 맞춰져 있다.
 주5일 근무, 대체공휴일, 최저임금, 근로시간 준수, 의료보험과 연금 등 많은 것들을 누리고 있지만 그 당시에는 선진국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었고 실로 우리로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엄청난 것들이었다. 다시 한 번 그 시절을 상기하면 추억이라기보다 힘든 시기였던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이 처럼 우리의 삶은 시간과 주어진 환경 및 여건에 따라 변해 왔고 또, 변해 갈 것이다.
 국회선진화법에 대해서 여당과 야당의 첨예한 공방으로 국회는 살얼음판이다. 급기야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카드를 꺼내든다지만 전망은 그렇게 밝지 못하다.
 당시 단상점거로 볼썽사나운 난장판 국회를 개선하기 위해 만든 몸싸움 방지법이지만 한편으로 독립된 의결기관인 국회의원의 심의, 표결권의 침해로 결국, 주권자인 국민의 이익이 침해당하고 있는 현실이다. 비유하자면 동물국회를 막기 위해 식물국회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율곡 이이는 진시폐소에서 법은 항구불변의 것이 아니라 세워질 때의 시의에 따르기 때문에 그 법이 만들어질 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은 시간이 흐를수록 폐단이 생기므로 적절한 시기에 변통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법의 영향을 받는 백성들은 생업에 지장을 받는다고 하여 경장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이가 말하는 경장이 오늘날 법의 개정이다. 다시 말해 통치가 바르게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을 개선하는 것이 경장이며 개혁인 것이다. 국회 선진화법이 통과되어 시행한지 만4년이 도래한다. 그동안 많은 우여곡절 속에서 낳은 몸싸움방지법이지만 국회는 법의 목적과 존재의 이유를 잊은 것 같기도 하다.
 국민의 안녕과 질서유지 행복추구 등 등 국민을 위한 법은 주어진 환경과 여건에 따라 변하고 시대에 따라 변해가는 커피의 유행처럼 국민의 입맛에 따라 변하는 것이 당연하다.
 선진화법 4년 속에 얻은 것보다 잃은 게 더 많다고들 한다. 옷이 몸에 맞지 않다고 작게 수선하여 좋았으나 몸이 건강해져 도로 옷이 불편해졌다면 새 옷을 사던지 입던 옷을 고쳐 입는 것이 순리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을 계속 고집하다가 신체기능이 망가질 수도 있는 것이다.
 수선하는 것은 개정이고 새로 사는 것은 제정이라고 할 때 새로 사는 것 보다 잘 맞게 수선하는 것이 더 현명한 지혜가 아닐까. 숭늉에서 믹스커피로, 원두커피로 변해가는 것처럼 법도 시대에 맞게 입맛에 맞게 변해가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중부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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