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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전국 우수고교 교장 초청 해외연수 베트남, 캄보디아를 돌아보고 (3)
이 강 룡
2005년 09월 12일(월) 03:04 [경북중부신문]
 

ⓒ 중부신문

경북외국어고 교장
본지 논설위원

■ 이념의 무덤, 정의의 아이러니, 킬링필드에서

 좁은 지면에다 한 나라의 역사를 그 일부인들 어찌 섣불리 기록할 수 있겠는가. 그럴 수도 없거니와 내게는 그만한 지식도 능력도 없다. 다만 확실한 것은 캄보디아는 앙코르 왕조의 화려한 역사를 안고 1953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이래 현재에 이르기까지 테러, 쿠데타, 내전, 거기다 외세의 개입, 침입, 주변국과의 전쟁으로 인하여 지금도 정치는 불안하고 경제는 파탄이 나 극도의 빈핍(貧乏)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와중에서 1975년 4월 크메르 루즈에 의해 프놈펜이 함락된 후 1979년까지 폴 포트가 집권한 기간 중 인류 역사상에서도 그 유래를 보기 힘들 정도의 대 학살이 진행되었다.  그가 악덕 세균으로 간주하여 숙청의 대상으로 삼은 자들은 혁명 반대자, 당내 반 혁명분자, 전 정권의 관리와 군인, 전직 교수와 교사, 지식인, 의사, 약사, 중산층, 영어를 하는 자, 교육을 받은 적이 있는 학생, 안경을 쓴 사람, 손에 못이 안 박힌 자, 외국 서적을 가진 자, 양담배를 피웠던 사람 등이 부르주아 계급으로 분류되어 처형대의 이슬로 사라졌다. 처형이라 하나 그냥 단순한 처형이 아니다.
 그 방법의 참혹하기가 말로 할 수가 없다. 어린 아이를 클레이 사격장에서 원반을 던지듯 공중에 던져 사살하고, 줄을 세워놓고 앞사람부터 차례로 눈을 뽑아내는 등, 사람으로서는 차마 생각지도 못할 일을 저지른 사실들이 사진으로 증명하고 있다.
 그 뿐이 아니다. 전국적으로 200만~300만의 인구가 농부로 신분이 바뀌어 시골 지역으로 강제 이동되어 풍토병을 이기지 못하고 죽어가기도 하는 아비규환의 생지옥이 연출되었다.
 그 때 인솔을 맡은 부대원은 대부분 시아누크와 론놀 정권 시대의 최하층 빈민들로서, 캄보디아 공산당에 가입하여 무산계급의 혁명을 교육받으며 착취계급에 대하여 분노와 증오, 그리고 적개심을 불태워 온 사람들이다.  이웃의 베트남이 캄보디아를 쳐들어가자 이 희대의 살인극 킬링필드는 종결되었다. 이 전쟁에 대한 두 나라의 입장은 각각 다르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이 전쟁이 학살의 대상이 되었던 사람들에게는 구세주와 같은 일이 되었으니 역사는 참 아이러니의 연속이다.
 그 때에 죽어간 사람들의 해골과 팔뼈 다리뼈들을 매장도 하지 아니하고, 사면이 환하게 보이는 유리 집에 넣어두고 오가는 사람들이 보게 하고 있으니 이것은 또 무슨 짓이며, 거기다 카메라를 대고 셔터를 누르는 나의 몰골 속에는 얼마나 더 잔인한 심성이 꿈틀거리고 있는 것인가.

