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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왜 고독한가
2006년 09월 12일(화) 03:06 [경북중부신문]
 
 무더위 때문에 잠을 설치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이불을 덮고 잠을 청해야 하는 가을 입니다.
 세월을 참으로 빠른 것 같습니다. 세월이 화살처럼 빠르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 입니다. 세월의 빠름은 많이 살아야 기껏 1백년을 살아가는 인생들에게 무한한 사고를 하게 합니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이 인생인 것인데, 너무 각박하게 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온 삶을 돌아보며 긴 한숨을 뿌려보는 것이 우리가 맞고 있는 가을의 무대인 것입니다.
 이렇게 모처럼 가져보는 자기만의 시간 속으로 누렇게 익은 벼이삭이 잔물결을 치고, 가지런한 능선 너머 단풍이 물들여 오기 시작하면 우리는 종종 고독으로 빠지곤 하는 것입니다.
 생과 사를 더욱 치열하게 생각하게 하기 때문인 것입니다. 길지 않은 생을 마치고 나면 남는 것이라곤 무한대의 공간 속으로 흩어지는 육신입니다. 여기에서 영혼의 존재를 따지는 가운데 철학이 생기고, 종교가 생긴 것이 아니겠습니까.
 가을에는 좀처럼 가져보지 못한 고독한 시간을 가져보도록 합시다. 고독이란 허무한 것도 아니요, 좌절도 아닙니다. 자신을 냉정하게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가져보자는 것입니다.
 내 말 한마디로 상대의 가슴을 칼질하지 않았는지, 내 자신의 지나친 이기주의가 상대를 삶의 벼랑으로 내몰진 않았는지, 내 자신의 비도덕과 비윤리로 말미암아 상대가 지금 이시간에도 고통과 고뇌의 시간을 보내고 있지는 않은지.
 삶이란 부대끼는 것입니다. 너와 내가 부대껴야 삶이란 또하나의 생명체가 탄생하는 것입니다. 적당히 부대끼면 온도가 조절되어 서로에게 유익한 존재가 되지만, 부대낌이 지나치면 상대를 괴롭히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삶의 과제가 아닐런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훗날 죽었을때 내 자손들이 선조의 이름을 떳떳하게 이야기할수 있을 때 적어도 그것은 모범적인 삶의 증표일 것입니다.
 하루벌어 하루먹기가 빠듯한 것이 요즘의 삶의 풍속이지만, 이 가을에는 시간을 내서 자신을 성찰합시다. 한번의 잘못은 한번으로 끝내야 하고, 한번의 선행은 거듭될수록 빛이 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김차옥 기자  cha-o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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