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이 왔다가 떠난 능선 너머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문득 굽힌 허리를 펴고 일어서 먼곳에 있는 아들딸을 그리워할 노모가 능선너머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가을산을 바라보면서 필자는 사회의 구성원들이 산과 같고 능선과 같은 삶을 살아가기를 기대해 봅니다.
고향의 향수라든지, 추억의 향수를 뿌릴 줄 아는 겸허하고 소박한 열린 삶 말입니다. 열린 삶은 상대를 배려하는 포용의 정신, 상대를 존중하는 홍익인간의 정신을 근간으로 했을 때 가능한 것입니다.
능선을 이루게 하는 것은 바로 산입니다. 빗대 말한다면 알콩달콩 살아가는 우리의 지역사회의 상징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산이 푸르고 싱싱한 수목으로 우거지지 않는다면, 산을 딛고 선 능선은 우리들에게 아련한 향수를 뿌리는 존재가 될 수 없을 것입니다.
수목으로 우거진 저 아름다운 산과 같은 사회, 그 공동체 속에서 살아가는 구성원 개개인이 능선처럼 상대에게 아련한 향수와 사랑을 뿌리는 존재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는 수목이 우거진 산처럼 어우러져 있지도 못하고, 심지어 사계절에 맞춰 살아가는 나무들처럼 순리를 거역하는 역주행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갈등과 불협화음이 창궐합니다. 개인과 개인이 이해관계로 충돌하고, 계층과 계층, 집단과 집단이 충돌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구미지역사회도 예외는 아닙니다. 본토인과 외지인, 농촌과 도시, 기업주와 근로자, 보수와 진보, 보수와 진보의 이념도 모르면서 무조건 쫓아가는 패거리들로 구미지역 사회는 홍역을 앓고 있습니다.
책임도 떠넘기기에 급급합니다. 지역사회가 잘되면 내탓이요, 못되면 네 탓입니다. 책임은 없고 그 자리에 삿대질만이 난무합니다. 이러다 보니, 지역사회를 걱정하는, 머리를 맞댄 고민은 커녕 내 혼자만 잘살면 된다는 이기주의와 개인주의가 전염병처럼 창궐하고 있는 것입니다.
산처럼 어우러진 사회, 어우러진 공동체 속에서 살아가는 구성원 개개인들이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오길 기대합니다. 고향의 노모를 그리워하듯 사람을 그리워하고, 서로가 사람을 존경하는 그러한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인간성이 살아 있는 사회라야만 미래를 꿈꿀 수 있고, 새로운 질서를 제시할 수 있으며, 함께 나갈 수 있는 힘을 도모할 수 있는 것입니다.
누군가는 이러한 시대적인 사명 앞으로 나서주어야만 합니다.
이러한 불투명한 시대에 저희 중부신문이 당당하게 나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수목이 어우러진 산과 같은 지역사회, 어우러진 화합의 사회 속에서 구성원 개개인들이 인간성을 회복하고, 순리를 존중하고, 그래서 알찬 미래를 향해 힘을 도모할 수 있는 그러한 바램을 위해 저희 중부신문은 창간 16주년에 맞춰 새로운 각오로 힘차게 출발하겠습니다.
김차옥 기자 cha-ok@hanmail.net “새 감각 바른 언론” - Copyrights ⓒ경북중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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