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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없이 살아가면
2019년 07월 24일(수) 13:50 [경북중부신문]
 

↑↑ 이강룡
본지 논설위원
ⓒ 경북중부신문
 반려 견 1,000만 시대라 한다. 거리에서나 공원에서나 사람이 있는 곳은 으레 반려 견이 함께 있다. 영리하고 예쁜 모습들이 이름 그대로 사람에게 반려의 대상이 되기에 손색이 없어 보인다. 반려 견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저들의 일상에 필요한 제반 절차도 사람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출산을 돕는 전문가로부터 시작하여 죽은 뒤 장례 의식 절차에 이르기까지 사람과 거의 동일하게 다 갖춰져 있는 것 같다. 저들의 식생활만 해도 어지간한 수준의 사람을 뺨칠 정도로 고가(高價)이다.
 무슨 일이나 폭발적 수요 증가가 있으면 그에 못지않은 부작용도 따르게 마련이다. 필자의 생각으로 삼라만상은 저마다 저들이 살고 있는 땅과 기후에 알맞게 창조된 것으로 보인다. 개의 경우에는 옷을 입지 않아도 추위를 이기며 바깥에서도 살 수 있도록 털을 붙여 놓았고, 뛰어다닐 때 땅을 찍을 수 있도록 발톱을 길게 만들어 놓았다. 그런데 사람들은 개를 사람과 동일하게 생각하여 몸에는 옷을 지어 입히고 발에는 신을 신겨 놓았다. 모르면 몰라도 개에 물어보면 아마 ‘답답해서 죽을 노릇’이란 대답이 돌아오지 않을까. 겨울에도 바깥에서 살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는데 따뜻한 방안에서까지 옷을 입혀놓고, 발톱으로 긁어서 박차고 나가야 쏜살같이 달릴 수가 있는데 그 발에 신을 신겨놓았으니 미끄러지고 뒤뚱거린다. 마음대로 뛰놀지 못한 몸은 영양과다에 운동 부족으로 비만 병에 걸려 신음하고 있다. 삼라만상이 창조의 원리에 순종하여 살아가는데 유독 인간만이 자신의 생각대로 일을 저지르며 살아가다가 결국은 자기 파멸의 길을 재촉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반려 견 문제를 두 가지만 논의해 보려 한다. 첫째는 우리 사회의 골칫거리로 보도가 되기도 하지만 유기 견 문제이다. 이는 이미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일부 지각없는 주인들이 개를 기르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자동차에 싣고 멀리 가서 버리고 돌아오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하여는 정부에서도 반려 견 주민등록제 시행을 계획하고 있다니 귀추를 지켜 볼 일이다.
 또 하나 심각한 문제는 사람을 해치는 일이다. 며칠 전엔 영국산 사냥개 폭스테리어가 어린이를 해친 일이 있었고, 어제도 동종(同種)의 개가 또 어린이를 물었다.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으면 이 개는 여우 사냥을 전문으로 하는 종이어서 성실하게, 전문적으로 훈련을 시켜 주지 않으면 사람도 사냥감으로 알고 달려든다고 한다. 전자의 개만 해도 이미 3-4회의 전과가 있었다 한다. ‘개통령’이라 불릴 정도로 개에 대해 전문가이고 애견가인 K씨의 말을 들으면 이 개는 안락사를 시키지 않으면 앞으로 또 사고를 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나 이 개의 주인은 평소 마스크를 채웠다가 개가 불쌍해서 잠시 빼 주었다며, 안락사는 절대로 시킬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한다.
 우리 사회는 언제부턴가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을 가리지 않고 나와 내 편이 생각하는 것은 항상 옳고, 너와 네 편은 항상 적폐의 대상으로 보는 가치관의 혼란 시대에 살고 있다. 사람살이에서 인격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직장 안에서 상관의 인격은 깍듯이 존중되어야 한다. ‘너나 내나 같은 사람인데 맞먹지 못할 것이 뭐냐’라는 사고방식으로 달려들어 직장 상사를 감금하거나 폭력을 가한 사건들은 이미 인간사회가 아니다. 천부인권과 조직 사회에서의 규율을 구별하지 못하면 민주사회의 일원이 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다. 논점이 잠시 일탈되었지만 이번 일만 해도 그렇다. 개의 생명과 사람의 생명을 동일 선상에 놓고 보는 데에 문제가 있다. 아이에게 위해(危害)를 가한 개의 생명이 불쌍하다면 그 개에게 물린 아이의 생명은 불쌍하지 아니한가?
 물론 생명 그 자체는 풀꽃이나 나무나 미물이나 사람이나 소중하기가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생명의 가치까지 인명과 동일선상에 놓아서는 안 된다. 의학계의 용어지만 ‘人命은 至上이다.’ 인간 생명의 가치는 만물 중의 어느 생명보다 고귀(高貴)하다. 이렇게 생각 없이 마구 살아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에게 부메랑이 될 것이다.

이강룡
본지 논설위원
중부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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