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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천명월주인옹
윤종석
정치학박사
경운대 외래교수
2016년 03월 03일(목) 13:38 [경북중부신문]
 

ⓒ 중부신문
 ‘만천명월주인옹’ 다소 생소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TV드라마 이산을 통해 잘 알려진 조선22대 정조 대왕이 손수불리기를 원했던 호이다.
 기존에 사용하던 ‘홍재’라는 호 대신에 이와 같이 매우 긴 호를 사용한데는 ‘만천’은 온갖 시냇물이고, ‘명월’은 그 시냇물을 비추는 밝은 달이며. ‘주인’은 주체, ‘옹’은 노인이라는 뜻으로. 비유하자면 모든 신하와 백성을, 군주가 비추어, 군주는 ‘다양한 욕구를 조화할 유일한 주체임을 설명하는 것이다.
 또한 백성은 다양한 시냇물의 모습으로, 군주에게 일방적으로 귀속되는 것이 아니라, 군주를 통하여 자신의 주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더 고양됨을 투영하는 것으로 그 의미를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의 호만 보더라도, 평소 정조대왕의 백성사랑이 얼마나 지극하였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서 군주를 ‘하늘의 도리를 돕는 정치를 하는 사람’이라고 비유할 때, 그때와 지금의 상황을 꼭 같다고 하기 어렵지만, 취임 3주년을 맞는 우리 대통령의 국민사랑을 생각해볼 수 있다.
 취임 후 지난 3년의 국정 현안을 설명하는 가운데, 사용된 표현 중 가장 많이 쓴 단어가 '국민, 대한민국, 경제'인 것으로 조사되었다는 내용의 기사만 보더라도, 통치자의 고민과 애환을 짐작 하고도 남는다.
 예나 지금이나 표현의 방법이야 다르겠지만, 통치자의 바람은 오직 한 가지, ‘백성이 굶주리지 않고, 추위에 떨지 않는 것’으로 압축할 수 있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현실을 외면하고 살 때가 많다. 입고 먹고 자는 모든 것에 있어서 편의에 길들여져 과정을 생략하고 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국정이 안정되지 않으면 편의에 길들여진 우리생활도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과거 임진왜란, 병자호란의 아픈 역사의 기억도 결국 당시의 세력 정쟁으로 점철된 중앙 정치의 혼란, 격화된 당쟁 등이 원인이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환경을 볼 때 도를 넘은 일본의 망언과 우경화. 북한의 미사일발사와 핵실험, 사드설치문제로 미국과 중국의 중간에서 줄다리기 외교를 하고 있는 우리는, 그야말로 격정의 회오리 속에 놓여있다.
 그것은 우리 한반도가 동북아의 중심지이며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치에서 강대국의 이해관계의 중심에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리민족의 도전정신과 탁월한 능력을 바탕으로 경제성장을 이루고, 세계 선진국 대열로 전진하는 우리민족을 견제하기 위한 상대국들의 초조함 때문이라고 나는 풀이하고 싶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상황이 좋지 않음은 분명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입법개혁의 쟁점법안들이 기다리고 있고, 정당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4.13총선을 코앞에 두고, 선거구획정을 합의하는 국회를 보면서 통치자의 고민은 깊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상황을 우려한 나머지 회의도중 격정을 토로해 말문을 잇지 못한 대통령의 모습에서 정조대왕의 “군주가 하늘의 도리를 도와서 이루는 정치에 있어서 어찌 몸소 솔선하지 않으며 멀고 가까운 곳에 미치게 함으로써 고루한 시속의 견해를 변하게 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라고 한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결국, 군주란 ‘하늘의 도리를 돕는 정치를 하는 사람’이라고 규정하며. 즉 하늘은 국민이며 군주란 대통령으로 비유할 수 있다.
저 성장시대에 살고 있는 오늘,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안정되고 복된 삶의 터전을 만들어 자손만대 누릴 수 있는 부국강성을 이루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현명한가?
 그리고 어제, 오늘, 내일을 살아가면서 진정으로 행복하길 원한다면 어떻게 사는 것이 옳은 것인가? 하는 물음 속에서, 국민의 안전과 행복추구로 가는 길이 정치의 최종 목적지로 볼 때 대통령의 고뇌가 깊을 수밖에 없는 요즘이다.
중부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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