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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국가의 자격, 국가의 품격
이강룡
본지 논설위원
2016년 10월 19일(수) 13:39 [경북중부신문]
 

ⓒ 경북중부신문
 중국이 우리를 분노하게 한 것은 하나 둘도 아니고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다. 바로 얼마 전 우리나라에 사드 배치 문제를 두고도 자기네와는 전혀 상관도 없는 일에 으름장을 놓으면서 내정 간섭을 서슴지 않았고, 유엔의 대북 제재에도 앞으로는 동의하는 척하면서도 뒤로는 북한 살리기의 행보를 전혀 바꾸지 않았다. 더욱이 이번 어선 만행 사건에 대한 전후의 상황 전개는 우리로 하여금 공분을 금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① 100톤이 넘는 어선 한 척이 4.5톤급 우리 경비단정을 깔아뭉개어 침몰 시키고 지나가자 옆에서 보고 있던 같은 급의 다른 어선이 이를 확인 침몰 시켰다. 이것은 한 마디로 해적이다. 한 나라의 공권력을 자기네의 노리개쯤으로 우습게보고 마음대로 해댄 침략 행위이다.
 ② 더 기가 막힌 것은 이 사건을 보는 중국 당국의 태도이다. 적반하장 격으로 자기네 어선의 잘못은 입밖에 내지도 않고 우리가 과잉단속을 벌였다고 생트집을 잡으면서 그 사건현장의 위도 상 위치까지 문제로 들고 나왔다.
 ③ 어쩌면 저들의 행위보다 더 속 터지게 하는 것은 이 문제를 단호하게 해결해야 하는 우리 정부의 태도이다. 정부는 애초에 이 사실을 발표도 하지 않았다. 언론이 들고 일어나고 국민의 분노한 여론이 들끓자 사건 발생 31시간 뒤에야 보도 자료를 내어 이를 확인했다. 사드 배치 때나 이번 사건이나 중국의 눈치 보기에는 한 치도 다름이 없다.
 사드 배치와 같은 우리가 죽느냐 사느냐 하는 판국에서도 정부는 중국의 눈치 보기에 고심하였고, 중국 어선들이 와서 손도끼, 쇠 파이프, 쇠창살로 우리 해경을 공격하다가 마침내 경비정을 깔아뭉개는데도 눈치만 보고 앉았다가 국민의 비난이 빗발치자 마지못해 ‘앞으로는 발포하겠다’고 발표하고 해상 훈련까지 실시하기도 했는데, 지금까지의 우리 정부가 취해 온 태도로 봐서는 어디까지 실행할 수 있을 지 이 발표에 믿음성이 별로 가지 않는 것이 나 혼자의 생각이길 바랄 뿐이다.
 대명천지에서 해적질을 서슴지 않는 무리, 이를 단호히 응징하기는커녕 뒤에서 감싸주는 무리는 이미 국가이기를 포기한 집단이다. 제아무리 나라가 크고, 스스로 G2 국가라 아무리 소리쳐도 세계 각국의 바다에 나가 해적질하다가 자기네 어선들이 이 바다 저 바다에서 침몰당하는 사실을 그냥 비호하는 한 그들은 국제 사회에서 국가의 자격, 나아가 국가의 품격을 논의할 상대가 아닌 하급 집단일 뿐이다.
 우리의 이웃에는 한결같이 국가의 품격을 논할 만한 나라가 없다. 중국이 그러하고 러시아가 그러하다. 일본은 어떠한가, 거기다 북한이야 말해서 무엇하겠는가. 지금 전전 정부의 장관이 쓴 회고록을 두고 진실 공방이 한창이지만 북한의 인권 문제에 관한 유엔 투표에서 우리가 기권할 것인지 반대할 것인지를 북한에 물어보고 결정했다느니, 그렇지 않다느니 갈수록 가관인 싸움 또한 눈치 보기의 극치이다.
 우리는 이 위중한 국제 관계의 틈바구니에 살면서 언제까지 남의 눈치만 보고 벌벌 기면서 살아야 하는가. 고려, 조선 왕조 시대 중국의 왕조가 바뀜에 따라 눈치 보는 일로 날을 보내던 그 때와 무엇이 다른가, 달라졌는가. 달라지려고 노력을 하고는 있는 것인가.
중부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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