■ 호치민의, 호치민에 의한,
호치민을 위한

 7.28. 날씨 맑음. 킬링필드와 톤레샵 호숫가의 쓸쓸한 기행을 마치고 하노이로 가기 위하여 밤 비행기에 올랐다. 씨엠립에서 베트남의 하노이까지는 2시간 가량의 거리이다.
 하노이는 물의 도시이다. 실제로 하노이란 이름 자체가 한자로 쓰면 河內, 곧 강 안에 있는 도시라는 뜻이다. 하노이 주변을 감돌아 흐르는 강은 紅江이다.  이름에서 생각할 수 있듯이 홍강의 물빛은 붉은 황토빛이다.
 우리나라 주식회사 대우에서 지은 대우호텔에 투숙하였다. 특급 호텔답게 시내에서도 우뚝하다. 더욱 긍지를 가지게 하는 것은 호텔 바로 맞은편 건물을 비롯하여 시내 각처에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우리나라의 삼성과 LG, 그리고 약간 드물기는 했지만 현대자동차의 점포도 보이는 등, 한국 기업의 진출 현황이 눈부시다는 점이다.
 지금은 호치민(인구 800만)으로 改名한 구(舊) 자유월남의 수도였던 사이공이 베트남 경제의 수도라면, 규모는 좀 작더라도(인구 400만) 하노이는 현재 베트남 정치의 수도이다.
 베트남 정치의 일번가 바딘 광장으로 향하였다. 여기에는 호치민 묘, 호치민 생가, 국회의사당, 각국 대사관 등 베트남 정치의 모든 것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이 광장은 우리나라의 탑골공원처럼 호치민이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곳이며, 호치민의 생가와 묘소, 그리고 그의 박물관이 함께 있는 곳이다.
 먼저 호치민이 미라로 보관되어 있는 묘를 둘러보았다. 마네킹처럼 움직이지 않는 경비병들. 그 사이를 지나 2층 중앙에 그는 잠자듯 조용히 누워 있었다. 그를 만나기 위해서는 외국인도 예외가 없다. 민소매 옷이나 째진 청바지 등 난삽한 옷차림은 금물이고, 선글라스는 끼지 못하며 카메라 소지도 안 된다.
 밖으로 돌아 나오면 묘소의 뒤켠 연못가에 그의 生家가 있다.  집이나 가재도구들이 매우 검소하다. 생가를 돌아 나오면 호치민 박물관이 있다.
 여정 상(旅程上) 그 안에 무엇이 진열되어 있는지는 들어가 보지 않아 알 수가 없다. 사이공을 호치민이란 개인의 이름으로 바꾼 것으로부터 대학이나 각종 기관의 이름, 그리고 바딘 광장에서 바라보는 호치민 숭배의 열정은 가히 병적일 정도이다. 하노이는, 아니 베트남은 호치민의, 호치민에 의한, 호치민의 나라라고 이름을 붙여 본다.
 바딘 광장에서 나와 하노이 백과대학으로 향하였다. 백과대학은 공과대학이다. 베트남에서 명문대학으로는 호치민에 호치민 종합대, 하노이에 하노이종합대가 있고 자연과학과 공학 분야에서는 우리가 간 하노이 백과대학, 하노이 건축대학, 의료 분야에서는 사이공 의과대학이 유명하다고 한다.
 베트남의 교육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초^중등 교육을 각 주의 교육청이 주관하고 대학은 중앙 교육부가 직접 관장하고 있다. 1~2세의 아이들은 유아원에서 맡아주고, 3~6세 동안은 유치원에서 말하기, 노래부르기, 놀기, 예의 범절을 가르친다. 초등학교 과정은 7세에 입학하여 5년 과정이며, 중학교에서 외국어 공부를 시작하며 4년 과정이다. 고등학교 3년, 전문대학 2~3년, 일반대학교 4~5년, 의학부 7년, 석사과정 2년, 박사 과정 3년으로 우리나라 학제와 대동소이하다.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은 직장 여성이 많기 때문에 유아원과 유치원이 잘 발달되어 있으며, 베트남의 모든 교육 과정은 남녀 공학이다. 체벌은 전면 금지, 시험은 10점 만점, 5점 이하는 낙제이다.
 학기의 시작은 9월 초, 음력 설 1주 후부터 2학기 시작이다. 대학 입시는 내신과 본고사 비율이 50:50, 졸업 후 평균 취업률 50% 정도이다.  대졸자 초봉 30~40$, 교원대 졸업 교사 초봉은 20$ 안팎이다. 교원의 임금이 낮기 때문에 교사들은 과외나 학원 강사로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다.         〈계속〉
관리자 기자  seok@ikw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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