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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책 로]] 아파트 경비원
 어느 날 깊은 밤이었습니다. 아파트 단지의 경비실 앞에서 30대로 보이는 여인의 앙칼진 목소리가 깊이 잠든 아파트의 잠을 깨우고 있었습니다. 경비 아저씨가 주차질서를 바로 잡지 못해 자신의 차량을 세울 공간
2006년 05월 02일(화) 04:17 [경북중부신문]
 
 경비아저씨는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면서, 곤궁한 입장을 면피하려고 했지만, 안면몰수하고 따지고 드는 30대 여인의 윽박 앞에선 더 이상 어쩔 도리가 없었는지, 결국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까지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때서야 그 여인은 자리를 떴습니다.
 필자는 그 야밤에 봉변을 당한 아저씨가 희미한 아파트 경비실의 불빛 아래서 흐느껴 우는 모습을 오래 지켜 보았습니다. 60줄의 나이, 집으로 돌아가면 어엿한 가장이면서 동시에 손녀와 손자를 두고 있을 나이. 젊은 여인으로부터 봉변을 당하고도 혼자 몰래 눈시울을 붉혀야 하는 냉랭한 현실의 창틀에 갇혀 경비 아저씨는 그날 뜬눈으로 밤을 지샜을 것입니다.
 그리고 며칠 후 경비 아저씨는 아파트 단지를 떠나고 계시지 않았습니다.
 물론 아파트 관리비를 꼬바꼬박 내는 주민들로서는 경비책임을 진 아저씨에 대해 잘잘못을 점검할 권리가 있긴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버지의 연배인 경비 아저씨를 앞에 두고 젊은 여인이 꼭 윽박질러야만 했을까요. 어쩌면 이 몹쓸 풍경이 바로 우리가 처해 있는 도덕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존경을 받아야 하는 원칙은 없습니다. 그러나 경험은 곧 인격입니다. 경험의 축적 속에서 쌓인 인격만으로도 우리는 존경할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언젠가는 젊은 날의 자신도 늙어간다는 엄연한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아파트를 떠난 경비아저씨는 오늘도 그날의 악몽을 떨치지 못해 밤잠을 설치고 있을런지 모르겠습니다. 웃어른을 존경하고, 아랫사람을 사랑하는 경로효친이 잔잔하게 물결을 이루던 지난 날이 그립습니다.
관리자 기자  seok@ikw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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