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봄이면 유행하는 ‘벚꽃엔딩’이라는 노랫말의 첫머리이다. 집 근처 벚나무에 꽃망울이 맺히기 시작한지가 어제 같은데 벌써 벚꽃이 만발하였다.
완연한 봄기운에 만물이 소생하고 겨우내 움츠렸던 생명이 기지개를 켜는 모습에서 머물지 않고 변해가는 자연의 신비함과 오묘한 이치를 확인한다. 해마다 봄은 찾아오고 봄과 함께 어김없이 꽃들이 만개하지만 올해만큼 아름답고 싱그러운 봄의 느낌은 없었던 것 같다.
주말 금오산 꽃길 축제는 따뜻한 봄기운에 취한 시민들에 의해 금오산 입구부터 인산인해였다. 겨우내 금오산 산책길 주변에 공사를 하는가 싶더니 ‘물 순환형 하천 정비사업’ 완공으로 금오천 옆에 새로운 길이 만들어졌다.
벚꽃의 활짝 핀 모습과 잘 어우러져 눈이 부시었고, 꽃의 아름다움에 취한 상춘객들의 웃음에서 행복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금오천 징검다리 맑은 물에 발을 담그고,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정다운 모습과 하나같이 카메라를 들고 추억을 남기려는 각종포즈에서 시민들이 바라는 작은 소망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였다.
경기침체로 어렵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살만한 곳이 구미가 아닌가 하는 긍정의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다. 무한한 발전과 경쟁력으로 대한민국의 경제를 선도하는 도시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꽃길에서 만난 시민들의 웃음과 행복한 모습에서 여유를 찾아볼 수 있고, 올레길과 어우러져 사람답게 사는 일등 구미시민의 자부심을 읽을 수 있는 것이 긍정의 이유일 것이다.
행복한 삶을 “복지”라고 하며, 다른 말로 “후생”이라고 한다. 어려운 용어일지도 모르나 정덕·이용·후생은『서경(書經)』에서 우(禹)가 순(舜)에게 올리는 간언이다. 군주가 바르고 덕이 있으면 백성들로부터 존경을 받는다. 이것을 ‘정덕(正德)’이라고 하며, 풍요롭고 물화가 넉넉해지는 것을 ‘이용(利用)’, 또한 사람들의 생활이 윤택해지는 것을 ‘후생(厚生)’이라고 한다. 여기에서 정덕·이용·후생은 바른 정치의 결과물이자 서로의 조화를 이루어 순서를 따질 수 없는 가치이다.
하지만 조선 정조대왕 때 실학자로 잘 알려진 연암 박지원 선생은 “이용(利用)이 있은 후에야 후생(厚生)을 할 수 있고, 후생이 된 후에야 정덕(正德)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명백하게 순서를 정하였다.
다시 말해 먹고 사는 문제가 우선이고, 그것이 실현되었을 때 삶을 즐기며, 군주의 은덕에 감사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요즘 현실정치에도 부합되는 이야기다. 지도자의 역할과 처세에 적용해볼 수 있다. 정치인들은 연암의 철학적 사상을 깊이 있게 성찰하여야 할 것이다.
세계경기의 어려움으로 국내경기의 성장률을 수시로 수정하는 가운데 서민들의 삶이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는 것을 부정하기 어렵다. 가장 좋은 정치는 국민의 등이 따뜻하고 배부른 것이다. 즉, 먹고사는 문제가 첫째이고, 먹고 사는 것이 해결되어야 삶의 의미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지도자의 혜안과 지혜가 그 도시를 변화시키며 시민들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그동안 시민들의 편의와 휴식, 그리고 행복의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동분서주한 남유진 구미시장의 열정과 노력이 변화의 원동력임은 부인할 수 없다. 계속해서 구미천과 금오천까지 연결하는 벚꽃길 연장사업의 성공을 기대 해본다.
무엇보다 지도자의 끊임없는 노력과 한결같은 의지 역시 중요하다. 안정된 생활을 희구하며 정주하고 싶은 시민들의 노력이 모여 우리시는 세계 속의 명품도시로 거듭날 것이다. 그것은 예쁜 꽃을 보며 예쁘다고 말하고,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고 이야기하며, 감동하고 표현할 줄 아는 시민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겨울이 가면 반드시 봄이 온다. 삼라만상 자연의 이치는 거스를 수 없다. 따라서 순리에 따르며 민심을 읽고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지도자를 정직한 시민들은 꼭 기억할 것이다.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선거에 관심 없는 유권자들로 애가 탄다. 시민으로서 한번쯤, 권리와 함께 유권자로서의 책임도 생각해보는 벚꽃이 아름다운 오후다.
중부신문 기자 “새 감각 바른 언론” - Copyrights ⓒ경북중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