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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혁명을 회고한다 (내가 겪은 4·19)
2020년 04월 17일(금) 13:16 [경북중부신문]
 

↑↑ 김한기
전) 오상고등학교 교장
인성교육강사
ⓒ 경북중부신문
 자유당의 장기 집권을 위한 부정선거 음모가 진행되면서 정·부통령 선거운동이 막바지에 이르렀던 1960년 2월 28일 대구 수성천변에서 야당의 부통령 후보인 장면 박사의 선거 연설회가 개최되었다.
 선거패배를 예감했던 자유당 정부는 정권에 혈안이 되어 고교생들의 유세장 참가를 차단하기 위해 일요 등교를 강행하기까지 했다. 학교에 따라 갑자기 임시 시험을 치기도 하고, 단체 영화 관람이나 토끼사냥을 하러 가는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졌다.
 독재정권의 간계를 파악한 정의의 학생들은 불의에 항거했다. 학교에 모인 학생들은 어깨동무를 하고 거리로 뛰쳐나갔다. 경북고등학교와 경북대사대부고 학생들이 주도한 2·28민주화운동 이였다.
 오늘날 우리 시민들의 정치 참여가 자유로워진 것은 이 2·28운동에서 그 근원을 찾아볼 수 있으며 이는 4·19혁명의 도화선이 되기도 했다. 4·19혁명은 1960년 4월 제1공화국 자유당 정권이 이기붕을 부통령으로 당선시키기 위한 개표조작을 한 것에 대해 반발하여 부정선거의 무효와 재선거를 주장하는 학생들의 시위에서 비롯된 혁명이다.
 시위는 3월 18일경, 대모 대열에서 실종되었다가 마산 앞바다에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로 떠오른 중학생 김주열군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더욱더 격화되었다. 서울에서는 고려대 학생 천여명이 구속학생들의 석방과 학원의 자유보장, 독재정권의 타도를 외치면서 시가지 행진이 시작되었다.
 또한 서울지역 총학생회간에 물밑논의를 통해 4월 19일 오전 9시에 일제히 경무대(지금의 청와대)와 중앙청 앞에 집결하는 것으로 행동지침을 정하였고, 경무대 앞에는 대학생 2만여명이 모였다. 이에 경찰은 무차별적으로 총을 쏴 수많은 희생자를 냈다.
 그 날은 비가 와서 희생자들의 선혈로 아스팔트를 붉게 물드렸다. 과잉진압은 국민을 격노케했다.
 대학교수들은 민주주의를 회복시키자는 시국선언을 했고, 곧 이승만 대통령 하야로 이어졌다. 양주로피신했던 이기붕은 4월 27일 몰래 경무대로 들어왔다. 당시 그의 장남 이강석 소위(이승만대동령의 양아들)는 4월 28일 새벽에 아버지 이기붕, 어머니 박마리아, 남동생 이강욱을 권총으로 쏴 죽이고, 본인도 생을 마감했다. 이렇듯 학생들의 희생으로 제1공화국은 막을내렸다.
 4·19 당시 필자는 대학교 3학년이었다. 뿌리까지 말라버린 민주주의 나무을 소생시켜보자는 일념으로 학우들과 뜻을 같이하며 교문을 나섰다. 당시 총학생회장은 자유당고위층의 가까운 친척이어서 제외시키고 동료학생들은 변론부장으로 있던 필자에게 대모대의 총 지휘권을 맡겼다.
 도지사 관사로 가기 위해 2군사령부 앞을 지날 때, 소총에 칼을 꽂은 병사들이 우리를 격려하는 눈빛을 보여줘 시위의 사기가 진작되었다. 광란하는 경찰들이 휘두른 방망이에 수많은 동료들이 부상을 당했고, 소방관들은 우리 시위대를 향하여 붉은 염료를 섞은 물대포를 쏘아댔다. 시위를 마치고 학교 강당으로 돌아와 부상을 당한 학우들의 쾌유를 빌고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만세를 소리 높이 힘차게 불렀다.
 부상당한 학생들을 돕기 위해 우리 일행은 어깨띠를 두르고 모금을 위해 거리로 나갔다. 시민들로부터 모금한 그 액수가 거금이었으며 매일신문사에 기탁했다.
 다음날 아침 필자는 학장님의 지프차에 스피커를 장착하고 간부 3명을 대동해 대구 시가지를 누비면서 ‘자유당 정부는 무너졌습니다. 시민 여러분! 생업에 전념합시다.’라는 구호로 하루 종일 가두방송을 했다. 스피커 소리에 거리로 나온 시민들은 환호하며 박수를 보내주었다.
 4·19혁명은 한국 정치발전사에 하나의 굵직한 획을 그은 역사적으로 크나큰 의미를 지니는 사건이었다. 4·19혁명의 성공으로 외국이 우리 민족의 저력을 높이 평가하게 되었고, 세계민주화운동사에 동참하게 되었던 것이다. 필자의 학창시절에 있었던 4·19혁명은 ‘자유회복과 질서의식’이라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다.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그 당시 거리의 함성이 귓전에 메아리치는 듯하며, 당시의 일은 나의 생애에 가장 보람 있고 값진 추억으로 남아있다.

김한기
전) 오상고등학교 교장
인성교육강사
중부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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