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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크에서 (마지막회)
정 광 수
2005년 07월 25일(월) 03:25 [경북중부신문]
 
간도찾기운동
구미시지부장

 3월7일, 거울처럼 맑은 날씨다. 한인 소유의 단독주택에는 고려인 2세의 남성이 경비와 관리를, 3세의 주부가 청소와 세탁을 맡았다. 우리와 같은 모습을 한 이들은 우리 일행을 어떤 시각으로 볼까. 8일 동안 골프와 관광을 즐기는 우리를 뒷바라지 했으니..., 그들은 순종적이었고, 성격이 온순했다. 블라디보스크에서 강제 이주된 선조의 역사를 가진 2-3세들, 이국만리 타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존심을 삭이며 살다간 부모들에게서 그들은 ‘고개를 숙여야 생존할수 있다’는 적자생존의 법칙을 터득했을 터였다. 그들을 위한 관리청을 두어 대한 후손의 자부심을 고취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무감 같은 것을 뼈저리게 실감해야 했다.
 침간산 스키장으로 가기 위해 여장을 꾸렸다. 그 많은 검문을 통과하기 위해선 자동차 상태에 대한 검사증이 있어야 했다. 그러나 자본주의 바람이 불어닥친 이곳에서 15불이면 무사통과였다. 스키장을 들르고 돌아오는 도중에 대통령의 딸이 경영한다는 호텔이 관심을 끌었으나, 다른 일행이 있다는 이유로 호기심은 호기심으로 끝나야 했다.
 밤기운에 실려 일행이 간 곳은 호텔나이트 클럽이었다. 말이 호텔이었다. 조명을 비롯한 대부분의 시설은 우리의 70년대를 빼닮고 있었다.
 8일, 국회의사당을 구경하고 나온 타쉬겐트의 거리는 어색하지가 않았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회장의 내세운 세계경영의 출발지인 이곳에는 전체의 70% 정도가 대우 차량이었다.거리 곳곳에는 엘지와 삼성의 로고가 우리를 반겼다. 기업가와 근로자들의 노고에 저절로 머리를 숙였다.
 9일, 밤 10시 20분이면 타쉬겐트의 이륙행 비행기에 올라타고 이곳을 떠나야 한다. 케디의 팁이 한화로 5천원, 일반 근로자의 월 통상임금은 5만원 수준이었다. 선생의 직위는 높지 않았다. 보잘 것 없는 급여 때문에 영어교사를 하다가 케디를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국민소득 5백불, 밑바닥을 멤도는 국가경제, 그러나 이곳에도 외제 스포츠카가 질주하고 있었다. 공평배분의 사회주의 과거를 역사로하고 있는 이곳에도 빈익빈 부익부의 자본주의 바람은 불어오고 있는 것이었다.
 헌옷을 걸쳐입고, 떨어진 신발을 신은 채 고객을 기다리는 이들 앞에는 찌그러진 냄비와 물통이 놓여 있기 일쑤였다. 가난은 죄가 아니다. 그러나 불편할 뿐이다. 음료수를 주고 남은 거스름돈을 팁으로 주려고 했을 때 고마운 마음으로 사양하는 이들의 해맑은 웃음 속에서 필자는 잃어버린 인간성을 이곳에서 찾을수 있었다.
 일반 국민들 대부분이 갖고 있는 너무나 인간적인 자산, 불어닥치는 자본주의 파고 속에서 이들은 얼마동안 이 지고지순한 아름다움을 지켜낼 수 있을까.
관리자 기자  seok@ikw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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